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 따라서는 품위 있게 팔아야 잘 팔리는 것과, 다소 속되게 팔아야 잘 팔리는 것이 있습니다. 손님과의 사이에 꾸밈없는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던 후쿠오카 니시진점에서는 철저히 속되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격주로 예약 수량의 누계를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오를 때 눈에 잘 들어오도록 크게 게시했습니다. - P25
지역 기반으로 활동하는 점주들을 보고 있으면 언젠가 이 지역을 떠나야 하는 제 처지가 약간 아쉬웠습니다. ‘내 가게를 갖게 되면 지역과의 관계를 실감할 수 있을까‘하고 어렴풋이 생각했습니다. - P32
이케부쿠로 본점의 매니저에게는 정해진 일이 거의 없었습니다. 계산대에 들어가는 일도 없고 식사는 아무 때나 해도 되며 마음대로 외출하는 일도 종종 있었습니다. 그렇게 일에서의 자유가 주어졌을 때 무엇부터 시작할지는 일에 대한 그 사람의 자세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P34
폐점이 정해진 후 제가 생각한 것은 ‘이케부쿠로 본점을 어떻게 끝낼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표현은 안 좋을지 모르지만, 일단 폐점이 결정된 점포는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 됩니다. 매출 목표 등의 나날로부터 해방되었을 때 서점은 당초 그렇게 있고 싶었던 것과 마주할지도 모릅니다. - P40
‘과외 활동‘이라도 평소의 자기 일과 연결시켜 살릴 수 없다면 그것은 그저 흔한 ‘취미‘로 끝나고 맙니다. 그러나 거기서 얻은 유대감과 기술 등을 회사원으로서 해야 할 일에 살릴 수 있다면 그 과외 활동은 다른 사람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그 사람의 장기가 됩니다. 저도 그런 과외 활동을 계속하는 사이에 ‘쓰지야마는 그런 놈이니까‘ 하는 식으로, 특별히 아무 말도 듣지 않게 되었습니다. - P49
갑자기 늘어난 통장 잔고를 보며 이것은 나에게 주어진 돈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나이로는 이제 책을 파는 일밖에 할 수 없을지 모르지만 그 돈으로 타인을 기쁘게 하기 위하서는, 오는 사람이 그 자신에게 돌아갈 수 있는 차분한 장소, 다양한 사람을 오가며 새로운 지식과 생각을 갖고 돌아갈 수 있는, 작아도 좋으니 서점 하나를 이 세상에 만들 수밖에 없지 않을까, 하고 동시에 생각했습니다. - P53
종래 서점을 내는 곳으로 여겨졌던 역 앞의 일등지는 대부분 월세가 높아 서점을 내려고 해도 다른 업종에 지고 마는 경우가 많습니다. 역에서 떨어진 곳이어도 사람이 찾아와줄 모델을 어떻게 만드느냐가 앞으로의 서점에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P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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