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어 크림 우동 가게 도난 사건 민주 시민 그림책
윤예림 지음, 정문주 그림 / 풀빛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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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솔직히 작성한 서평입니다>


표지에 통통한 고양이 한 마리가 사건을 들여보는 모습에

웃음이 먼저나왔다.

제목은 '고등어 크림우동가게 도난사건' 고등어와 크림우동도

신기한 조합인데 도난사건까지?

책을 열기도 전에 벌써 준이와 내 머리속은 바빠졌다.

준이는 고양이를 좋아해서인지 표지 그림에 흥미를 느꼈다.


"엄마, 고등어를 누가 가져간거야?"

글쎄, 아마 표지의 무서운 세 동물들이 범인일까?

읽는 내내 목소리를 바꿔가며 형사놀이를 했다.


이야기는 '냐우루'라는 고양이들의 나라에서 벌어진다.

이름부터 귀여워서 읽으면서 "냐우루?나우루?"자꾸 혀가 꼬였다.

준이는 그게 또 재미있는데 따라하려고 했다.


이 나라에서 가장 인기있는 메뉴는 바로 고등어 크림우동.

언제나 손님으로 북적북적한 이 가게의 사장님은

돈 세는 것을 제일 좋아한다.

이 돈이 사라지고 가게 사장님은

가게에서 일하던 곰씨, 여우씨, 표범씨를 범인으로 생각한다.


다른 나라에서 온 곰, 전쟁을 피해 온 표범,

동생들을 먹여 살려야 하는 여우.

열심히 일했을 뿐인데, 이유가 있다는 것 만으로 의심받는다.


준이는 형사 고양이가 누구를 지목할 지 궁금해서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숨을 죽였다.

험상궂은 표정만 보고 이 동물들을

범인으로 생각했던 나는 글을 읽으며 얼굴이 화끈거렸다.


사람들은 잘 알지도 못하면서 남 이야기를 쉽게하고,

확실하지도 않은 이야기를 사실로 믿어버린다.

아이들 세계도 다르지 않다.

준이에게도 잘 모르는 얘기는 함부로 옮기면 안된다며

괜히 당부를 했다.


어릴때부터 탐정이야기를 좋아하던 우리는

함께 책을 읽으며 범인을 추측했다.

어쩌면 아이동화지만 내가 더 몰입하게 된 이 동화는

어른에게 더 필요한 동화일지도 모르겠다.


고양이 형사는 조용히 사건을 풀어나간다.

범인이 누구인지보다, 왜 그렇게 의심받았는지가

더 마음에 남았다.

책을 덮으며 스스로 다짐했다.

남 얘기 쉽게 하지 말자,

겉모습으로 남 판단하지 말자.


고등어 크림우동 가게는 짧지만 진한 이야기였다.

표지 그림부터 시작된 우리의 수다는 계속 이어졌다.

아이도 어른도 생각하며 배울 수 있는 동화,

이래서 아이와 함께 책 읽는 시간이 더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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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자라서 잘 사는 토끼 올리 그림책 55
송미순 지음, 간장 그림 / 올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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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아이와 그림책을 읽다 보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이 이야기가 끝나고, 그 주인공은 어떻게 살았을까?”
《잘 자라서 잘 사는 토끼》는
바로 그 ‘이후의 이야기’를 상상하는 즐거움을 선물해 주는 책이다.

엄마 토끼에게는 여섯 명의 자녀가 있다.
전래동화와 명작 속에 등장하는 토끼들이
모두 한 가족이라는 설정부터 참 귀엽고 기발하다.
달에서 떡을 찧던 토끼, 호랑이를 속이던 영리한 토끼,
거북이와 달리기를 하던 토끼, 그리고 이상한 나라의 토끼까지.
이 익숙한 토끼들이
자라서 어떤 어른이 되었을지를 상상하는 이야기는
아이도 엄마도 웃으며 빠져들게 만든다.

이 책이 좋은 이유는
재미있는 상상력뿐만이 아니다.
각기 다른 재능과 성격을 가진 토끼들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잘 자라서 잘 사는’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누구는 달빛 마카롱을 만들고,
누구는 영화를 찍고,
누구는 조용히 누군가를 도와주는 삶을 선택한다.
정해진 길은 없고,
각자의 속도로 각자의 빛을 내며 살아가는 모습이
아이에게 커다란 위로가 된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이렇게 자라야지”라는 마음보다
“그냥 너답게 자라면 좋겠어”라는 마음이 점점 더 커진다.
이 책은 그런 마음을 조용히 대신 말해준다.
넌 꼭 누군가처럼 되지 않아도 돼.
지금의 너처럼, 너답게 자라면 된다고.

책의 마지막 장면에서
엄마 토끼는 당근을 보며 아이들을 떠올리고,
아이들은 그 마음을 알아채고 엄마에게 돌아온다.
이 장면에서
나도 모르게 주니를 꼭 안아 주고 싶어졌다.
서로 다르게 살아도,
서로를 향한 사랑은 닿을 수 있다는 걸
아이와 함께 느껴보고 싶은 책이었다.

토끼를 좋아하는 우리 아이.
이 책을 읽으면 분명히
“나는 어떤 토끼가 될까?” 하고 물을 것 같다.
그 질문 하나만으로도
우리 둘 사이엔,
오래 기억될 이야기가 생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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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앙! 내 동생은 울보 미래그림책 197
미야니시 타츠야 지음, 김수희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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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요즘 준이는 자주 말한다.
“엄마, 나도 동생 있었으면 좋겠어.”
그 말에 나는 잠시 멈칫한다.
동생이 있다는 건 꼭 좋기만 한 걸까?
그렇게 생각하던 어느 날,
우리가 함께 읽은 책이 『으아앙 내 동생은 울보』였다.

이야기는 씩씩한 오빠와 울보 여동생의 일상에서 시작된다.
오빠는 친구 집에 놀러 가려 해도,
새 우산을 쓰려 해도,
언제나 여동생의 “나도! 나도!”에 부딪힌다.
양보하고, 참다가, 꾹꾹 눌러 참았던 오빠.
하지만 오늘은 참지 않기로 한다.
오늘은 안 돼. 절대 안 참아!
그 순간,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진다.

책을 읽는 동안 준이는 오빠에게 감정을 이입했다.
“에이, 나도 우산 안 바꿔줄 거야.”
그러면서도 여동생이 울자
“그래도 너무 울면 안 되지…” 하며 슬며시 마음을 쓰다듬었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건
오빠가 울었을 때,
여동생이 다가와 말없이 토닥여주는 장면이었다.
울보이기만 했던 동생이
위로해주는 동생으로 바뀌는 순간,
오빠와 동생은 조금 더 서로를 이해하게 된다.

책을 덮은 뒤 준이는 내게 말했다.
“동생 생기면 우산 안 바꿔줄 수도 있어.
근데 울면 꼭 안아줘야지.”
그 말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이 책은 단순한 남매 이야기 그 이상이었다.

오빠는 늘 어른처럼 양보해야 하는 존재고,
여동생은 늘 귀엽고 울보인 존재로 그려지지만
이 책은 그 틀을 살짝 비틀어 보여준다.
오빠도 울 수 있고,
동생도 다정할 수 있고,
서로가 서로를 키워가는 관계라는 걸 말이다.

『으아앙 내 동생은 울보』는
동생을 기다리는 아이에게도,
오빠가 되어가는 아이에게도,
그리고 아이 둘을 키우는 부모에게도
서로의 마음을 들여다보게 해주는 책이다.

준이와 이 책을 읽으며 나도 생각했다.
동생을 꼭 낳아주지 못하더라도,
이런 따뜻한 마음을 나눌 수 있다면
그걸로도 참 좋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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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분 편의점 1호 - 숲속마을점 수상한 자석 마술 쇼 24분 편의점 1
김희남 지음, 이유진 그림 / 사파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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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책 표지를 본 순간, 준이랑 나는 동시에 웃었다.

“엄마, 고양이 조종하는 거야? 저거 진짜 자석이야?”

『24분 편의점』은 그런 식으로 시작부터 호기심을 확 끌어당겼다.

그림도 내용도 평범하지 않아서,

책장을 넘길수록 더 궁금해지고 재밌어진다.

이 편의점은 이상하다.

24시간도 아니고, 2시간도 아니고,

딱 24분만 문을 연다.

처음엔 좀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는데,

읽다 보니 그 안에 숨은 이야기가 너무도 그럴싸하다.

꼭 필요한 것만, 꼭 필요한 시간에,

과학적인 사고로 해결해주는 할머니 편사장의 모습이

왠지 유쾌하고 멋지다.

무엇보다 좋았던 건

책 속에 정답이 아니라 ‘방법’이 있다는 거였다.

나침반이 없을 땐 자석과 머리핀,

동전이 헷갈릴 땐 자석의 성질을 활용해보기.

준이는 “이거 우리 집에서도 해볼 수 있겠는데?” 하며

당장 실험해보고 싶어 했다.

책을 덮고 나서도

“엄마, 진짜 제비는 왜 남쪽으로 갈까?”

“버스 멈추면 왜 앞으로 쏠리는 거야?”

질문이 줄줄이 쏟아졌다.

나는 그 질문들이 정말 고마웠다.

과학은 누군가 알려주는 정보가 아니라,

스스로 묻고 찾아가는 여정이라는 걸

이 책이 아이에게 자연스럽게 알려줬기 때문이다.

기냥이처럼 처음엔 “그냥…”이라고만 대답하던 아이가

하나씩 질문하고 상상하고

자신만의 답을 찾아보려고 하는 모습,

그게 이 책이 만들어낸 가장 큰 변화였다.

『24분 편의점』은

과학을 잘 모르는 아이도,

과학에 거부감이 있던 어른도

즐겁게 빠져들 수 있는

유쾌하고 똑똑한 이야기다.

그리고 무엇보다,

‘질문하는 습관’이라는

가장 소중한 선물을 안겨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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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식실 그려, 그려! 할머니 작은책마을 61
김효진 지음, 디디강 그림 / 웅진주니어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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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예찬이는 친구들 사이에서도, 집에서도

왠지 모르게 혼자라고 느끼는 아이였다.

엄마도, 할머니도, 선생님도

속마음까지는 모를 것 같은 세상.

그런 예찬이 앞에 ‘조왕할머니’가 나타난다.


사실 조왕신이라는 이름은

아이에게도 나에게도 익숙한 존재는 아니었다.

설화 속에서 부뚜막을 지키는 신,

그 정도로만 알았던 인물이

학교 급식실에 나타났다는 설정이

처음엔 조금 엉뚱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책을 읽어갈수록

그 ‘엉뚱함’이 묘하게 따뜻하게 느껴졌다.

뭔가 다그치거나 가르치려는 어른이 아니라

그저 옆에서 지켜보며

“그려, 그려” 하고 등을 두드려주는 사람.

아이에게 정말 필요한 어른은

이런 존재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왕할머니는 예찬이를 바꾸려 하지 않는다.

한참을 뛰어가 버려도

조용히 기다리고,

혼자 밥을 먹는 모습도

그저 빙긋이 웃으며 바라본다.

말보다 오래 머무는 시선,

지적보다 먼저 다가오는 다정함.

그 마음은 고슬고슬한 밥 한 그릇처럼

천천히, 그러나 깊게 아이의 마음을 채운다.


준이와 함께 이 책을 읽으며

“엄마, 우리 학교에도 조왕할머니 있으면 좋겠다.”

그 말을 듣고 잠시 웃다가,

문득 나도 그런 어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를 바꾸려 하지 않고,

그저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곁에 있어주는 존재 말이다.


『급식실 그려, 그려! 할머니』는

신비한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결국은 아주 현실적인 이야기를 건넨다.

사람 사이의 거리,

어른과 아이 사이의 다리,

그 사이에 놓일 수 있는 따뜻한 한 사람에 대해.


이 책은 아이에게

“너는 혼자가 아니야”라고 말해주는 책이고,

엄마에게는

“말보다 마음이 먼저야”라고 일깨워주는 책이다.


조용히 등을 쓰다듬어주는 조왕할머니처럼,

우리 아이 곁에도

그런 어른이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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