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비행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66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용경식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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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특히 내가 심리학적으로 상당히 중요하다 생각하는 모순된 진실, 즉 인간의 행복은 자유 속에 있지 않고 의무를 받아들이는 데 있음을 밝혀준 작가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이 책의 등장인물들은 모두 열정적으로 자기가 해야 하는 일, 그 위험한 임무에 모든 것을 바치고, 임무를 완수했을 때에야 비로소 행복한 휴식을 얻는다.
......
사람은 자기 안에서 목적을 찾지 않고, 자신을 지배하고 살아가게 하는 알 수 없는 그 무언가를 따르며 희생한다. - P9

우리는 사랑의 감정을 숨기듯이 용기를 숨긴다. - P11

‘그들이 강렬한 삶을 향해 나아가도록 밀어줘야 해,‘ 그는 생각했다,
‘고통과 기쁨을 동시에 불러오는 강렬한 삶으로 나아가도록. 그런 삶만이 중요하니까.‘ - P36

‘그 사람은 자기가 얼마나 위대한 일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
우편기들은 어디선가 여전히 투쟁주이었다. 야간비행은 밤새 지켜봐야 하는 질병처럼 계속되었다. 손과 무릎, 가슴과 가슴을 맞대고 어둠과 맞서 싸우는 이 사람들, 눈에 보이지 않지만 무언가가 움직이고 있다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모른 채로, 바다에서 헤쳐나오듯 맹목적으로 두 팔을 휘저어야 하는 이 사람들을 도와야 했다. - P53

‘열심히 일한 결과가 겨우 이거란 말인가! 난 이제 오십이야. 오십 년을 한결같이 열심히 일하고 단련하고 싸워서 사건의 흐름을 바꾸어놓았지. 그런데 이제 나를 휘어잡고 내 안에 가득차 세상만사 이보다 더 긴요한 일은 없을 듯한 느낌을 주는 게 이런 통증이라니...... 참 어이가 없군.‘ - P57

‘나는 그를 두려움에서 구하는 거야. 내가 공격하는 것은 그가 아니라고. 그를 통해 나타나는, 미지의 것 앞에서 인간을 마비시키는 그런 방해물을 공격하는 거지. 내가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그를 동정하고, 그의 모험을 진지하게 받아들인다면, 그는 불가사의의 세계로부터 돌아왔다고 생각할 거야.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건 바로 이 불가사의뿐이지." - P71

‘너무나 아름답군.‘ 파비앵은 생각했다. 그는 보석처럼 빼곡히 들어찬 별들 사이에서 헤매고 있었다. 파비앵과 그의 동료 말고는 아무도 없는, 살아 있는 것이라곤 없는 세계에서. 그들은 보석이 가득한 방에 갇혀 다시는 그 방을 나올 수 없는, 동화 속 도시의 도둑들 같았다. 그들은 얼음처럼 차갑게 반짝이는 보석들 가운데서 엄청난 부자가 되었지만, 죽을 운명을 맞이하여 떠돌고 있었다. - P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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