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감자가 나는 철인가보다. 가게마다 감자가 봉지로 박스로 줄을 서 있다.
자주 가는 "대박집"에서 4천원짜리 감자 한봉지를 샀더니 감자 알은 작지만 양이 참 많다.
양이 많으니 속초식 감자옹심이나 만들어 볼까?
전에 속초 여행 갔을 때 난 참 맛있게 먹었는데, 같이 갔던 가족들은 별다른 인상이 없는 듯.
옹심이 어떠냐고 물어보니 '네가 만들겠다면 굳이 말리지는 않겠다'는 분위기.
일 아침에 바쁘지 않게 토 저녁에 기본 준비 해 놓고 취침:
- 작은 감자 9개를 갈아서 건더기와 녹말을 한 그릇에 담아 놓고
- 국물로 쓸 북어대가리 꺼내놓고 (북어대가리 여러 개 있는데 국물 낼 때 맨날 까먹고 안 쓴다)
- 야채 썰기: 무(국물용) 양파 애호박 청양고추
- 데코도 중요하지: 김 구워 부수고, 황백지단 썰어 놓고

일 아침에 눈 뜨자마자 끊는 육수 옆에서 간 감자에 쌀가루를 넣어 반대기 > 옹심이를 만들었다.
혹시 모자랄까봐 걱정했는데 셋이 먹기 충분한 양이 나왔음.
다행히 고객들은 맛나다고 하는데, 속초 그 집에서 먹었을 때의 결이 안 느껴진다.
그 집은 옹심이에 녹말을 많이 넣어(감자전분을 따로 넣은 듯) 투명한 느낌이 있었고
씹을 때도 어떤 결, 씹히는 감이 있었는데, 내가 만든 옹심이는 뭔가 수제비 느낌?
그래도 그 집 옹심이보다 맛있다고 해 줘서 고마워요.
김과 황백지단은 요리와 잘 어우러짐.
청양고추는, 오늘은 내가 일률적으로 다 담았지만, 개인 기호에 따라 넣으면 좋겠다.
옹심이 자체가 순한 맛인데 청양고추가 들어가니 기침이 자꾸 나왔음.
다른 반찬은 필요 없어, 석박지 하나로 충분해.
일요일 아침식사는 이렇게 간단하게 종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