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속패전론 - 전후 일본의 핵심
시라이 사토시 지음, 정선태 옮김 / 이숲 / 2017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하지만 이처럼 새롭게 등장한 일본 내셔널리즘에는 커다란 모순이 있습니다. 왜냐면 ‘대일본제국‘을 진심으로 ‘긍정‘한다면, 미국과 벌인 전쟁에서 대일본제국이 패배한 사실을 부정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서 궁극적으로 일본은 미국과 다시 전쟁을 치러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일본의 자칭 내셔널리스트들은 대부분 이런 일을 상상조차 하지 못합니다. 그 이유는 현실적으로 전쟁을 벌일 국가 전략이 없어서가 아니라 미국의 우산 아래서 일본 내셔널리즘을 주장하는, 즉 외국의 비호를 받으며 내셔널리즘의 욕망을 채우는 일이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대미 종속 체제가 어느새 자명해진 데 있습니다. 이런 태도는 미군 점령기부터 정치 경제 문화 등 국민 생활 전반에 걸친 광범위한 영역에서 미국의 영향을 받으며 오랫동안 형성됐으므로 간단히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8)

다만, 미국 덕분에 유지된다고 생각하는..., 내셔널리스트 자신이 보기에도 기이한 일본의 내셔널리즘 구조가 초래한 결과는 뻔합니다. 그것은 바로 대미 관계로 좌절된 내셔널리즘의 스트레스를 아시아를 향해 분출하는 행동입니다. 즉 그들은 아시아에서 온힘을 다해 패전을 부정합니다. 다시 말해서 대미 관계에서의 패배는 뼛속까지 새기면서도 같은 동전의 뒷면인 아시아에서의 패배는 부인하는 것입니다. (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