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 공부 - 16개 국어를 구사하는 통역사의 외국어 공부법
롬브 커토 지음, 신견식 옮김 / 바다출판사 / 2017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간결한 비유적 표현에 담긴 민중 지혜의 결정체인 속담과 어구 덕분에 언어를 사랑하게 되어버렸다. - P17

영어, 러시아어, 프랑스어를 빠르게 구사하는 협상 파트너들 사이에서 대략 10분에 한 번씩 언어를 바꿔갔다. 어휘력이 어마어마하게 늘어났을 뿐만 아니라 통역에 아주 필수적인 기술에 있어서도 굉장한 경험을 얻을 수 있었다. 나는 수 초 사이에 한 언어의 언어 문맥에서 다른 언어의 언어 문맥으로 옮기는 법을 익혔다. - P27

언어학적 발견의 정신은 나를 채찍질했고, 다음으로 루마니아어를 배우게 만들었다. 지금까지도 나는 루마니아어가 굉장히 멋지다고 생각한다. 프랑스어보다 더 전원의 맛이 있고, 이탈리아어보다 더 남자답고, 슬라부어 차용어인 덕에 스페인어보다 더 재미가 있다. - P27

엉성하게 배워도 알아두면 좋을 만한 것이 언어밖에 없기 때문에 언어를 배워야 한다.
......
오직 언어의 세계에서만이 아마추어가 가치를 발휘한다. 실수가 가득하다 해도 좋은 의도의 문장은 사람들 사이에 다리를 놓을 수 있다. - P35

누군가 언어를 수동적으로만 배우고 싶다고 말하는 걸 들을 때마다 나는 어린 페테르를 떠올린다. 언어는 못과 마찬가지로 박힌 만큼 무게를 짊어지게 되어 있다. 깊이 박히지 않으면 약간의 무게만 얹어도 무너져 내릴 것이다. - P37

노력 없이는 발전도 없다. 그러나 노력에는 시간이 든다. 성인이, 일을 하는 사람이 어떻게 시간을 낼 수 있을까?
정답, 언어 학습을 일이나 여가와 연결시켜야 한다. 그리고 언어 학습이 일이나 여가를 희생시키는 게 아니라 보충하는 개념이어야 한다. - P71

하지만 어떤 언어를 어느 수준에서 배우든 전문 지식이 있어야 언어 학습의 문이 열리는 것은 마찬가지다. - P72

책이 기존의 지식을 유지하고 새로운 지식을 얻기 위한 최고의 수단이라는 것은 나보다 앞서 있던 수많은 사람들이 이미 발견한 것이다. 이 잘 알려진 사실에 내가 덧붙이고 싶은 것은 오직 두 가지다. 첫째는 아주 초급 단계부터 학습 프로그램에 대담하게 읽기를 넣어야 한다는 것이고, 둘째는 적극적으로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언어 현상을 자주 만나야 언어의 구불구불한 역경의 길을 지나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 - P76

책은 비록 가장 효율적이지는 않을지라도 가장 단순하면서 접근이 쉬운 개인적인 ‘언어 미기후...‘를 만들어내는 수단이다. ...... 언어 미기후란 우리가 사는 나라의 언어라는 대기후...와 대조적으로 가정에서도 만들어낼 수 있는, 곧바로 우리를 둘러싼 언어 환경을 일컫는다. 헝가리 백작들의 성이나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을 돌보던 보모와 유모가 그 아이들 주변에 창조해놓은 작은 언어 영역이 바로 그것이다. - P88

처음에는 얄팍한 수준으로 즐겁게 읽어야 한다. 나중에는 늘 틀렸을지 모른다는 마음으로 꼼꼼히 읽어야 한다. - P100

글 한 편에 담긴 언어는 드넓은 바다의 물 한 방울 정도이다. 텍스트를 위아래롤 뒤집어엎어 보고 안팎을 까뒤집어 볼 인내심이 있다면 그 글을 조각조각 냈다가 다시 합쳐보라. 힘차게 흔들었다가 앙금이 가라앉게 놔두라. 그러면 거기서 더욱 많은 양을 배울 수 있다. - P103

이미 여러 번 썼지만 다시 한 번 강조를 해야겠다. ... 무제한적인 반복을 제공해주는 것은 오직 책뿐이다. 시련 없이 몇 번이고 다시 되돌아갈 수 있는 것은 오직 읽기뿐이다. 그리고 책은 목격자를 품게 되어 있다. 책은 반복해서 파헤쳐질 준비가 되어 있다. 책에는 백만 가지 장점이 있지만 비난받을 거리도 하나 있다. 말을 못한다. - P109

단어와 문장의 정확한 억양을 익히는 것은 더 중요하다. 라디오와 텔레비젼 프로그램을 녹음, 녹화하고 반복적으로 다시 틀면 머릿속에 효율적으로 새겨 넣을 수가 있다. 영원불멸의 규칙이 여기서도 적용된다. 이것을 짦은 시간 동안, 대신에 최고의 강도로 수행해야 한다. 마음은 어제의 경험이나 내일의 희망 사이를 헤매고 다니면서 몸만 라디오 옆에나 녹음기 옆에 앉아 있지 마라. - P112

오늘날에는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르네상스 시대에 통역 분야가 크게 떠오른 까닭은 베네치아 군주와 제노바 군주가 서로의 언어를 제대로 알아듣지 못해서 통역을 통해서만 의사소통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마치 화가와 조각가처럼 통역업계의 옛 시대 대표들은 후원자의 호의를 즐기며 살림살이를 더더욱 불렸다. 19세기 초쯤에 예술가는 귀족 후원자에게서 벗어났고 퉁역사는 한 세기 뒤에 독립했다. 직업으로서의 통역은 ‘자유 칠과...‘의 여덟 번째 자매였다. - P236

결국에 나는 방 안을 물결선 모양으로 뛰어다니면서 이따금씩 신나게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이 시점에서 그 정치인이 끼어들면서 날이 너무 더우면 자기도 때로는 미쳐 버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행동 덕에 일본인 손님의 마음속 전구에 불이 들어온 게 틀림없었다. 갑자기 이마를 탁 치면서 이렇게 말했다. "아, ... [메리 고 라운도]!" 알고 보니 일본어에서 회전목마는 고유어나 한자어보다는 대게 그냥 영어 ‘merry-go-round‘에서 유래한 외래어로 일컬었던 것이다. - P250

그렇다고 특정 언어가 널리 퍼지면서 꼭 다른 민족어를 좀먹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민족어는 과거의 기쁨과 슬픔을 담은 수많은 문학 및 역사적 기억에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누구나 자기가 쓰는 언어의 현재와 미래를 지킬 책임을 진다. - P266

"외국어를 모르는 사람은 자기 언어도 모른다...." - P267

인류의 발전이 무르익어 국제어 한두 개를 모든 이가 받아들이는 날이 오기 전까지는 우리처럼 언어를 배우는 사람들이 여러 언어 사이에 다리를 놓는 일을 해야 한다. 이 책을 쓰는 동안 보여주려고 노력했다시피 다리를 놓는다고 꼭 무거운 벽돌 나르기만 해야 되는 것은 아니다. 지식을 추구하고 얻으려는 인간의 자랑스러운 전통을 즐겁게 드러내는 일이 될 수 있다.(??) - P27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