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가렴 눈물겨운 날들아. 작은 우산 속 어깨를 겯고 꽃장화 탕탕 물장난 치며 슬픔 없는 나라로 너희는 가서 철모르는 오누인 듯 살아가거라. 아무도 모르게 살아가거라. (41)
그 등에서는 어린 새도 다치지 않는다. 감도 떨어져 타지지 않고 도르르 구른다. ...... 이윽고 둥근 봉분 하나 (44)
감들은 나무에 편안히 잘 달려 계시고 길 건너 자전거 안장 위에 초가을 햇살도 순하고 다복하시고 간간이 지나는 사람들이 신기하게도 다 조금씩 먼저 간 그를 닮았다는 것, 아아 (57)
가슴이 철렁한다. 눈치챈 건 아닐까, 내가 깡통이라는 걸. 모른다는 것조차 잊고 언제부턴가 그냥 이렇게 살고 있는 걸.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 차를 타고 모르는 내색을 아무도 않지. (81)
‘다 공부지요‘ 말하고 나면 좀 견딜 만해집니다. (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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