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다에서 키운 미니청경채가 작은 배추만하게 자랐기에
이 아이 뜯어 먹자는 핑계로 같이 밥 먹자고 VIP님들을 초대했다.
이번에 차린 요리는:
- 메인은 돼지고기청경채 볶음 (with 굴소스) --연갈색+초록
- 고기 요리에 빠질 수 없는 무쌈. 원래는 집에서 식초로 만들어야 하지만, 그냥 사서 하기로 --연두색+빨강노랑
- 계란찜: 한식조리사에서 배운 것. 그러나 변수 많은 중탕 말고 직화로 갈 것 --노랑
- 탕평채: 역시 한식조리사에서 배운 것이고 원래 좋아하는 음식. 김을 많이 넣어야 맛있음 --검은/흰
- 고구마김치: 이번달 <전원생활>에 나온 레시피. 양념이 하도 간단해서 스크랩해 두었다 --빨강
- 들깨가루무숙채: 이것도 평소 애호하는 음식. 그런데 지금 쓰고 있는 들깨가루는 거피한 것이 아니라서 음식땟깔이 깔끔하진 않다. --회색?
- 그리고 우리집 밥상에 빠지지 않는 SJ식 된장국.
토요일 저녁에 애벌 준비:
- 김 구워 부숴놓기
- 황백지단 부쳐놓기
- 생강술 만들기
- 다시마물 내기
- 된장국 재료 썰어서 냉장고 보관
- 탕평채 소고기 볶아 놓기
일요일 3시부터 준비 시작:
- 집앞 수퍼에 숙주가 없어서 당근으로 대체
- 청포묵 없어 동부묵으로 대체
- 돼지고기를 생강술에 아예 담궈놓았더니 육수가 너무 많이 나옴. 볶음요리가 아니라 전골이 되었음
- 굴소스와 간장을 넣었더니 짠맛만 도드라져서 매실청을 여러번 첨가함. 먹기엔 나쁘지 않으나 좀더 부드럽고 깊은 맛을 내기 위한 소스 개발의 필요성~
- 청경채 세 마리 뜯었는데 돼지고기(안심 500그램)에 넣자니 양이 너무 적었음
- 뻑뻑한 뒷다리는 싫고 앞다리는 안 보여서 안심 샀는데, 이번 안심은 비게가 좀 많았음... 쩝
일요일 6시에 모이기로 했는데 한 명은 일찍 와서 도와 주고(고마워^^) 다른 두 명은 6시 10분에 도착.
10분동안 초조하였음, 가뜩이나 솜씨 없는 요리 식어서 맛 없어질까봐.
음식 손님이란 일찍 오면 음식 기다릴까봐 걱정, 늦게 오면 음식 식을까봐 걱정.
음식 장사 하는 분들은 참 대단한 거야~.
돼지고기 요리가 식었기에 육수만 덮혀서 요리에 끼얹었음. 무숙채와 된장국도 재가열하여 따뜻하게 먹었고.
망한 아이는 계란찜. 만들 때는 잘 부풀었던 표면이 6시에는 이미 푹 꺼져 버렸음.
다음부터 계란찜은 준비해두었다가 손님 오기 직전에 끓여내자!
함께 하는 식사자리는 따뜻하고 즐거웠다.
요즘 마음이 안 좋았는데 나 자신이 위로를 받았고.
6월 병오, 7월 정미. 모두에게 쉽지 않은 시간이 될 것 같지만 힘을 냅시다, 견디면 편안한 날 오겠지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