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주가 거의 일주일 만큼도 안 되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것이 어느 정도의 기간인가 하면, 월요일을 기점으로 일요일까지 갔다가 다시 월요일로 돌아오는 하나의 작은 순환인 일주일이 얼마만 한 길이에 해당되는가 생각해 본다면 대체로 짐작할 수 있다. 이러한 시간 단위를 합하더라도 그렇게 대단하지 않은 기간이라는 것을 이해하려면, 시간 단위를 점점 더 작게 해서 그 단위의 가치와 의미를 생각하지만 하면 된다. 더욱이 이러한 시간 단위를 합치면 이와 동시에 시간을 현저하게 단축시키고 지워 없애며, 줄어들게 하고 소멸하게 하는 효과가 있었다. 하령 하루를 점심 식사 식탁에 앉은 순간부터 24시간 후에 다시 같은 순간으로 돌아올 때까지의 시간이라고 계산한다면, 이 하루란 무엇이었을까? 아무것도 없는 것, 즉 무(無)였다. 비록 그것이 24시간이란 시간인 것이 분명하더라도 말이다. (75)
그렇다면 한 시간이란 어떤가? 가령 안정 요양을 하고, 산책을 하거나 식사는 하는 데 ... 소비되는 한 시간이란 대체 무엇이었을까? 이것도 마찬가지로 무(無)였다. 그러나 무를 합친다 해도 그 성질로 볼 때 역시 대수로운 것이 되지 못했다. 오히려 최소 단위로 내려갔을 때 비로소 대단한 것이 되었다. 60초의 일곱 배라는 시간, 즉 체온계의 곡선이 그려지도록 입술 사이에 치온계를 물고 있는 7분이라는 시간은 정말로 강인한 생명력을 지니고 있었고 의미심장했다. 단위가 큰 대량의 시간은 그림자처럼 훌쩍 지나가는 반면에, 이 7분이라는 짧은 시간은 작은 영원으로 확대되어 무척이나 두꺼운 층을 이루고 있었다....... (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