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코르 유적은 언제 건설되었을까? 10세기 안팎으로 건설된 앙코르 유적들은 무려 1천 년의 역사를 품고 있다. 우리나라로 치면 후삼국시대에서 조선 초기쯤에 앙코르 왕국은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석조 신전인 앙코르와트를 건설하고 찬란한 그들의 문명을 뽐낸 것. 왕국의 수도이기도 했던 앙코르 톰은 11~12세기에 인구가 무려 1백만 명에 이르렀고, 1백만 명이 살아가기 위한 주거 공간과 기반 시설을 갖춘 과학적으로 설계된 도시였다. 당시 크메르인들은 이미 3모작을 할 줄 알았고, 거대한 인구를 먹여 살렸다. 17세기 말 유럽의 중심지에서 한창 번화했던 파리의 인구가 55만 명이었음을 미루어보면, 크메르 문명은 세계적으로 유래가 없으면서도 거대한 문명이다. (33)
착한 여행의 시작은 삶에 대한 존중에서부터 톤레샵의 수상 가옥을 보면 마음이 착잡해진다. 호수에서 잡은 물고기를 먹으면서도 호수에 쓰레기를 버리고, 호수에서 용변을 보고, 그 물로 몸을 씻는다. 그들은 그렇게 자신들의 삶을 관광객에게 공개하는 대가로 살아간다. 가끔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민망한 장면과 마주칠 때는 슬쩍 카메라를 내려놓자. 어떤 경우라도 삶은 존중받아 마땅하니까. 어려움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그들에게 예의를 지키며 수상마을을 방문하자. (203)
시엡립까지 왔는데 앙코르와트에 직접 가서 보면 되기, 굳이 박물관을 갈 필요가 있을까? 답은 예스. 유적을 꼼꼼히 돌아본 사람에게는 시대별로 정리된 유물을 살펴보며 몰랐던 의미를 깨닫는 시간이 될 테고, 아직 유적을 돌아보지 못한 사람에게는 크메르 문명에 대한 충분한 예습이 될 테니. 게다가 훼손될 우려가 있는 유물은 박물관에 옮겨두어 진품을 만나는 기쁨을 누릴 수 있다. 앙코르 국립 박물관은 너무 더워 야외를 돌아다니지 힘든 시간이나 비가 오는 날에 방문하면 좋다. (211)
톡톡, 서걱서걱, 여기저기 음식 만드는 소리가 분주하다. 초보 요리사들의 눈빛만큼은 유명 요리사 저리가라다. 크메르의 전통 음식을 만들고 나눠먹으며 크메르의 문화를 접하는 시간이다. 쿠킹 클래스는 시엠립 시내 곳곳에서 진행된다. 그중 펍 스트리트에 르 티그르 드 파피에 레스토랑에서 운영하는 쿠킹 클래스는 여행자들에게 인기. 메뉴를 고르고, 같이 장을 보고, 요리를 만들고 나누어 먹는다. 자신이 선택한 세 가지 메뉴에 맞춰 재료를 준비한다. 한 시간 동안 올드 마켓을 둘러보며 식재료와 향신료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재미도 솔쏠하다. 수업은 영어로 2시간 남짓 진행된다. (227)
이는 ‘빨리빨리‘를 외치는 한국인 때문에 생겨났다. ... 예전에는 사진을 준비하지 않았을 때, 비자 신청서를 틀리게 작성했을 때 웃돈을 요구했는데, 최근에는 정상적인 서류를 제출해도 1달러를 부른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무시해도 아무 문제 없다. 지금은 작업이 세분화되어 웃돈을 준다고 더 빨리 처리되지도 않는다. "원 달러, 원달러!"라고 말해도 못 알아듣는 척 하던가, 웃으면서 ‘노‘라고 말하면 대부분 그냥 통과할 수 있다. 밤늦은 시간에 피곤한 몸으로 시엠립 공항에 도착하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비자를 받고 숙소로 가고 싶겠지만, 한국인만 봉으로 아는 관행이 더 이상 소용없도록 웃돈을 얹어주는 일은 그만하도록 하자. (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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