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히려 최근에는 예술작품으로서의 삶이라는 이상이 대안이라기보다는 함정임이 드러난다. 그것은 선진자본주의의 조건들에 완벽하게 부합하는 모델로서, 사적 영역을 지칠 줄 모르고 돌아가는 생산의 장이자, 가장 판매하기 좋은 자아를 재계발해내는 디자인 스튜디오로 만들어버렸다. 이런 미적인 것에 대한 강조를 통해, 개인의 자기 결단을 향한 추진력--진보적인 사회변화의 촉매로 오랫동안 기여해왔던 가치--이 오히려 가속화된 생산과 소비 기능의 동력으로 전용되어 버린다. (37)
자기계발 문화에 대한 이러한 연구가 보여주는 것은, 비록 개인의 자기결단이란 이상이 잠재적인 정치적 힘으로 남아 있더라도, 대부분의 대중적인 자기개발 서적들에서 제시되는 자아실현은 전형적으로 현존 상태의 유지에 기여한다는 점이다. 반면, 자기계발 서적들이 전제로 삼는 관념들--자기결단과 자기충족--은 진보적이고 심지어 급진적인 강령과 연결될 수도 있는 정치적 가능성을 여전히 지니고 있다. 이러한 가능성의 실현을 위해서는 두 가지가 필요하다. 첫째, 각 개인의 형성에 타인의 노동이 투여되었다는 것을 인정하는 새로운 자아 및 자아형성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 ...... 개인적 자기결단의 이상을 방치해 보수적인 정치세력에게 내맡기기보다 자아형성에 개입된 타인의 노동을 인정토록 하는 것만으로도 정치적 가능성이 열린다고 주장할 것이다. (39-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