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멋대로 써라 - 글쓰기.읽기.혁명
데릭 젠슨 지음, 김정훈 옮김 / 삼인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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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냐, 넌 날 털었어. 내 지갑을 훔친 것처럼 분명히. 넌 말을 들이대고 날 털어서는, 내 삶의 한순간을 훔쳐갔어. 네가 무대에 선 모든 시간에 아니면 다른 사람 더러 읽으라고 무언가를 쓰는 모든 시간에, 예길 듣는 모든 사람들은, 네 글을 읽는 모든 사람들은 다른 데서 쓸 수도 있는 값진 시간을 너한테 주고 있는 거야. 넌 그 사람들이 네게 주는 일분일초에 책임이 있어. 넌 그 사람들에게 그 모든 순간에 맞먹는 선물을--네가 진실이라고 이해하는 그 진실을 함께 담아서--줘야 되는 거야." (31)

"[학생들] 백 명 가운데 아흔아홉 명은 자동인형이고, 정해준 길로 주의를 기울여 걸어들어 가고, 정해준 관행을 주의해서 따른다. 이것은 우연한 일이 아니라 효과적인 교육의 결과이다. 그 교육이란, 전문 용어로 정의하면, 개체의 포섭이다." (45)

우리 문화가 크게 실패한 일들 가운데 하나는 무엇이든 보편적인 것은 존재한다는 거의 보편적인 믿음이다. 한 문화 속에 있는 우리는 서로 다른 풍경들을 모두 놓쳐버리면서 시애틀에서나 마이애미에서 사는 것과 다를 게 하나 없이 피닉스에서 생활해간다. ...... 하지만 모든 당근은 모든 다른 당근과 다르다. 모든 물고기는 모든 다른 물고기와 다르다. 모든 나무는 모든 딴 나무와는 다르다. 모든 학생은 다른 모든 학생과는 다르다. 모든 장소는 다른 모든 장소와는 다르다. 만일 우리가 사람이 된다는 게 뭔지를 조금이라도 기억한다면, 그리고 우리가 땅에서 지속 가능하도록 살기 시작하기를 조금이라도 희망한다면..., 우리는 특수성이 `모든 것`이라는 걸 기억해야만 할 것이다. 그게 우리가 지닌 유일한 것이다. (79)

"우리들 한 사람 한 사람 속에는 글 쓸 수 있는 사람이 백 명이 들앉아 있습니다. 사는 일이 씁쓸한 늙은 사내가 있고, 외로운 늙은 여인도 있습니다. 삶에 지쳤지만 만족스러워하는 행복한 늙은 여인이나 사내가 있습니. 열광에 사로잡힌 젊은 사내, 기뻐 날뛰는 어린 소녀가 있습니다. 화가 난 여자도 있습니다. 그들은 모두 분명한 자기 생각을 갖고 있고, 그리고 우리들 한 사람 한 사람 속에 다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글 쓸 줄 모르는 딱 한 사람은 우리가 얼굴 위에 언제가 쓰고 다니는 그 한 사람입니다. 예의 차리는 사람. 붙임성 좋은 사람. 인정받기를 원하는 사람. 등급 매기기를 원하는 사람. 모든 강한 의견, 모든 강한 충동 앞에서 얼버무리는 사람. 그 사람은 지랄 같이 가치 있는 걸 쓸 줄 모릅니다." (78)

넌 생각진 않겠지,
그게 그렇게 쉬울 거라고는.
잊는 것 말이야.
우리가 진짜로 누군질
또는 죽음이 우리 어깨에 늘 있다는 걸
또는 모든 게 살아있다는 걸
또는 하느님이 모든 곳에서 노래하고 있다는 걸
잊는 것 말야. (99)

"글쓰기는 정말로 옮겨가는 순간들에 관련되어 있어. 삶에서 죽음으로 옮겨가는 것. 태어남으로 옮겨오는 것. 관계에 변화가 일어나는 것. 이해에 변화가 일어나는 것. 위대한 변모들은 위대한 글쓰기 감이지." (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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