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근대문학 연구자로서 2000년대 이후의 연구경향 가운데 가장 아쉬운 것은 작가론의 쇠퇴와 전집의 부재 현상이다. 문화연구, 담론연구의 성행에 비례하여 개별 작가, 사상가가 세계를 향해 발신한 고유한 문제의식과 그 변모를 천착하는 연구가 점차 사라지게 된 것이다. 이는 한국근대문학을 해석하는 참조점이 식민지 조선에서 동아시아로, 그리고 문학계에서 문화계 전체로 확대되었음을, 그를 통해 작품이나 사상이 좀더 입체적으로 조명되기 시작했음을 의미하는 반면에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윤리의 문제를 축소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41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