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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여년 : 오래된 신세계 - 상2 - 얽혀진 혼동의 권세
묘니 지음, 이기용 옮김 / 이연 / 2020년 11월
평점 :

그들이 감추고 있는 진짜 비밀은 무엇인가
이렇게 빨리 다음 편이 출간될 줄이야! 안 그래도 다음엔 어떤 내용이 이어질지 궁금하던 차에 먼저 만날 기회가 있어 바로 신청했다. 책을 받고 벽돌 같은 두께에 다시금 놀랐다. 문어 빨판 같은 흡입력은 이번에도 강력했다. 오히려 전편보다 더 재미있게 느껴질 정도! 이해를 돕고자 드라마에 캐스팅된 배우들 얼굴도 참고했다. 판시엔 역을 맡은 배우가 책에서 묘사되는 판시엔 만큼 미남이라 깜짝 놀란 건 안 비밀. 린완알 역을 맡은 배우도 아름답고(무려 ‘닭다리 낭자’라는 애칭이 붙음), 판시엔의 여동생 판뤄뤄 역을 맡은 배우도 빼어난 미모를 자랑했다. 책을 읽고 중국 드라마가 이렇게까지 보고 싶은 건 처음이다. 정주행할 수 있다면 꼭 제대로 음미하고 싶다.
상1에서 판시엔이 황실의 딸인 린완알과 혼인해 궁에 입궐하면서 끝을 맺었다. 부부가 된 두 사람 다 사연 있는 몸으로 앞으로 본격적인 권력 다툼이 예상되었다. 상2 ‘얽혀진 혼동의 권세’라는 부제에서부터 예감이 직감했음을 말해 주고 있었다.
‘정도란 무엇인가? 정도는 옳은 일을 하는 것이다. 즉,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는 것이다. 그때 기분은 아주 좋다. 무엇보다 강력하다.’ -74~75쪽
판시엔은 문무 모두 출중하여 황실 조직의 일원이 되었고, 그중에서도 ‘제사’라는 막강한 자리에 오른다. 판지엔은 판시엔이 자꾸 이목의 시선을 받는 게 달갑지 않다. 그런 와중에 과거 시험 비리 사건을 직접 해결하는가 하면, 본인이 누군가에 대해서도 실마리를 찾아간다. 열일곱 나이에 그런 큰 직책을 맡고, 황실 각 조직의 수장들과 대면하면서도 절대 주눅 드는 일이 없다. 이러한 설정 몇 가지가 살짝 과하긴 해도 막힘 없는 흐름에 그대로 이끌려 간다(가령 SF나 판타지 같은 허구성 짙은 작품에 흥미가 없을지라도 자꾸 생각나서 읽을 수밖에 없다).
다른 세상에서 온 판션의 혼은 판시엔의 몸을 빌려 살고 있다. 그의 최종 목적은 내고를 맡아 판시엔의 어머니인 예칭메이의 가산을 이어받는 것. 그리고 ‘진짜’ 정체를 밝히는 것이다. 상1보다 권력 이야기가 많이 나오다 보니 살짝 어려울 수도 있지만 빠져들면 시선 떼기 싫을 정도로 몰입하게 된다. 뭔가 심각한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인물들이 나누는 대화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목숨을 위협받으면서도 끝까지 맡은 바 임무를 수행하려는 판시엔. 그를 위협하는 진짜 세력은 과연 무엇을 위해 움직이는 것인가. 그 진실에 닿을 때까지 멈출 수 없을 것 같다.
사실 상1은 오탈자가 많아 읽을 때 조금 힘들었는데, 상2는 다행히 그렇게까지 많이 보이지 않아 다행이었다. 매끄러운 문맥과 매력 있는 등장인물도 물론 중요하지만, 오탈자나 비문이 많으면 흐름에 큰 방해가 된다. 때문에 오타가 없는 작품이 호평을 받는 것도 당연하다 생각한다. 편집에 더 힘을 기울인 것 같아 상1보다 만족스러운 상2였다.
이번에도 다음 편을 기다리지 않을 수 없는 것이, 너무 중요한 순간에 잘라 버려서! 서평 쓰기 전에 중1 출간 소식을 확인한지라 손가락이 더 간질거린다. 이 작품은 한 번 발 들이면 끝까지 갈 수밖에 없다. 도중에 멈출 수가 없기에! 현실적인 작품에서 한 발 멀어지고 싶다면 박진감 넘치는 이 작품을 추천한다. 보다 보면 탄탄한 구성에 빠져들고, 판시엔의 매력에 깊이 사로잡히게 될 것이다. 혼자만 알고 있기엔 너무 재미진 작품이라 자꾸만 소문내고 싶어진다.
*네이버 독서카페 리딩투데이에서 무료 제공받아 작성하는 서평입니다. 진심을 담은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