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미, 우리 가족은 모든 줄기와 꽃이 완벽하게 배열되어 있는 화환과도 같단다. 엄마는 내게, 마치 우리가 예의바르게 처신하는 것은 단지 의례의 문제가 아니라 일종의 예술이라는 것을 알려주기라도 하려는 것처럼 그런 말을 했었다. (28)
나는 더 열심히, 더 주의 깊게 바라보았다. 그러자 그것이 보였다! 아빠가 이야기한, 잃어버린 것들을 찾을 수 있는, 나의 일부가 언제나 살고 있는 그 다른 세상이. 그 세상은 조용하고 푸르르고 지상인 동시에 천상인 곳이었다. 거기에는 폭발하는 로켓탄이나 폭탄도, 울고 있거나 죽어가는 사람들도, 슬픔도, 눈물도, 애도도 없었다. 제각기 꿈결처럼 화려한 얇고 가벼운 날개를 팔랑거리는 나비들만이 있었고 거기에, 코코넛나무 몸통줄기 옆에 옴 바오가 있었다. ... 그에게 그걸 알려주어야 할까? (45)
아니, 아직은 아니야. ... 나는 그가 준비가 되었을 때 그에게 이 비밀스러운 세상, 그가 잃었다고 생각하는 모든 것들이 실제로는 형체가 바뀌어 숨겨져 있는 곳을 보여줄 셈이었다. 그때에 가서야 그는 보이지 않는 마법의 세상을 알아볼 것이고, 그때에 가서야 그는 이 꽃들 사이에서 자기가 한때 사랑했던 나비를 돌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었다. (45)
"멈추지 마시오! 계속 움직이시오! 조직이 동무들에게 필요한 것을 줄 것이오! 조직이 동무들의 잃어버린 친척들을 찾아줄 것이오! 계속 움직이시오! 도시에서 빠져나가시오! 조직이 동무들을 보살필 것이오!" (65)
"그래, 바로 그거다. 나는 내가 할 수 있었을 때 아무것도 하지 앟았어. 도와달라고 소리를 칠 수도 있었고, 그 수위를 발로 차고 할퀴고 할 수도 있었지. 그 사람의 곤봉을 내 몸으로 막아낼 수도 있었고. 하지만 나는 그중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 대신에 한 남자가 내 이름 때문에 한 아이를 두들겨 팼지. 그래서 조만간 나는 그 모든 불의에 대해 답변을 해야 할 테고. 내 죄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되겠지." (182)
아빠가 이야기를 하는 동안 나는 도로 건너편에 버려진, 비에 흠뻑 젖은 오두막을 돌아다보았다. 그리고 놀라움과 함께한 존재가 어떻게 드문드문하게나마 다른 존재를 반영하는지 알아차렸다. ... 그 늙은 청소부는 삼바스의 한 변형임에 틀림없었다. 그리고 내가 고귀하고 훌륭한 모든 것에서 아빠의 모습을 보는 것과 꼭 마찬가지로 아빠는 어디에서나, 자신이 만난 가난에 찌든 모든 사람들에게서 옛 친구의 모습을 보았고, 그 하나하나에 아빠가 친구에게는 해주지 못했던 것을 해주려고 애쓰는 것이었다. "우리는 모두 서로의 메아리들이란다, 라미." (210)
슬퍼하는 부모에게로 갔을 때 그는 망설였고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는 듯 입술이 바르르 떨렸다. 다음에 그가 예사롭지 않은 어떤 일, 스님에게는 금지된 일을 했다. 손을 내밀어 자신의 숭배자를 만진 것이었다. "당신의 슬픔은 스러질 것입니다." 그가 손을 비락 씨의 어깨에 얹고, 그에게 스님으로서가 아니라 슬픔을 함께 나누는 사람으로서 말했다. "지금으로서는 맏기 힘들겠지만, 나의 친구여." 그의 흔들림 없는 눈이 비락 씨의 눈물 젖은 눈과 마주쳤다. "꽃처럼 스러질 것입니다. 언제나 뒤에 가능성의 씨앗을 남기고 말이지요." (217)
어쨌건 그 조직은 성스러운 존재임에 틀림없었다. 그렇다면 분명히 그녀는 숭배하라는 부름에 따라 필요한 공물을 바치고 희생을 치러야 했다. 조직은 지원자들을 필요로 한다고, 혁명군 병사들이 그녀에게 말했다. 도시에서 떠나온 사람들을 자기 집에 받아들이는 참된 농민들인 네악 모울라..., `기반 인민`을 필요로 한다고. 그녀는 자기에게 요구되는 것이 무엇인지 잘 몰랐지만 그것이 자기와 폭에게 오랫동안 가슴에 묻어두었던 아이들을 갖고 싶다는 소망을 들어주는 조직의 방식이라고 믿고 자기네만이 아닌 다른 사람들과의 교분을 위해 그녀 자신과 그녀의 집을 혁명에 바치겠다고 동의했다. 그리고 우리를 보자--오오, 버림받고 돌보아줄 이 없는 것을 보면서!--그녀는 자기가 어떤 위대한 힘에 의해 어머니로 부름 받았다는, 아니면 최소한 피난처라도 제공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272)
내 마음이 직관적으로 아는 것들을 그에게 말로 분명하게 알려줄 수만 있었더라면. 기쁨과 슬픔은 종종 같은 길을 여행하고 때로는 행인지 불행인지 그 둘이 만나 서로 친구가 된다는 것을. 그러나 이번에도 나는 내 느낌을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그에게 내가 할 수 있는 말을 했다. "어쩌면 우리는 폭 토르 코안 토르...인지도 몰라요." 토르는 산스크리트어인 `다르마...`에서 온 말이었지만 내게는 그 말이 단순히 사랑하리라고 예상하지 못했던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이었고, 그래서 폭 토르 코안 토르는 피로 맺어지지 않은 부모와 자식 사이의 유대라는 뜻이었다. (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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