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탐 만세! - 집밥, 외식, 가끔은 여행식
다카기 나오코 지음, 채다인 옮김 / 살림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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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가에게 부러운 건 고향다운 고향이 있다는 것. 나름의 식문화, 나름의 식유행을 갖고 있는 곳(일본이 거의 다 그렇긴 하지만), 그리고 엉뚱한 순박함으로 늘 웃음짓게 만드는 두 부모님이 살고 계시는 곳. 덕분에 도쿄에 10년 넘게 살아도 고향은 타향이 되지 않았고 도쿄는 제2의 고향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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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도할 수 있을까?
다카기 나오코 지음, 윤지은 옮김 / artePOP(아르테팝)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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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딸래미와 그녀보다 두배는 더 사랑스러운 부모님이다. 딸래미 첫 책 광고하러 먼 도시까지 나갔던 두 분의 모습에 잠시 울컥. 그래, 우리는 개인으로서보다는 누군가의 가족으로 자신을 자각할 때 세상을 더 자세히 살피고 세상에 더 적극 뛰어들게 되는 법. 한국 여행도 만족스러우셨다니 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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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아침부터 계란말이 언니공감만화
모리시타 에미코 지음, 정은서 옮김 / 애니북스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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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내내 잔잔한 웃음이 얼굴을 떠나지 않는다. 처음 도시락 쌀 때 매일 아침 시행착오를 거듭하던 시절이 떠오른다. 하긴 지금도 크게 나아진 건 없지만. 도시락 생활에서도 성공이란 결국 남의 눈 의식 말고 자신에게 맞는&스스로 만족스러운 스타일과 매뉴얼을 찾아내고 지키고 발전시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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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의 집사 - 집사가 남몰래 기록한 부자들의 작은 습관 53
아라이 나오유키 지음, 김윤수 옮김 / 다산4.0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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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식기나 자동차(특히 첫차) 등 매일 쓰는 물건을 고급으로 선택. 귀한 물건을 사용하는 데 알맞은 신중하고 바른 자세가 몸에 스민다. 2. 새 사람, 그리고 나보다 나은 사람을 만나기 위해 노력. 이웃도 진짜 중요하다. 좋은 동네 살기 위해 노력하라. 3. 돈를 원한다고 솔직히 말하고 행동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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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자신의 노래
월트 휘트먼 지음, 김욱 옮김 / 바움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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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이 지났음에도 나는 그때가 너무나 생생하다. 아직도 맨발로 해안을 뛰어다니는 소년인 것 같다.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갈 것만 같다. 상쾌한 파도와 밀물이 다시 한 번 내 육신을 채워 줄 것 같다. 개펄을 뒤져 대합을 줍고, 바닷가에 투망을 던지고, 낚시여행을 떠나고, 뉴욕 만을 향해했다. 브루클린에 살 때도... 매주 코니아일랜드를 찾아갔다. 그땐 정말 보잘것없는 해안이었다. 찾아오는 사람도 거의 없어 마치 내 개인 소유지 같았다. 수영을 하고, 해변에 쭈그리고 앉아 멍하니 파도를 바라보고, 바다갈매기에게 손을 흔들고, 호메로스와 셰익스피어를 중얼거렸다. 시간은 멈춰 버리고, 세상에 나 혼자뿐인 것 같았다. 그때가 그립기도 하고, 영원히 잊어버리고 싶기도 하다. (48)

그때 알고 지냈던 마부들의 얼굴과 이름을 나는 아직도 잊지 못한다. ... 그밖에도 수십 명과 친하게 지냈다. 브로드웨이의 마부들에겐 요새 사람들이 하잘것없는 것으로 여기는 낭만이 있었다. 물론 그 낭만이 대개는 동물적이어서 먹고, 마시고, 여자와 침대에서 뒹구는 것이 전부였지만, 인간으로서의 자부심은 대단했다. 전부 다 그랬다는 것은 아니다. 그중에는 부랑자나 범죄자도 끼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자들까지도 수치를 알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마부들을 전적으로 신뢰했다. 그들은 내게 인간을 보여 주었다. 인간을 알게 해 주었다. 내겐 그들이 학교였다. 나에 대해 함부로 펜을 놀리는 비평가들은 고개를 가로저을지도 모르지만, 브로드웨이의 승합마차는 <풀잎>을 키워 낸 토양이었다. (62)

이 무능한 것들아! 전투의 형세가 불리했다느니, 날씨가 좋지 않았다느니 하는 말은 하지 마라! 병사들이 밖에서 비를 맞고 있다. 당신들이 호텔 바에서 위스키를 마시며 허풍을 떨고 있을 때 병사들은 비를 맞으며 개처럼 계단 밑에서 잠을 자고 있다. 패배가 우리를 비참하게 만든 것이 아니다. 호텔 바에 앉아 있는 너희들이 우리를 비참하게 만들었다. 불런 전투는 너희들의 패배다. 너희들의 마음속에 병사들의 절반, 아니 10분의 1만큼의 용기만 있었다면 오늘 같은 추태를 저지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81)

이곳에 누워 있는 젊은이들은 모두 불구가 될 것이다. 그래도 다들 웃음이 그치지 않는다. 다음에 올 때는 과일을 선물해야겠다. 유난히 발을 절단한 병사들이 많았다. 그중 한 젊은 병사가 딸기를 구해 달라고 해서 딸기잼을 갖다 주었다. 병사들은 먹을 것이 생기면 어김없이 나눠 먹었다. 목발을 짚은 병사는 손이 잘린 동료를 대신해 과일을 깍고, 손이 잘린 병사는 목발을 짚은 동료를 위해 심부름을 한다. 대개 열다섯에서 스물한 살 사이의 젊은 청년들이다. 남군에는 이보다 더 어린 소년들도 많다고 한다. (91)

죽음의 골짜기에서 살아 돌아돈 자들만이 들려줄 수 있는 진실이다. 정부도, 육군성도, 신문도 이런 이야기는 들려주지 않는다. 진실은 오직 그들의 것이다. 이 병사는 2년째 복부 중이고, 총 15차례의 전투를 경험했다. 그는 그 시간들을 꾸미지도 과장하지도 않았다. 마치 날고기를 던져 주듯 자신이 보고 들은 생생한 현장을 이야기했다. 그는 대담했고, 쾌활했다. 미국의 많은 젊은이들이 이 전쟁을 통해 그들만의 직관을 만들어 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이들이야말로 우리가 배워야 할 진짜 인생이다. 그들은 전쟁터에서 돌아왔고, 다시 전쟁터로 떠날 것이다. 그들은 전쟁터에서 남자가 되었고, 죽음을 배웠고, 인생에는 반드시 지켜야 할 것들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134)

병원과 막사에서 수많은 병사들을 만났다. 그중에는 초석처럼 청렴하고 동물처럼 순수한 청년들도 있었다. 그들은 용기와 믿음과 애정을 가진 인류의 본보기 같은 존재였다. 인디애나, 오하이오, 테네시 출신들은 태어날 때부터 천상의 평온함을 타고 나는 것 같다. 환경도 좋지 않고 일거리도 마땅치 않고 교육시설도 열악한 곳에서 성장했지만, 이런 것들이 훼손할 수 없는 영적인 충만함과 온유한 성격과 강인한 내면을 가지고 있다. 이곳 출신의 병사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베일에 싸인 신의 섭리와 맞딱뜨린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비록 세상 물정을 모르는 조금 멍청한 면이 없진 않지만, 삶을 대하는 태도만큼은 기억 속에 영원히 간직하고 싶다는 충동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143)

이 같은 피의 보복이 전국에서 벌어지고 있다. 피에 굶주린 이리처럼 살육은 더욱 대담해지고, 복수는 끝없이 돌고 돈다. 피를 원하는 사자의 갈망이 적군과 아군을 가리지 않고 젊은 영혼들을 병들게 하고 있다. 형제로 인한 복수심과 적을 향한 분노....... 활화산 같은 그들의 본능은 농가를 불태우고, 죄 없는 민간인을 살해하는 데 이르고 있다. 인간의 본성 저 깊은 곳에 숨어 있떤 광기가 우리를 인도하고 있다. 이것이 전쟁이다. 전쟁은 광기다. 설령 정의를 내세우더라도 시간이 지난 후 남는 것은 인간의 광기밖에 없다. (166)

어디선가 대규모 전투가 벌어졌다는 소문으로 워싱턴이 들썩여도 군의관들은 거의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는다. 수십, 수백, 수천의 부상병들이 밀물처럼 밀려오는 것을 목격한 후에야 부랴부랴 창고를 뒤지는 것이다. 대체 왜 이런 실수가 반복되는 것일까? 왜 미리 준비하지 못하는 것일까? 병사들의 상태는 차마 눈을 뜨고 볼 수가 없을 정도다. 피를 너무 많이 흘려 정신을 잃고 쓰러진 경우가 다반사다. 간이침대가 부족해 복도에 방치되는 병사도 있다. 문제는 창고에 간이침대가 고스란히 쌓여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병사들은 차가운 바닥에 누워 피를 흘리며 죽어간다. 수술 도중에 죽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게으름과 사태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한 어리석음 때문에 젊은 목숨이 사라지는 것이다. (174)

5만 명이 넘는 북군 병사들이 남군 감옥에서 굶어 죽었다. 굶어 죽는다는 게 무슨 뜻일까. 어떻게 해야 인간이 굶어 죽을 수 있단 말인가. 그 비열함과 모욕을 어떤 말로 표현할 수 있단 말인가. 불쌍한 젊은 청년들이, 주린 배를 움켜쥐고 쓰러지는 데 며칠이 필요했을까? 나 역시 인간이다. 인간으로서 이런 참혹한 광경을 떠올리고 기록해야 한다는 것이 고통스럽다. 차라리 그곳에서 죽었더라면 부모와 친구들은 그들이 사랑했던 젊은이의 모습을 영원히 간직한 채 살아갈 수 있었을 것이다. 들것에 실린 그들의 퀭한 눈동자, 듬성듬성 빠져 버린 이빨, 어린아이의 팔뚝처럼 가늘어진 허벅지....... 그들은 정신적으로 모두 백치이며 회복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처럼 보인다. (204)

생명이 위태로운 환자들 뿐이어서 마지막은 언제나 비극이었다. 서로를 이해할 만하면 고비가 찾아왔고, 새벽녘에 혹은 저녁 무렵 내 손을 붙든 채 마지막 호흡을 내뱉었다. 그 3년 동안 나의 인생관은 완전히 바뀌었다. 나는 인생에 새롭게 눈을 떴고, 모든 생명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이것은 내 삶에 있어서 가장 존귀하고, 소중한 교훈이었다. (228)

내가 아는 어떤 사람에겐 사업이 유일한 친구다. 또 어떤 사람들은 정치를, 환락을, 연애를, 재물을 유일한 친구로 삼는다. 그들에게 묻고 싶다. 사업이 떠난 뒤에 누가 남게 되는 거지? 정치를 그만 둔 후엔 누가 남게 되는 거지? 환락과 연애와 재물이 떠난 뒤엔 누가 남게 되는 거지? 그런 사람들과 비교하면 내 인생은 축복이다. 내 곁인 노트가 있다. 이 친구의 수명이 다하면 새로운 노트가 그 빈자리를 대신할 것이다. 인간은 만족할 수 있는 대상을 찾아야 하고, 영원히 가질 수 없는 것을 동경해야 한다. 나는 한 권의 노트로 만족하고, 자연을 동경하기로 했다. 대기와 수목과 들판, 계절의 변화, 낮의 태양과 밤하늘의 달과 별을 꿈꾸기로 했다. 문학이란 하늘 높이 날아오르는 것이 아니다. 향신료를 듬뿍 넣은 값비싼 요리가 아니다. 물과 같은 것, 공기와 같은 것, 언제나 곁에 돌 수 있는 이 작은 노트와 같은 것이어야 한다. 너무 흔해서 존재하지 않는 것 같아야 한다. (241)

바다는 언제나 사람의 마음을 끌어당긴다. 바다의 단순함과 여유로움이 각박한 현실에 찌든 인간의 마을을 위로한다. 인간의 내면에는 복잡하고 정신없는 삶에 대한 거부감이 있다. 우리의 영혼은 바다에서 풍겨오는 짠 내와 단조롭고 무의미한 파도, 회백색 해안을 떠도는 시간의 무상함을 사랑한다. 인간이 만들어 낸 예술, 책, 언론은 인간이 추구해야 할 우아한 목표들을 짓밟았다. 겨울날이, 저 파도가 나를 위로하고 있다. 엄숙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다. 이 황량한 해안이 이토록 깊은 감동으로 다가오는 까닭은 나의 영혼이 피폐해졌기 때문이다. 일찍이 내가 읽고, 보고, 들은 모든 시, 회화, 음악이 무의미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진짜 예술을 곁에 두고도 알아차리지 못한 것이다. (274)

살아 있는 생명들은 그 생명의 지속이 비록 서글프다 할지라도 살아 있음을 부정하지 않는다. 인간만이 병적으로 비뚤어진 강박관념에 휩싸여 정신을 어지럽히고, 살아가는 과정들을 왜곡하고 있다. 내가 사람들 속에 파묻혀 지낼 때는 이런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 그러나 자연과 더불어 삶을 관조하면서 모든 진리를 알게 되었다. 인간에게 야생의 자유로움이 두려움으로 비치는 까닭을 알게 되었다. 자연은 슬픔 속에서 건강하며, 궁핍 속에서 지혜롭다. 죽음 앞에서 환희에 차고, 진창 같은 나락 속에서 감미로움을 떠올린다. 부정과 불만과 슬픔에 익숙한 인간으로서는 참으로 두려운 광경이 아닐 수 없다. (312)

며칠 전 꿈을 꿨는데, 내가 좋아하는 나무들이 걸어서 우리 집까지 찾아왔다. 내가 어떤 일로 여기까지 왔냐고 묻자 나를 만나기 위해 찾아왔다고 대답했다. 나를 기쁘게 해 주기 위해 일부러 왔다고 했다. (317)

만일 이 시대에 플루타르크스가 살고 있다면 그랜트 장군에 대해 어떻게 묘사할까. 극히 평범한 사나이, 예술을 모르는 사나이, 시도 음악도 그림도 이해하지 못하는 사나이, 그러나 인내심이 강하고 현실을 정확하게 판단하고 자신에게 다가오는 위기를 기가 막히게 알아차리는 사나이, 살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사나이....... 남북전쟁이 발발하지 않았다면 그랜트 장군은 평생 일리노이 주의 시장에서 식료품을 팔았을지도 모른다. 저축에는 꽤 솜씨를 발휘했을 것이다. 하지만 남북전쟁이 그를 공화국의 사령관으로, 대통령으로, 영웅으로, 미국 역사상 가장 유명한 인물로 만들었다. 확실히 운명의 여신이 그를 사랑하는 것 같다. (436)

번즈와 바이런, 실러, 조르주 상드 등은 결코 평범한 인격자들이 아니었다. 감히 그들의 인격을 본받으라는 말도 할 수 없다. 그들은 성격파탄자였고, 스스로를 학대했다. 하지만 이들에게서도 도덕이 발견된다. 창조를 위해 자신을 희생할 수 있는, 예술가가 반드시 갖춰야 할 일종의 소양으로서의 도덕이다. 안타깝게도 에드거 앨런 포는 이 같은 소양이 제공하는 혜택을 누리지 못했다. 지난 3일간 그의 초기 시집을 읽고 내린 결론이다. 산책에 나설 때 내 주머니 속에는 늘 그의 시집이 있었다. 한편으로는 슬프고 처량하다. 재능을 받은 자가 그 재능을 꽃 피울 수 있는 줄기와 뿌리를 허락받지 못했다. 그는 언제나 꽃잎으로만 남았다. 때문에 금세 시들었고, 누구에게도 기쁨을 줄 수 없었다. (442)

모든 인간은 그 자체로 한 편의 거대한 시였다. 대자연과 마찬가지로 우리는 그 자체로 살아 있는 예술이었다. 화가와 음악가와 시인의 꿈인 피가 통하는 예술은 바로 인류였다. ...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태양이며, 숲이었고, 나무였고, 꽃과 새와 나비와 벌과 강물이었다. 우리의 영혼이 원하는 것은 바로 우리들 자신이었다. 어떤 인간도 육체를 떠나서는 영혼을 만날 수 없다. 살아 있는 이 육신이야말로 영혼이며, 자연이고, 예술이며, 완성이다. 그것이 나의 문학이었고, 나의 삶이었다. (4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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