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츠는 나더러 벌서 딴사람이 된 거냐고 물었다. 나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 "그렇구나. 그렇다면 그건 확실히 변한 거야. 그런데 어떻게 그렇게 변할 수 있지?" "아주 쉬워. 하려고 마음먹으니까 그렇게 되더라고. 그러니까 너도 노력해 봐." 프리츠는 내일부터 그렇게 해 보겠다고 했다. 하지만 오늘은 구두장이 레텐베르거 집 창문에 돌을 던져야 하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없다고 했다. (89)
초등학교 선생 같은 그 작은 사내가 우리를 너무 험상궂게 째려보는 통에 우리는 더 이상 모르는 척 버티기가 힘들었다. 마침내 프리츠가 그들에게[맥락상 '그들 보라고'의 의미임] 한마디 하기 시작했다. "이봐, 루트비히. 자네는 우리 라틴 어 학교 신입생 녀석들이 왜 갈수록 질이 떨어지는지 그 이유를 알고 있나." "글쎄, 도대체 왜 그럴까?" "그 이유는 뻔하다네. 요즘 초등학교 교사들의 질이 워낙 형편없기 때문일세. 갈수록 질이 떨어지는 게 바로 그들이거든." (108)
나는 그를 쳐다보았다. 그는 수염을 번쩍 쳐들고 손가락으로 훈장을 가리치면서 물었다. "이게 도대체 뭐냐?" 나는 자신 있게 대답했다. "그것은 놋쇠입니다." 그는 눈을 무섭게 부릅뜨더니 소리를 질러 댔다. "이건 최고 무공 훈장이란 것이야. 만약 너처럼 남몰래 편지에다 멀건 수프 얘기나 쓰고 있었으면, 내가 어떻게 이런 것을 받을 수 있었겠니? 결코 그럴 수 없는 법이다. 훌륭한 사람이 되려면 스파르타 사람을 본받아야 해. ..." (223)
나는 온갖 약속으로 상심한 어머니를 위로하려 했다. 하지만 소용이 없었다. 어머니는 그저 슬픈 표정으로 머리를 흔들면서 이렇게 되풀이할 뿐이었다. "아니, 아니야. 아무래도 그 아이처럼 될 수는 없을 거야." 사실 어머니 말이 맞았다. 나는 그 아이처럼 그렇게 되지는 않았다. 그때부터 5년이 지나서 나는 다행스럽게 대학 입학 자격시험에 합격했지만, 그 전해에 한 번 시험에 떨어져서 나와 같이 재시험을 봤던 폴벡 씨의 딸은 그 해에도, 또 그다음 해에도 합격을 못하고 말았으니까. (259)
나도 빈딩거에게 가서 축하를 해야 했다. 빈딩거는 내 인사를 받더니 의미심장하게 이렇게 말했다. "고맙다. 나는 이제 네가 지금까지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사람이 되어 주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 (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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