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사람들과 오랫동안 친하게 지내면서 알게 된 점은 그들은 속마음과 다르게 행동하는 법이 없다는 것입니다. 뭔가 부탁을 하면 할 수 있는 것은 들어주고 할 수 없는 것은 확실하게 거절하는데, 그 점이 오히려 마음을 편하게 했습니다.
말하자면 자신의 상황에 충실하게 행동하면서 무리를 하지 않는 것이지요. 아이를 키우거나 친구를 사귈 때, 내키지 않는 점이 있는데도 거절하지 못하고 들어주다 보면 자신만 희생하는 기분이들어 결국엔 큰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154)
저는 파리의 공원이나 길에서 웃는 얼굴의 귀여운 아이를 보면 함께 있는 부모에게 "촬영해도 되나요?"하고 물어봅니다. 그때마다 듣는 대답은 "아이에게 직접 물어보세요. 아이가 좋다면 하면 괜찮아요"라는 것입니다.
두세 살 정도 어린아이의 경우도 같은 대답을 들어서 "이 아이가 내 말을 알아들을까" 하는 고민을 잠깐 했습니다. ... 그러면 아이들도 잠시 생각을 하다가 대답을 합니다. ... 이런 경험을 여러 차례 하다 보니 프랑스에서는 아이들에게 ‘스스로 생각하는 경험‘과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는 경험‘을 쌓도록 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1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