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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떠난다
장 에슈노즈 지음, 용경식 옮김 / 문학동네 / 2002년 5월
평점 :
품절
<책벌레>와 함께 “권위자의 호소의 오류”에 의해 구입하게 되었다.^^;; 뭐, 현실을 벗어나고 싶을 때 읽으라나.. 기막힌 반전이 있다나.. 난 아직 인생을 20년 밖에 살아보지 못해서 (숫자로, 그리고 기록상으로만 20년이지 아직 내가 진정으로 살아야 할 멋진 인생들은 살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조만간에 내 멋진 삶은 펼쳐질 것이다. 내 가슴이 뛰는 한은.) 현실을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은 안 해 봤다. 아니, 해봤다고 하더라도 지금은 망각으로 약간 잊혀 졌고, 지금은 “그런 생각을 왜 해?”하는 의문을 제기할 뿐이다. 하지만 난 이 책을 구입했다. 대단한 1999년 공쿠르 상 수상작이라 길래..
이 책의 줄거리는 알라딘에 잘 나와 있을 것이므로 생략한다.
이 책의 묘사 수준은 정말 섬세하다. 특히 “페레”가 북극으로 떠날 때의 그 여정들. 내 자신도 함께 여행하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쇄빙선이 빙하를 부수고 항해를 계속하는 장면도 정말 멋있었다. 빙하가 부서질 때 나는 그 소리가 내 귓전에 들리고 그 눈부신 빛이 눈앞에 보여지는 듯한 짜릿한 묘사. 이 책의 반전도 좋았다. 이 반전은 영화와 책의 차이점을 확실히 느끼게 해주었다. 작가의 그 교묘한 의도란!!!
“페레”라는 인물은 어떠한 인물인가? 1년 동안 그와 사귄 여자는 모두 8명!“페레”는 여자를 사귈 때 절대로 문어발 식 연애는 하지 않는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그는 엄청난 바람둥이다! 이해가 안 갈 정도로.. 작가가 일상에 찌들어 있는 “페레”의 모습을 이런 식으로 표현하는 이유는 뭘까? “페레”가 지루함을 느낀다는 점에서 현대인들의 모습과 비슷한데 지나친 페레의 밝힘증은 생소했다. 아니면 “페레”의 저 모습이 프랑스의 현재 모습이라는 말인가? (아마도 그건 절대로 아닐 것이다!)
끝에 그가 정착하고자 하는 “엘렌”. 하지만 “엘렌”또한 전의 “페레”와 같이 상대방을 잠시 머무르는 곳으로만 여긴다. 여기서 “페레”가 느꼈던 감정은 무엇일까? 마지막 부분에서 아내의 집을 찾아가는 페레에게서 “사람은 일상생활의 지루함에서 탈출하려고 노력하지만 습관이라는 것은 무서운 것이라 거기서 편안함을 느끼고 안정을 찾으려 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은 생각만큼 뛰어난 재미를 선사하지 않았지만 주인공이 여행하는 부분만은 권해줄 만하다. 그것은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다. 공쿠르 상 선정이유인 “독창적인 주제와 풍부한 유머, 그리고 압도적인 재미”라는 것에서 나는 “풍부한 유머”와 “압도적인”이라는 말은 빼고 싶다! 어디가 그렇게 풍부한 유머를 가지고 있단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