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산적의 섭이 무슨 뜻인지 찾느라 시간이 걸렸다.

'섭새김'에서 온 말이라는데 별로 그럴 듯 하지는 않음. 그냥 어쩌다 그렇게 불리기 시작하여 굳어진 모양.

 

오랫만에 도마 펴고 다짐질하려니 귀찮았는데, 마침 냉장고에 손바닥 반만한 고깃덩이가 남아 있어서 

꾸역꾸역 시작하였음. 

 

앞의 완자 등에서 얻은 교훈은, 고기 다짐 요리에서 다짐 제대로 안 하면 성형이 안 된다는 것.

그래서 다시 무념무상으로 고기가 반죽이 될 때까지 다져 버렸다.

 

어렵다고는 보기 어렵지만 신경쓸 것이 여럿인 요리이다.

  • 일단 고기를 잘 다져야 함. 어묵 반죽처럼 되어야 부드럽고 찰기가 생겨 성형이 가능해짐.
  • 별도의 접착제를 넣지 않기 때문에 고기와 두부의 비율이 중요함. 삼 대 일, 또는 삼 대 이 설이 있는데, 중간을 취하면 됨.
  • '반대기'를 지어서 구운 뒤에 칼로 자르는 요리. 반대기가 생각보다 넓고 두껍다. 떨어뜨리거나 흐트려뜨리지 않고 석쇠로 옮기려면 기름을 앞 뒤로 발라주고 반죽에도 기름을 살짝 넣어 주어야 함. 살짝만.
  • 당연히 석쇠는 질을 잘 들여놓아야 하고.
  • 좀 탄 거 좋아하는 개인의 취향 버리고, 불 위에서 높게 들어 천천히 돌리며 타지 않게 잘 익혀야 함.

 

렌지 위에서 석쇠 돌리기 지루해서 아예 렌지 위에 올려 두었음. 

그러면 안 되는 거 아는데 그랬어. 후회하진 않아.

대신 고기가 탔음. 

맛은 좋음.

 

궁중음식인 동시에 서울 경기 지방 이바지 음식이라고도 한다.

나중에 좀 고급스럽게 상 차릴 일 있을 때 내놓으면 아주 좋은 메뉴로 보임.

노인 친화적 요리이기도 하고, 식어도 맛있으니까 미리 해둘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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