정의의 아이디어 (양장)
아마르티아 센 지음, 이규원 옮김 / 지식의날개(방송대출판문화원)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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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독 후 메모

 

* 이 책에서 내가 받아들이는 것 

1) 선험적 이상태 상정에 애쓰지 말고 현실에서('사회적') 진행중인 복수의 실제 과정들을 비교하자는 것 + 가장 응급한 부정의를 제거--아님 최소한 경감하는 것부터 시작하자는 것 --> 이런 현실주의 굿!
2) 니티와 니야야의 '조화' (난 니티도 아주 중요하다고 보므로)
3) 민주주의를 현대 서양의 산물로 보지 않고, 비서양의 지적 전통에서 그 맥들을 찾는 노력 (그러나 그럼 그런 전통이 왜 끊어졌는가(알려지지/계승되지 못하고 매장되었는가)를 또 한편으로는 생각해야)을 기울인 점 (이 노력은 그러나 중국까지도 오지 닿지 못하고 중단됨. 센의 지역성이 거기까지는 못 미치는 거지. 그리고 한국의 지적 전통에서는 그 무엇이 21세기 오늘-여기의 문제를 푸는 데 도움이 될 것인지가 몹시 궁금함--이건 남에게 의존해선 안 되고 내가 파나가야겠지만...)
4) 앞의 모든 것과 연결되는데, 나는 현재 진행중인 현실태들 중에서 '좋은' 미디어를 찾아 지원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는 데 정말로 couldn't agree more. 내가 생각하기에 정말 뛰어나고 공정하다고 생각하는 미디어를 지원 중이며 형편이 되는 한 지원을 확대해 갈 것임.
5) 최종적 결과가 아니라 포괄적 결과를 선호하는 것 --> 이는 곳 평가 방법의 변화를 요구함!
6) 정의를 실현하려 한다면 진정 넓은 시야 확보와 상호적 관계성(의무성)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점 --> 지식/의견/이데올로기의 지역성에 대한 지적은 너무나 옳은 말! 그러나 그것을 벗어난다는 것은 그저 끊임없는 개혁과 탈피의 과정일 뿐 (센은 이걸 공적추론의 중요 일부로 보고 있음)

 

* 나랑 안 맞는 점
1) 롤스의 정의론이 뭔지 모름. 이에 대한 나만의 견해가 생긴 뒤에 이 책을 읽어야 순서가 맞음.
2)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게 '이성론'. 이성이라는 것이 이미 주어진 것처럼, 저기 어디 실제로서 존재하는 것처럼 말하는 사람들을 여전히 이해하기 어려움. 조선시대 이기론을 읽는 느낌. 공적추론 말은 좋지! 지역주의를 어떻게 쉽게 벗어날 수 있나? 그것은 영원한 과정일세--라고 하면 하나마나 한 답이 아닐지. 이 책은 감정(예를 들면 분노)과 이성이 함께 가는 것임을 부분적으로 인정하면서도 실은 관점의 지역성을 '감정'에 소속시키고 이성의 부활을 통하여 우리가 하나씩 동의해 나가고 최종 선의 공동 실현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계몽주의적 이분법에 발 딛고 있다. 이런 희망에 이리 쉽게 그리고 포괄적으로 동의하는 자세에 대하서는 난 원래부터 완전히 부정적인 입장임. 정의를 이루자는 논의들이 이러니 세상에 정의 실현이 어려운 거임. 정의의 객관적 토대가 가능하다고 말하지만, 아니, 난 정의는 결국 주관적인 것이고 세 싸움이라고 봄(손자가 그랬다. 전쟁에서 지는 것은 사람이 잘못한 것이 아니라 세가 부족한 것이라고). 센이 볼 땐 롤스가 선험주의였다고 하지만, 내가 보기엔 너가 선험주의!
3) 내가 보기엔 정의의 실현을 위해서 (이 책에서 말한 모든 것을 다 고려하면서도) 최우선 필요한 것은, 공적 추론이나 민주주의의 형식/또는 내용이 아니라 취약 그룹의 역량 강화임! --> 그러자면 니티가 더욱 중요해짐.   
4) 그리고 담론--나는 추론이란 말은 별로--을 전개하는 스피커들은 각자의 담론적 배경이 있음(이 책에서 지역성이라고 말한). 그것은 말 그대로 '지역'에 따라서도 다르지만, '지역'을 초월하여 지구사/세계사의 어느 '시점'을 자신의 진정한 entry point로 삼았는가도 상당히 중요함. 예를 들어 이 책은 15세기 인도 무굴제국 왕의 민주주의 실천을 가져오는데, 많은 이들에게는 인도라는 지역이 문제가 아니라 15세기라는 시기가 그들의 entry point를 너무 벗어났을 수 있음. 하나를 문제를 보는 거의 같은 지역성에 기반한 사람들도, 자기 레퍼런스를 어느 시점부터 잡는가에 따라서 굉장히 달라질 수가 있는 거임!

4-1) 또한 이렇게 장소와 시간 적으로 계속 지평의 확장이 이루어져야만 공적 추론에 기반한 참여적 정치가 가능하다고 하는 센의 말은, 달리 말하면 개개인들은 물론 사회에 엄청난 지적 계발이 요구된다는 것이야--정의를 위해서는. 그리고 이 정도 수준의 지적 계발은 거의 '철인'이어야 할 수 있음. 근데 아이러니한게, 실제 삶에서는 센 식으로 해서 레퍼런스--지역성을 넘는 대화와 참조--를 가장 많이 할 수 있는 사람이, 그런 일군의 사람들이 있다고 쳐도 그들, 즉 '철인'들은 전체 인구 안에서는 그들은 그저 초극극소수일 수밖에 없는 거야. 그리고 이런 철인들은 성질상 사실 제거하기 가장 쉬운 대상이야, 하하.
5) 내가 보기에는 글이 너무 김. 반론 당할 가능성을 줄여가려고 이리 길게 말하나 싶은 부분이 좀 있는데, 이렇게 길게 말 안 해도 다 알아 들을 사람은 알아 들음. 이런 식의 대화/줄글은 한계효용의 법칙 따름. 그 상세함 정밀함이 어느 포인트에서 최고 효용에 달했다가 그 담부터는 불필요함과 산만함으로 느껴짐(효용 하락). 불필요한 각론은 좀 걷어내고 각 장 끝마다 요약을 붙이기를 요망. 아니면 그냥 맨 앞에 정확한 executive summary를 붙이던가.

6) 그리고 서론에서 약속한 현실의 니티들의 비교가 책에 생각보다 많지 않고, 오히려 이그잼플들 보다는 당위론이 훨씬 더 넘실거려 매우 아쉬움. (1)정의의 개념적 토대+(2)현실감 넘치는 액션플랜를 세우려 노력하나, 이 방면으로는 내 경험 안에서는 가라타니 고진의 <헌법의 무의식>이 오히려 현실적이고 임팩트 있게 다가옴. 난 정말 증여가 오히려 실천 가능한 액션플랜 같음. 증여를 통해 취약 계층이 발언할 수 있게는 해 놓아야 개방된 공적 추론이 가능한 거 아님?

7) 마지막으로 요즘 번역투가 너무 많아서 뭐가 한글다운 것인지에 대한 인식이 완전 희박해진 건 알겠는데, 정의의 아이디어라는 제목은 그 자체 말이 안 됨. 정의의 이데아라면 또 모르겠는데 그건 완전 다른 의미가 되어 버리고. 이 책 제목에서 of는 그냥 그 뭣이냐 동격 용법임--> 정의라는 개념. 의역하여 정의라는 것, 또는 정의, 라고면 번역했어도 되는 것을, 왜 이리 말이 안 되게 했는지. 그리고 중간중간에 원문은 안 보았지만 번역이 틀린 것이 분명해 보이는 문장들(주로 중문 구조) 몇 개 있음. 마지막으로 개념어의 번역은 괄호 치고 어떤 영문을 그렇게 번역한 것인지 밝히는 것이 좋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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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의 아이디어 (양장)
아마르티아 센 지음, 이규원 옮김 / 지식의날개(방송대출판문화원)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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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중...

 

4부: 공적 추론과 민주주의

 

- 15장 공적 이성으로서의 민주주의

  • 민주주의와 공적추론은 비서양 국가에 맞지 않다는 편견/공상.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것! 민주주의를 서양에 특화된 것이라 생각한다면 "참가하는 삶의 편재하는 요구"(363)를 이해할 수 없음.
  • 민주주의를 공적 투표와 선거라고 협의로 정의하면 안 되. 이렇게 새롭고 정교한 제도적 형식으로 민주주의를 제한하면 그건 겨우 200살 밖에 안 된 신생아. 공적 투표가 아니라 '공적 추론'으로 포맷을 바꿔 보아야 함.
  • "만일 공적 추론이 정의의 실천에 결정적으로 중요하다면, 민주주의의 일부인 공적 추론의 기술이 일반적인 생각에 따라 철저히 서양적이고 지역적으로 한정되어 있을 것처럼 보일 때, 우리는 시계 전체의 정의에 대해 생각조차 할 수 있을까?" (369)
  • "민주주의가 지난 몇 세기 동안 특히 유럽과 미국에서 강력히 등장한 특정 제도적 특징을 뛰어넘어 공적 추론이라는 더 넓은 관점에서 파악될 때, 우리는 ... 세계 많은 곳의 여러 국가에서 나타난 참여형 통치의 지적 역사를 재평가해야 한다." (370)
  • "반대에 대한 관용은 물론 공적 추론을 실행하는 기회에 중심적이며,[뭔소리?] 종교재판이 들끓던 유럽이 억압한 자유를 관용적인 무슬림 정권은 그 전성기에 제공했다." (375) 
  • 세계의 공적 추론의 발전을 위해 할일: 자유롭고 독립적인 언론에 대한 지지

- 16장 민주주의의 실천

  • 공적 추론--> 민주주의와 안전 --> 정확한 정보의 전달+취약한 이들의 발언권 확보+그들(소수)를 공감 염려하는 다수의 사회적 압력 가능 --> 기근 예방됨
  • 개발과 민주주의--> 구성적으로 연관됨
  • 그냥은 아니고 시민의 행동주의가 늘 요구됨
  • 다수결과 소수자 권리--> 배치되는 것 아님 --> 관용 가치의 뿌리내림 --> 다시 민주적 제도와 매체로써 가능 --> 즉 행위주체의 활동이 중요

- 17장 인권과 글로벌한 의무  

  •  인권 개념의 지적 기반은? 1) 내용 2) 실현 가능성, 이 두 측면에서
  •  공리주의 접근법과 인권적 접근법 --> 이걸 넘어서자는 말 같지?
  • 법제화가 만능은 아님
  • 인권이 자유라면 '한계조건' 안에 들어와야
  • 기회로서 자유에는 역량이 문제되고, 과정으로서 자유는 인권이 문제가 되
  • 인권을 옹호할 이유에서 의무로 나가는 것은 all 은 아니야, 완전한 의무와 불완전한 의무 있으니. 불완전한 의무의 모호성, 어쩔 수 없지
  • 자유와 이해관계: 이해관계를 광의로 해석하면 가능해
  • 1세대권리와 2세대권리: 2세대권리도 인권으로 포함시키는 것 가틍해
  • 늘 문제는 검토 가능성: 1) 정보 이용 가능성 2) 편견 없는 공개 논의 가능성 

- 18장 정의와 세계

  •  흥분시키는 것--> 1) 분노는 좋은 동기 2) 분노 뒤의 가정은 맞아: 공적 토론을 통해 개선 가능해
  • 추론: 공적 이성에의 호소, 고독한 개인 활동 아니야
  • 실행되는 것이 보이는 정의: 정의의 관찰 가능성
  • 다양성(대상, 가치, 관심사)의 허용 --> 논의의 난이도 무조건 높아지는 것은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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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는 싫지만 회사 생활은 잘하고 싶어 - 요즘 직장인을 위한 12가지 생존 기술
추이추이 지음, 고경아 옮김 / 다른상상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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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은 새로울 것 없다. 주목한 건 그녀 자체가 중미 합작의 산물이자, 두 사회가 가진 공통의 장점을 십분 활용한 사례란 것--될성 부른 떡잎이면 2-30대부터 큰 재량권 주고 팍팍 키우는 것. 모난 돌 정맞을까 쉬쉬하며 4-50이나 되서야 겨우 에헴소리 하는 한국과는 차원이 다른 스피드와 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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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는 싫지만 회사 생활은 잘하고 싶어 - 요즘 직장인을 위한 12가지 생존 기술
추이추이 지음, 고경아 옮김 / 다른상상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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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업‘은 사실 한 문장으로 함축할 수 있다. 바로 다른 사람의 괴로움을 책임져야 한다는 태도를 버리고, 또한 나도 내 괴로움을 다른 사람 탓으로 돌리지 않는 것이다. 조금 더 간결하게 말하면, ‘괴로운 사람이 책임지기‘다. 이 열 글자는 개인심리학의 핵심 개념 가운데 하나인 과제 분리와 연관되어 있다. - P31

그들은 매우 설득력이 있었으며, 어떤 일을 하든지 엄정한 규칙과 기율을 정해놓았다. 나는 그들을 통해 자신이 한 말을 책임지는 사람, 신뢰감을 주는 사람은 큰 목소리나 건방진 태도에 의존하는 게 아니라 상대의 기대심리를 매우 정확하게 바꿈으로써 상대방의 행동을 가뿐하게 변화시키는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 P40

그러므로 우리가 숙지해야 하는 또 다른 법칙이 있다. 바로 확고함이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자꾸만 강조하는 것은 확고한 게 아니라 자기 말의 효과를 점차 약화시켜 더욱 신뢰하지 못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충분한 확고함이란 당신이 제시한 결과를 진짜로 이행할 수 있는 마음의 준비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 P50

이것이 바로 언어 주도권 함정이다. 우리는 사람들과 교류하는 과정에서 적절하지 못한 표현 때문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너무나 쉽게 ‘열쇠‘를 상대방에게 주고 만다. - P69

그렇기 때문에 일에서 ‘표현‘은 바로 권력을 행사하는 것이다.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표현하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 나는 권력이 있는 사람이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 P76

나는 "거짓말은 가장 진실된 진담"이라고 말해왔다. ‘거짓말‘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표현하지 못하는 무언가가 이면에 있기 때문에 너무 난처한 나머지 차마 말을 못 하는 것이다. - P103

‘예외 관찰법‘은 해결 방법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문제에서 특수한 사례를 찾을 수 있게 해준다. 그 특수한 사례를 찾으면 그다음은 인식 관성을 깨부수는 과정으로, 우리에게 꼬리표 이외의 정보를 제공해서 변화의 희망을 보게 한다. - P113

생태계에서 천만년을 존재해온 종에게는 분명 자신만의 존속 방법이 있다. 이에 반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생물들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다. 일찌감치 도태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논리로 바라보면, 우리 앞에 나타나는 모든 종은 자신만의 생존 방식에 힘입어 이 세상에 적응한 것이다. - P142

질문을 통해 나이나이는 사장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냈을 뿐 아니라 자신의 의견도 제시함으로써 사장의 사고를 더욱 다양하게 만들었고 함게 결론을 도출해냈다. 사장의 의견을 구함으로써 사장은 자신이 존중받았다는 느낌을 받으며, 여전히 최종 정책 결정자라는 사실을 확인한다. 사장이 중대한 정책 결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 P193

당신이 능력이 출중한 베테랑이든 신입 직원이든 당신과 사장의 관계는 영원히 ‘협력‘ 관례다. 그러므로 사장을 ‘신‘이 아닌 당신의 ‘파트너‘로 여겨서 자신의 요구사항을 더 용감하게 표현하고, 그의 요구사항에 더욱 귀를 기울이며, 협력 방법을 더욱 주도적으로 모색함으로써 서로가 만족할 수 있는 결과를 얻도록 하라. 이렇게 해야 사장이 당신이 일하는 데 힘이 될 수 있으며 진정으로 ‘상사 관리‘의 가치를 구현할 수 있다. - P197

일반적은 격려 방법이나 징벌 조치는 ‘결과‘에 더 관심을 두게 하고, 사람의 시각을 더욱 집중시키며, 주의력을 축소해서 생각의 방향과 상상력을 제한하고 시야를 더욱 좁게 만든다.
그렇기 때문에 기존의 격려 방법은 규칙이 간단하고 목적이 분명하며 기계처럼 반복하는 업무에 더욱 효과적이다. 이에 반해 창의력과 상상력이 많이 요구되는 업무에서는 일반적인 인센티브가 오히려 역효과를 낳는다. - P229

이튿날 친정 엄마가 말을 안 듣는 아이를 계속 꾸짖자 아이는 고개를 들고 "할머니도 맞고 나도 맞아요. 근데 우리가 바라는 게 다를 뿐이라고요."라고 말했다.
그 순간, 내가 하는 모든 일에 의미가 충만한 것을 느꼈다. - P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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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예측 - 세계 석학 8인에게 인류의 미래를 묻다
유발 하라리 외 지음, 오노 가즈모토 엮음, 정현옥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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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절대로 이것들은 허구이니 맹신을 멈추자고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 다만 허구가 우리를 위해 기능하도록 해야지 허구의 노예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인간은 오랜 시간을 거치면서 눈ㅇ 보이는 것이 현실인지 아니면 누군가가 만들어낸 이야기인지 구별하는 능력을 잃었습니다. 그 결과 무수한 사람이 국가나 사회, 그리고 신이라는 상상의 산물을 위해 전장에 나가거나 수백만 명을 마구잡이로 학살했습니다. 이런 사태에 이르지 않으려면 우선 눈앞에 보이는 것이 현실인지 허구인지 구별하고, 이를 이용할 방법을 고민해야 합니다. - P17

지금 인류는 석기 시대에 비해 수천 배 이상의 힘을 손에 넣었습니다. 그러나 수천 배만큼 행복해졌을까요? 우리는 힘을 얻는 데 뛰어난 소질이 있으나, 힘을 행복으로 전환할 줄 모릅니다. - P23

역사를 돌아보면 절대로 과소평가해서는 안 되는 힘이 둘 있습니다. 하나는 인간의 어리석음입니다. 인간은 때로 믿을 수 없을만큼 어리석은 일을 볼입니다. 그러니 핵무기와 같이 자기들이 만든 것으로 스스로를 파괴하는 일은 분명 일어날 수 있습니다. - P36

테러리즘은 정치체제를 변화시킬 만한 충분한 물리력을 보유하지 못한 집단이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 공포를 무기로 인간 마음의 약한 부분을 비집고 들어가는 전략입니다. 테러범들은 마치 쇼를 연출하듯 폭력을 행사합니다. 테러범들이 특정 나라를 정복하거나 군대를 쳐부수거나 하지는 못하나, 사람들의 상상력을 사로잡을 수는 있습니다. 그들의 테러극에 국민은 엄청난 공포를 느끼고 그 감정은 상상을 통해 증폭합니다. 그렇게 테러범들은 아주 소수의 사람들을 죽임으로써 ‘저 나무 뒤에도, 저 건물 뒤에도 테러범이 있는 것 아닌가‘ 하는 두려움을 사람들에게 심어 넣는 데 성공합니다. - P39

첫째, 그들은 자신의 바람에 부합하게 환경을 바꾸기보다 자신을 환경에 적응시킵니다.
......
둘째, 그들은 자기 몸과 감각에 민감합니다. - P51

제게는 학문의 경계를 지키는 일보다 궁금증을 해소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
여러 분야를 공부하는 팁을 드리자면 자신의 기대치를 조금 낮추십시오. 모든 분야에서 전문가가 될 수 없고 모든 주제에 깊이 알 수는 없음을 우선 인정합시다. ... 아무리 얕은 수준이라도 다른 여러 분야에 대해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큰 그림을 그릴 수 있습니다. - P54

하지만 그날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인공지능을 인류가 원하는 방향으로 설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지금은 인류가 필연적으로 직면할지도 모를 최대의 문제, 바로 ‘인공지능을 어떻게 통제할 것인가‘라는 문제에 관해 고민할 때다. - P93

각 분야가 서로 보완해주니까요. 우리가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거시적으로 전망하려면 하나의 변수에 집중하기보다 변수 간 상호작용을 꿰뚫어 볼 수 있어야 합니다. - P100

지금까지 이어져온 전형적인 교육-일-은퇴라는 3단계 삶의 관점으로는 100세 시대를 행복하게 살기 어렵다. 또 기업이나 국가가 함께 규범과 제도를 바꾸지 않으면 아무리 개인 차원에서 노력하더라도 변화는 제한적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다. - P115

저는 무형 자산의 큰 줄기 중 하나로 평생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는 능력, 즉 변형 자산을 꼽았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자신에 대한 깊은 이해나 변화를 돕는 다양한 네트워크가 변형 자산에 해당합니다. 앞으로는 변화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자산이 될 거예요. - P118

싱가포르에서는 기업과 교육 기관, 정부가 슬기롭게 연대해 평생 학습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저는 싱가포르의 인재 개발 부서에 몇 년 전부터 컨설팅을 해주고 있는데, 담당자들이 노동시장에서 정부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잘 이해하고 있더군요. - P139

최근 급속도르 발전하고 있는 많은 과학기술은 소수의 생산성만 향상시켜줍니다. 거기서 배제된 대다수는 아무 이익을 받지 못하므로 결국 격차는 심해질 것입니다. 1870~1970년에는 중산층도 기술 혁신의 혜택을 누렸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중산층은 새로운 과학기술이 제공하는 혜택에서 소외되어 있습니다. - P148

오늘날 디지털 경제...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지부터 생각해봐야 합니다. 디지털 경제에서 우리는 자신이 일하는 영역에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방법을 강구해야 합니다. 쉽게 말해, 제가 한 사람 분량의 일을 하는 경우에는 경제가 성장하지 않습니다. 저 혼자서 둘, 셋, 넷, 다섯 사람의 일을 처리할 수 있어야 그만큼 성장이 일어납니다. - P153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컴퓨터를 이기는 것도, 컴퓨터 자체가 되는 것도 아닙니다. 진정 필요한 것은 컴퓨터를 수단으로 충분히 활용하면서 우리의 인간성manhood이 확보된 미래라고 생각합니다. - P155

... 인간이 컴퓨터가 되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에 비해 인간의 상대적인 이점을 발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그러나 우리가 일하는 이유는 단순히 특정 목적을 달성하는 데 있지 않습니다. 인간은 어떤 의미에서는 그 자체로 최종 완제품end product입니다. 그래서 목표가 명확하지 않고 모호할 때는 인간이 필요합니다. - P162

조엔 윌리엄스는 힐러리 클린턴의 패배 요인 중 하나가 계급에 대한 무지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특히 트럼프를 강력하게 지지하는 백인 노동자 계급White working class, WWC이 큰 의미를 갖는다고 말한다. 이들은 가족을 지키기 위해 그리고 국가의 번영을 위해 열심히 일했으나 아메리칸드림을 이루지 못해 좌절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트럼푸와 같이 자기 힘으로 재산을 축적한 부유층에 대해서는 아메리칸드림을 이루어낸 사람이라 칭송하며 경외심을 품는다. 그러나 근로자를 혹사하는 공장 감독, 간호사에게 무례하게 대하는 의사 등 전문직이나 관리직에 종하사는 엘리트층...에게는 적대감을 갖고 있다. - P167

또 제가 ‘계급 이주class migrant‘라고 부르는 것이 있습니다. 계급이주자는 블루칼라 가정에서 태어나 전문직에 종사하게 된 사람들을 말하는데요. 많은 계급 이주자들이 대학교에서 교수에게 멸시에 버금가는 대우를 받았다고 이야기합니다. - P172

그들에게 미국인이란 ‘나다운 나‘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런 부류에 완벽하게 들어맞는 인물이고요. 투박하고 직설적인 그의 화법은 노동자 계급에게 높은 점수를 얻었습ㄴ디ㅏ. 반면에 오바마 전 대통령의 말투는 엘리트 그 자체였지요. 상당히 계산되고 사려 깊은 말투에 논지까지 분명합니다. - P173

미국의 엘리트들은 사회 불평등에 관심을 갖는 스스로를 자랑스러워하나, 정작 계급에 대한 이해는 낮습니다. 그들은 자신의 출발점이 다르다는 점을 생각하지 못합니다. 자신들이 전문직이나 관리직에 있는 이유는 본인이 똑똑하기 때문이라고 믿거든요. - P175

미국의 엘리트들은 마음 한구석에서 현재 자신들의 지위가 노동자 계급보다 더 뛰어난 능력과 더 많은 노력에 기인한 결과라고, 아주 크게 착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착각이야말로 노동자 계급의 존엄성을 앗아가고 있지요. 존엄성을 잃은 사람, 특히 존엄성을 잃은 남성만큼 위험한 존재는 없습니다. - P175

페인터 교수는 "오바마가 대통령에 당선되지 않았다면 트럼프 역시 대통령이 되지 못했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지금까지 인종차별은 백인에 의한 차별을 의미했다. 그런데 오바마가 대통령이 된 후 오히려 백인이 차별받는다는 차별 의식이 생겼고 그 불만과 분노가 폭발해 결국 2016년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것이다. - P189

트럼프 대통령 전에 백인들은 인종 정체성을 가질 필요가 없었습니다. 인종 개념에서 자유로운 순수한 개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갖는 것만으로도 충분했죠. 그런데 이번 대통령 선거 기간 중에, 특히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많은 백인이 비로소 ‘우리가 바로 백인‘이라고 의식하기 시작했습니다. - P200

트럼프 대통령이나 그 주변 세력이 ‘백인이여, 거침없이 하고 싶은 대로 하라. 백인이라면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식으로 부추겼기 때문입니다. 트럼프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하라...."라고 한 말은 "미국을 다시 희게 하라Make America White Again."라는 의미였던 것이죠. - P204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북한은 비핵화에 합의한다고 해도 또다시 철회할 것입니다. 성공의 열쇠는 핵 억지력 외에 북한 체제의 존속을 보장해줄 다른 대체 수단을 찾아내는 것입니다." - P207

우선 정치인들이 우발적 핵전쟁의 위험성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으니 당장 효과적인 조치가 취해지기는 상당히 어려울 것입니다. ...... 따라서 먼저 장기적 관점에서 교육을 통해 핵의 위험성을 일반 대중이 절실히 깨닫도록 해야 합니다. - P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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