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가 편한 사람들 - 내성적인 당신의 잠재력을 높여주는 책
도리스 메르틴 지음, 강희진 옮김 / 비전비엔피(비전코리아,애플북스)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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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내향인들은 난초형. 자신의 아름다움을 길러 드러낼 수 있는 환경이 절대적으로 필요. 집부터 그렇게 꾸미고, 가능한대로 직장도 그렇게 바꿔가고. 집으로는 일체형 주택이 있음. 아파트나 타운하우스도 일부는 내향형으로 지어지면 좋겠음. 직장으론 자율적 환경인 곳 선택하고 피트스톱 활용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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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가 편한 사람들 - 내성적인 당신의 잠재력을 높여주는 책
도리스 메르틴 지음, 강희진 옮김 / 비전비엔피(비전코리아,애플북스)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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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만...은 자신의 피로한 신경과 예민한 감각을 엄청난 인지력으로 승화시키며 위대한 작품을 탄생시켰다. 하지만 그 뒤에는 주변 모든 환경을 자신의 심리적, 정서적 안정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조율하기 위한 엄청난 노력이 숨어 있었다. 토마스 만에게는 여섯 명의 자녀가 있었지만 집안이 절대 시끌벅적한 법이 없었고, 외부와 차단된 집필 공간이 확보된 상태였다. 거기에 조밀하게 짜 놓은 일과표까지 더해진 덕분에 비로소 위대한 작품이 탄생될 수 있었다. 작가의 1933년 5월 4일자 일기에는 이렇게 기록되어 있었다. "중요한 건 어디가 됐든 내가 편히 쉬고, 긴장을 풀고, 마음을 다지고, 균형 잡힌 일과를 유지할 수 있는 장소가 필요하다는 것, 즉 내게 유익한 삶의 질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50)

"외향인인 척하라." 이 말은 자신의 원래 역할에서 도망치라는 의미가 아니다. 또 다른 역할을 창출해 내라는 뜻이다. (65)
......
이때 중요한 것은, 내향성과 외향성 사이의 경계를 확실히 해 두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 둘이 마구 뒤섞여서는 안 된다. 의식적으로 짬을 내어 때로는 극도로 외향적인 사람이 되어 보고, 또 때로는 극도로 내향적인 사람이 되어 보자. (73)

하지만 두 사람이 진짜 섬세형 내향인이라는 사실을 보여 주는 결정적 포인트는 따로 있었다. 결혼식은 도나우 강위에서 거행되었는데, 배가 항구에 들어오는 순간이 바로 행사가 끝나는 순간이었다. 손님들 대부분이 돌아간 뒤에도 몇몇이 끝까지 남아서 `부어라 마셔라` 하는 식의 끝이 없는 행사 대신 깔끔하게 마무리되는 `해피엔드`를 택한 것이다. (226)

반면 도전하고픈 마음이 드는 흥미로운 과제, 자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 개인 사무실, 익숙한 사람들, 지속가능한 장기 프로젝트, 단합이 잘되는 팀 분위기 등은 내향인의 업무 능률을 상승시킨다. 내향인은 본디 자신의 장점과 단점에 대해 잘 알고 있는 편인데, 그런 점을 활용해서 자기가 원하는 대로 주변 환경을 꾸미면 지굼보다 훨씬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247)

공식적으로 공개하기: 머릿속에 떠오른 아이디어가 하나의 콘셉트로 잘 정리되었다면,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 내포된 혁신적 장점들을 사보에 발표해 보는 것은 어떨까? 혹은 관련 전문지에 기고를 하거나 새로 도출된 연구들을 전문 학회지에 게재해 보는 것은 어떨까? 자신의 지식을 공개함으로써 얻는 효과는 두 가지다. 첫째, 팀내 혹은 사내에서 자신의 이름을 알리면서 입지를 굳힐 수 있다. 둘째, 남이 내 공로를 가로채는 사태를 예방할 수 있다. (261)

그런데 요즘은 마케팅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해당 물건을 필요로 하는 고객들에게 다양한 솔루션을 제안하면서 고객 스스로 물건을 `끌어당기도록` 만드는 `풀마케팅pull marketing`으로 옮겨 가고 있는 것이다. 풀마케팅에서는 미사여구로 고객을 현혹할 필요도 없고, 지나치게 굴종적인 태도를 취할 필요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하는 결과를 얻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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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마케팅에서는 신중한 준비와 긴 호흡이 요구되는데, 이는 내향인의 전형적인 장점들이다. (264)

시키는 일을 잘 처리하는 팀원들에게는 외향인 리더가 적합하고, 자주적 사고방식과 참여의식을 지닌 팀원들에게는 내향인 리더가 적합하다.
그런 면에서 내향인이야말로 미래형 경영자라 할 수 있다. (274)

내향인 `리더`는 내향인 `평사원`이 감히 꿈도 꾸지 못할 특권들을 많이 누린다. 무엇보다 언제, 누구를 위해, 얼마나 오랫동안 일할지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 "마저 끝내야 할 일이 있어서 이만......"이라며 회의장을 일찍 빠져나가도 아무도 뭐라 하지 않는다. 바쁠 때엔 "귀중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말로 전화 통화나 대화를 끝낼 수도 있다. 마라톤 회의를 앞두고 차 한 잔을 마시며 여유를 갖거나 두 개의 약속 사이에 잠깐 짬을 내어 공원을 한 바퀴 산택한다해서 항의하는 사람도 없다. (279)

발표 당일 청중이 보고 든는 것은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는다. 즉 준비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지는 알 수가 없다. 옷도 몸에 딱 맞아야 보기 좋듯 원고도 세심하게 준비할수록 보다 완벽한 발표를 할 수 있다. `독일 연설 원고 작성가 협회`는 완전히 새로운 원고를 작성할 때 발표 시간 1분당 1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제안한다. 물론 그보다 더 적은 시간을 투자해서 훌륭한 원고를 작성할 수 있다면 더 좋겠지만 말이다. 투자한 시간과 노력은 대개 원고의 품질에 비례하는 법이다. (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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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질서의 효용 - 개인의 정체성과 도시 생활
리차드 세넷 지음, 유강은 옮김 / 다시봄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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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으로 부는 재분배되었지만, ... 이제 먹을거리가 충분해 싸울 필요가 없어졌을 때 사람들은 무엇에 전념할지를 결정하지 못했다. ...... 상대적으로 경제가 풍요로운 조건에서 어떤 종류의 공동체를 공유해야 하는가, 라는 문제에 초점을 맞췄다. (17)
......
나는 전후 시기의 역사가 이 세대에게 가르쳐준 전제에서부터 출발해야 했다. 풍요의 공동체는 인간에게 자유뿐만 아니라 자발적인 폭정의 새로운 가능성도 열어준다는 전제 말이다. 결핍에서 벗어난 사람들의 공동체 생활을 이해하려면 인간의 어두운 욕망, 즉 사람들이 사회관계에서 받아들이는 안전하고 확실한 노예 상태에 대한 욕망을 측정할 필요가 있다. 대부분이 스스로 인정하기를 혐오하는 이런 종류의 감정을 조사해야만 자유에 대한 욕망의 특징과 풍요로운 현대라는 조건 아래서 자유를 달성하는 수단을 제대로 밝힐 수 있다. (21)

허버트 마르크제나 프란츠 파능 같은 사람들은 명확한 해답에 도달했다. 그들은 혁명의 길이 사회에서 폭군을 제거하는 것을 넘어서는 정서적인 경험이어야 한다고 믿는다. 그들에 따르면, 이 길은 지배권력이 없는 상태, 즉 아나키와 일정한 무질서를 삶에 받아들이도록 사람을 길들이는 교육이어야 한다. 사회가 감당할 무질서의 양을 바꾸지 않은 채 사회 지도자만 바꾼다면 결국 완전한 혁명은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카를 마르크스는 1844년 수고에서 이 점을 간파했다. 그는 혁명 이후 세계에서 자유롭다는 것은 질서에 대한 욕구를 뛰어넘는 것이라고 말했다. (18)

흔히 사람들은 자신이 죄의식을 느끼는 고통스러운 경험을 현실로 받아들이지 않고, 그로 인한 고통을 느끼지 않은 채 이 경험을 통제하려고 애쓰면서 개인적 실패나 죄악이라는 일반적인 상징을 통해 이 상황을 떨쳐내려고 노력한다.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 상처를 주었다고 말하는 것보다는 내가 죄인이라고 말하는 것, 즉 초월적인 진술로 말하는 게 한결 쉽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기순수화...의 동력으로부터 압도적이면서도 본질적으로 편안한 죄의식이 나올 수 있다. 이 죄의식은 세계의 구체성을 다루는 인간의 능력을 파괴한다. 이것은 사람으로 하여금 타인이 행동한 결과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게 할 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상황과 문제에 직면해서도 수동적인 태도를 정당화한다는 점에서 병적인 상태이다. 이 사람은 어떤 해악을 유발하든 편안하게 용인할 수 있다. 스스로를 끔찍한 죄인이라고 가정하기 때문이다. (54)

...에 따르면, 공통의 정체성이라는 감정은 경험의 모조품이다. 사람들은 서로에 대한 이해와 자신들을 묶어주는 끈에 관해 이야기하지만, 이런 이미지는 그들의 실제 관계와 맞지 않다. ...... 통일된 공동체의 환상을 만드는 과정에서 경험 틀의 붕괴와 사회 생활에서 맞닥뜨리는 온갖 혼란스러운 경험의 간결화가 이 과정에 수반된다. 공동체 형성 과정에서 청소년기의 특징이 드러나는 것은 일관된 공동의 정체성을 만들기 위해 사회적인 접촉과 경험을 이처럼 우회하기 때문이다. (69)

공동체는 사람들이 서로에게 속하고 무언가를 공유하는 집단이다. 이러한 공동체의 신화에서 독특한 점은 사람들이 서로에게 속한다고 느끼고 함께 공유한다는 사실이다. 그들은 똑같기 때문이다. 강렬한 사랑을 할 때 느끼는 공유나 소속감과 비교해보면, 이런 감정이 얼마나 협소한지 잘 알 수 있다. 드니 드 루즈몽이 현명하게 말한 것처럼, 친밀성이 깊은 관계에서 생기는 공유는... 독특성, 즉 다른 사람의 유일성에 대한 애정에서 생겨난다. 하지만 일관된 공동체의 이미지를 순수화하면 사람들의 `다름`에 대한 사랑보다는 두려움이 승리를 거둔다. 이런 두려움이 경험의 위조를 낳는다. 비슷해지려는 욕망을 표현하는 `우리`라는 감정은 사람들이 서로를 깊이 들여다볼 필요를 피하기 위한 방편이다. 사람들은 서로를 깊이 들여다보는 대신 서로에 관해 모든 걸 안다고 상상하며, 사람들의 지식은 그들이 어떻게 서로 똑같아져야 하는지에 관한 환상이 된다. (72)

동일성을 유지하려면 `사회의 시인들`, 즉 규범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들을 침묵시켜야만 한다. 하지만 `우리`라는 감정을 생활 주기에서 생겨난 신화로 이해하면, 공동체가 실행하는 억압은 목적을 위한 수단 이상이다. 사실 이것은 다수, 즉 `우리`가 우리 자신에게 행사하는 것과 동일한 억압 과정이다. 우리는 우리 동네를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이 흑인 가족을 동네에서 쫓아낸 게 아니다. ... 우리가 두려워하는 것은 어떤 `다른 사람`이 우리에게 중요해지고, 우리가 `다름`을 탐구하느라 상처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77)

이방인을 향한 강화된 가족의 태도에 관한 연구에서 드러난 것처럼, 가족은 외부인을 가족이라는 집단 내의 제한된 사회 구성과 닮은 정도만큼만 `실제`라고, 즉 중요하다고 판단하며 다룬다. 이런 현상의 가장 인상적인 형태는 중산층 동네가 성공적인 인종 통합을 이룬 상황에서 볼 수 있다. 흑인 가족은 사름들이 그들도 어쨌든 `우리와 똑같다`고 느끼는 정도만큼 받아들여졌다. 어느 연구에서 조사 대상자가 말한 것처럼 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 가족의 ...... 행동거지를 보면 그들이 흑인인지 모를 겁니다." 이런 상태에서는 뿌리 깊이 다른 누군가를 받아들이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100)

나는 지는 수십 년 동안 다음과 같은 일이 일어났다고 확실히 느낀다. 일관된 정체성의 욕망을 성인의 삶에서 영속적인 힘으로 만들기 위한 독특한 기제로서 강화된 가족 구조가 발전한 것이다. 이런 강화된 가족 형태는 성인을 청소년기의 양상에 고정시키는 수단이다. ...... 이런 강화된 가족 생활은 청소년기의 두려움을 현대 도시의 사회 생활로 주입하는 대리인, 즉 `중개인`이다. 강화된 가족은 앞 장에서 설명한 공통의 유대라는 신화를 구축하는 데 필요한 재료를 제공한다. 강화된 가족은 그 가정의 개인들뿐만 아니라 가족들로 이뤄진 공동체 전체까지 정체성을 순수화하는 저 청소년기의 의례에 고정하는 매개물이다. (105)

다시 말해, 미국 도시들이 시민의 부패에 대해 내놓은 대안은 본질적으로는 정치와 정치권력의 탈개인화와 체계화라고 생각했다. 정의는 개인의 영향력이나 상황과는 무관한 것으로 여긴다. 그렇지만 이런 대안은 끔찍한 역설을 가져왔다.
왜냐하면 개혁의 십자군들이 과거를 바로잡는 데 성공한 만큼 평범한 사람들, 즉 백인 노동계급과 하위 중산층 유권자들은 자신이 정치 조직에 소속되어 있다는 의식을 잃었다. 정치 조직이 인간적인 특징을 잃었을 때, 평범한 사람들은 자신들이 유효하다고 믿은 정치적인 영향력의 유일한 통로로부터 고립되었다. (120)

이 널찍한 대로들은 공공 기념물들을 서로 연결했지만, 한 집단의 사람들을 그들과 사회관계를 가질 수 있는 사람들과 연결새주지는 않았다. 그래서 오스만이 개혁을 감행한 직후에도 파리의 노동자 지구는 여전히 도시 외곽에 있는 새로운 산업 중심지와 연결되지 않았다. 또한 이 새로운 도로망은 종종 빈곤과 소시민의 궁핍 같은 순전히 사회적인 문제들을 잊어버리게 만드는 작용을 했다. 이런 광경들을 아름답고 널찍한 가로수길 뒤로 감췄기 때문이다. (132)

문제는 왜 이 외적인 관계를 중요한 초점으로 받아들이는가 하는 점이다. 왜 유독 이런 관계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바람직한 가치로 꼽는 것인가? 전체가 효율을 극대화하게끔 기능하는 것이 부품들의 수명을 위해 최선의 방법이라는 사실은 기계 설계에서는 타당하지만, 어떻게 인간사에서도 이런 원리를 정당화할 수 있는가? 사람들의 경우에는 오힐 서로를 상대하는 가장 편한 방법에서 벗어나도록 장려해야 한다. 전에 존재한 것과는 다른 양상과 방향의 곤계를 만들도록 장려해야 하는 것이다. (139)

어떤 사람의 질서에 대한 전망, 순수하고 고통 없는 삶에 대한 전망이 너무 복잡해서 제어하기 힘은 사회 세계에 의해 좌절되었을 때, 이는 그 사람이 좌절되는 게 아니라 단지 자신의 전능함에 대한 믿음이 좌절하는 것이다. 순수 충동은 바로 전능해지고 싶은 욕망, 압도당하지 않기 위해 사전에 경험의 의미를 통제하려는 욕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인츠 하르트만이 간파한 것처럼, 전능하다는 느낌을 상실하면 다른 방식에서 자신이 강하다는 느낌이 생겨난다. ... 이 전문용어가 뜻하는 바는 비록 어떤 성인이 이제 자신이 주변 세계의 조종자라고 전혀 느끼지 않더라도, 그는 세계 역시 자신을 전적으로 조종하지 못한다고 느낀다는 것이다. 사람이 자기 삶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의 주인이 될 수 없다고 깨닫는 순간 역설적으로 그에게는 일정한 자족적인 고독과 독자성이 생겨난다. ... 자아의 주인다운 능력에 대한 믿음을 버림으로써 일정한 힘을 확인한다는 것이다. (166)

그렇지만 이런 자유가 존재하기 위해서는 정신-사회적인 현실에 견고한 모양을 부여하려는 이전의 욕망, 이 현실에서 고통의 부담을 덜려는 욕망이 이미 작용하고 그 시도가 실패했어야 한다. 다시 말해, 어떤 사람이 자신의 삶에서 벌어진 사건들에 관해 정말 유연하게 `역사적`으로 인식하려면 청소년기의 힘을 실행하고 실패하는 경험을 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현재와 미래의 다양한 경험을 과거의 쟁점 측면에서만 해석하려고 하며, 설상가상으로 이 젊은이가 청소년기에 나타난 힘을 좇아 행동할 기회를 전혀 갖지 못했다면, 과거에 충분한 힘을 가쳤다면 남은 생애 동안 자신이 마주치는 모든 고통스러운 현실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인식에 시달릴 수도 있다. (179)

따라서 성인의 자율성은 고립의 형태가 아니다. 사람은 자신이 실재하는 구체적으로 개별적인 존재임을 알기 때문에 자신이 세계 속에서 하는 행동의 결과를 자유롭게 걱정한다. 순수를 향한 욕망에 사로잡힌 사람들은 자율적인 사람들과 달리 사람들의 세계 속에서 다른 이를 돌볼 힘이 없다. 이 사람들은 특히 긴장된 순간에는 자기 행동의 결과에 무관심하다. 자신에 대한 인식을 발전시키지 못했고 따라서 다른 이들을 인식할 수 있는 힘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우리`와 `공산주의자들`이 대결한다는 신화를 창조한 미국의 초애국자들은 베트남 전쟁으로 자신들이 군대로 징집한 젊은이들에게 얼마나 야만적인 영향을 미치는지를 이해하지 못한다. 순수한 정체성을 향한 욕망은 현대 상태에 절대적으로 속박돼어 있다. 사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분석할 자우너은 거의 없이, 일관된 상징들을 매개로 해서 현재 상태를 일반화된 추상적인 삶의 상태로 변형하려는 강렬한 힘만 존재한다. (185)

내가 상상하는 성인 사회의 유대는 쉽지 않을 것이다. 개인들 사이의 돌봄은 서로에 대한 호기심과 특정한 개인적 유대가 발달하는 정도만큼만 존재할 것이다. 인간애에 대한 기대나 사회 전체를 위해 만들어진 따뜻하고 위안이 되는 애정의 공동체 같은 건 없을 것이다. 인간의 유대는 특정한 개인 사이의 마주침으로 파편화되고 제한될 것이다.
이런 불안정하고 변화하는 공동체는 스스로를 제한하고 끊임없이 변한다고 느끼며 어떤 원대한 전망을 위해 자신의 작은 존재를 포기하려 하지 않는 인간들, 즉 스스로 전체가 되려고 하지 않는 인간들에 바탕을 두어야 할 것이다. 이 공동체는 많은 불안과 훨씬 더 많은 고독을 수반하는 사회일 테지만, 사람들이 고통 없는 조화라는 신화를 만들지 않고도 정직하게 살 수 있을 만큼 현실적인 것이다. (187)

이제 더는 중앙이 통제하지 않는, 지구를 설정하지 않은 도시 공간을 장려하면 도시에서 시가적, 기능적인 무질서를 조장할 수 있다. 나는 효과적으로 사회적 탐구를 제한한, 사전에 정해진 활기 없는 계획보다 이런 무질서가 더 낫다고 믿는다. 아직 경험해보지 않은 계획의 기능적 설계를 `실행`하는 것보다는 사람들이 역사적인 변화의 주인공이 되는 게 더 낫다. (197)

인간의 발달과 도시 공동체의 최근 역사의 발달에서 드러나는 이런 경향을 감안할 때, 단순히 현재의 `체제`를 철폐하는 식으로 권력 공백을 창출한다고 해서 천년왕국이 꽃을 피우는 것은 아니다. 사ㅏㄻ들은 과거에 자신이 알던 노예 상태를 다른 이름으로 반복하려는 고유한 충동이 있다. 바로 이런 교훈을 프란츠 파농 같은 혁명가는 탁월하게 이해한 반면 오늘날의 `공동체 혁명가`들은 아직 배우지 못했다. (215)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토옙스키...는 자신의 후기 소설에서 윤리적 욕망을 이런 식으로 보아야 하는 또 다른 이유를 제시했다. 그는 심지어 사람은 자신이 선한 행동을 한다고 의식하면 선한 인간이 될 수 없다고 믿을 정도였다. 도스토옙스키는 자기부정의 독선적인 형태가 자의식 수준에 이르면 관대함과 자발적인 증여가 된다고 보았다. 그러지만 그의 후기 소설에 등장하는 정말로 선한 인물들인 미슈킨 공작, 알료샤, 마리아 등은 모두 생존하는 데 실패한다. 그들은 자신의 선함 때문에 가슴이 찢어진다. 자신들의 삶에 활력을 불어넌는 다른 힘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정말로 선한 이 사람들은 잣니에 대한 의식이 없이 타인에 대한 의식만 충만한 존재이며, 따라서 그들은 자기를 둘러싼 복잡한 사람들의 그물에 휘말려 파괴된다. (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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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쓰레기 시멘트의 비밀 - 발암물질에서 방사능까지, 당신의 집이 위험하다!
최병성 지음 / 이상북스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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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지 않았다. 이 정도 사실로는 충격 받지 않는 정신력이 어느새 길러진 듯하다. 그러나 음식 내 손으로 해먹는 건 물론이고 이젠 집도 내 손으로 지어야 한단 말인가. 불신사회에서 살려면 수퍼맨 되어야. 이 책이 정말 좋은 건 각성한 개인의 파고드는 실천이 갖는 괴력 보여줘서. 나도 힘을 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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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언덕
엔치 후미코 지음, 권미경 옮김 / 케포이북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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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 막론, 토모 같은 이는 결혼하면 십중팔구는 안 좋은데 그 시대에는 다른 수가 없었으니 안타깝다. 차라리 계급 낮았으면 어쩌면 자립도 가능했을텐데 단단한 위치가 일생 감옥이 되었다. 토모의 유언이 남편을 충격했다는 건 작가의 소망일 뿐. 여자언덕은 여자들 한의 언덕, 살아서 가는 무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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