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스팩 - 제9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77
이재문 지음 / 자음과모음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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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무언가를 지키기 위해 어디까지 강해질 수 있을까. 좋아하는 무언가를 지키기 위해 어떤 것까지 내던질 수 있을까. 가진 전부를 걸어야 하는 순간이 온다면 뭘 할 수 있을까. 인생에 한 번은 모든 걸 다 쏟아부어 지켜도 좋지 않을까. 심장이 터져 나갈 만큼 가슴 뛰게!


살면서 지금까지 글쓰기와 책 읽기는 오로지 스스로의 의지로 해 온 일이다. 누가 시켜서도 아니고, 꼭 해야만 하는 일도 아닌, 오로지 좋아서 지금까지 지켜왔다. 좋아하면 잘하고 싶어진다. 또한 늘 지키고 싶어진다.


강대한도 그랬다. 리코더가 좋아서 없어질 위기에 놓인 리코더부를 지키려 한다. 가까스로 살린 리코더부실을 철인 스포츠부와 함께 써야 한다니! 꿈틀도 해 봤지만 무참히 밟혀 버린 자존심. 철인 스포츠부 부장인 최정빈도 공생하는 건 자존심 상하는지 철인3종 경기를 제안한다. 경기에서 이긴 쪽이 부실 전부를 사용하기로! 강대한은 리코더부 부장으로, 리코더를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 그 제안을 받아들이고 경기 준비에 온 힘을 쏟는다. 한 쪽 다리가 불편하지만 굴하지 않는다. 그 뚝심이 참 멋있다고 생각했다.


경기 준비를 하면서 외면했던 진실과 마주하고, 편견으로 바라보던 것을 있는 그대로 보고, 생애 처음 느끼는 감정에 휩쓸리면서 대한 뿐 아니라 모두가 한 걸음 더 성장해 간다. 그 과정이 풋내 나고, 따듯하고, 뭉클하다.


청소년 소설인데 서사가 완전 탄탄해서 깜놀🤭 저자는 현재 교직에 몸담고 있다. 그래서인지 인물 모두 생생하다. 유치해 보일 수 있는데, 그 나이 때는 다 그랬다. 사소한 뭔가로도 충분히 다툼이 됐던 그때 그 시절. 오랜만에 청소년기 마음으로 돌아가 한껏 즐긴 느낌이다.


그들의 열정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팔딱거리는 심장의 울림이 있는 그대로 전해지는 듯했다. 누구나 식스팩 하나는 품고 살아간다. 소중한 무언가를 지키기 위해 언제든 나타날 식스팩 하나쯤 우리 모두 가지고 있다. 그걸 언제 어떻게 써먹느냐는 오직 스스로가 정할 수 있다.


“쪽팔리면 어때. 좋은데 어쩌라고. 안 하곤 못 배기는 거잖아.” -213쪽


안 하고는 못 배기고, 좋아서 못 하면 미치겠는 거. 글이든, 책이든, 사랑이든, 운동이든, 식스팩이든. 인생 한 번이다. 좋아하는 것만 하기에도 부족한 시간 아닌가. 더 좋아하고, 더 지키면서, 더 열심히 하는 수밖에.




* 자음과모음에서 도서 증정받아 작성하는 서평입니다. 진심을 담은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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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든버러
알렉산더 지 지음, 서민아 옮김 / 필로소픽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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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 속에서도 여우는 살아가기 위해 몸부림친다. 사랑을 잃어도, 자신조차 불타올라도, 그 불길에 다른 무언가가 태워진대도 사랑으로 다시 살아진다.


앨런 홀링허스트의 《아름다움의 선》이 《에든버러》 읽는 내내 생각났다(아피아스 제에게서 닉 게스트의 모습이 보였기 때문). 정식 출간도서 중 성소수자를 다룬 작품은 손에 꼽을 정도다. 아직은 퀴어, 동성애 하면 불편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들이 더 많은 세상이라 그런지 모르겠지만. 재작년 퀴어 작품 읽었을 때도, 올해 읽었을 때도 역시 입안에 남는 쓴맛이 강하다. 다독여 주고 싶은 마음으로 읽었다. 안아 주고 싶은 영혼이 많았다.

특히 ‘아피아스 제(피)’의 인생은 결코 순탄치 않다. 어릴 때부터 그 삶에 파랑이 끊이지 않는다. 사랑하는데도 도망가야 했다. 감추고 숨기고 무섭고 두려워 울었다. 안쓰럽고 안타까웠다. 그저 사랑했을 뿐인데. 그저 사랑했던 건데 감당해야 될 슬픔과 절망이 파도처럼 거셌다.

사랑은 우리 안의 모든 가혹한 감정을 진정시킨다. 그 사랑이 이루어지는 만큼 더욱더. 사랑은 나를 부드럽게 어루만졌다. 피터, 오직 너만이 그럴 수 있었지. -88쪽

빛조차도 감히 널 사랑할 수 없어. -93쪽

피터. 끝까지 피에게 전부였던 존재. 불꽃이 되어 피의 가슴에 새겨진 유일한 사람. ‘피’라는 이름을 새겨 준 사람. 한 번의 인생에서 이런 사랑을 만났으니 피는 행복했을까. 마지막까지 도망가야 했던 모습이 잊히지 않는다.

사랑은 우리를 살고 싶게 만들어야 하는 거잖아요. -243쪽

사랑은 우리를 살고 싶게 만들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다. 어떠한 선택을 할지는 스스로 결정할 수밖에 없다. 이 작품은 어렵다. 절대 쉽게 읽히지도, 쉽게 이해되지도 않는다. 가독성의 문제가 아니라 가슴의 문제다. 얼마만큼 품을 수 있는가에 달렸다.

많은 시간이 필요한 작품이다. 계속 들여다보고 곱씹고 받아들이려 할수록 어려워진다. 앞으로 나가기 힘들어도 계속 내딛다 보면 끝에 다다를 수 있다. 하지만 이야기는 완성되지 않은 채 끝을 맺는다. 아직은 아니다. 피의 인생은 ‘안녕’에서 다시 시작될 테니까. 그 시작에 함께 있을 수 있어 특별한 시간이었다.

묵직한 여운을 감당할 수 있다면 손대주길. 자칫하면 불꽃이 당신 손끝으로 번질 수 있으니.

이 이야기는 여우에 관한 이야기다. 여우가 어떻게 소년이 될 수 있는지에 관한, 그리고 불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9쪽




필로소픽에서 도서 증정받아 작성하는 서평입니다. 진심을 담은 생각만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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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로하, 나의 엄마들 (양장)
이금이 지음 / 창비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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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배려와 존중과 기쁨을 담아, 알로하!

그리고 밥 먹듯 레이를!


1917년, 열일곱의 버들 애기씨는 사진결혼을 하기 위해 머나먼 포와로 떠난다. 이 글을 읽기 전엔 사진결혼이란 개념 자체를 모르고 있었다. 충격을 크게 받았다. 꼴랑 사진 한 장. 거기 들어 있는 사람의 아내가 되는 일이 사진결혼이었다. 목소리 한 번, 눈길 한 번, 따스한 손길 한 번 느껴 보지 못한 채 서류상으로 먼저 맺어진 인연. 버들과 태완이 그러했다. 홍주와 덕삼이 그랬고, 송화와 석보가 그랬다.


새로운 세상에 대한 기대와 설렘을 안고 포와로 향하는 배에 몸을 실은 소녀 셋. 그러나 현실에서 기다리고 있던 건 꿈처럼 황홀한 세상이 아니었다. 사진과는 영판 다른 남자와 같이 살 운명에 처한 소녀들. 버들은 유일하게 사진과 동일한 젊은 태완과 부부의 연을 맺는다. 홍주의 남편도 사진과 다르게 나이가 많았고, 송화의 남편은 충격 그 자체였다.


“무신 팔자가 이렇노. 니 저레 늙은 신랑캉 우예 사노? 내도 조덕삼하고 사느니 과부로 늙어 죽는 기 낫다. 송화야, 니캉 내캉 고마 바다에 빠져 죽어 삐릴까?”

홍주가 송화를 붙잡고 울부짖었다. 송화는 남의 이야기인 양 멍한 얼굴로 홍주가 잡고 흔드는 대로 있었다. -83쪽


지금 시대에 이런 제도가 있다면 어떨까. 생각만으로도 아찔하다. 사랑 없는 결혼도 경악할 만한데 속아서 결혼하게 되다니. 실제 과거 여성들이 겪은 뼈아픈 현실에 눈물이 나지 않을 수 없었다. 일제 통치 하에 있던 민족의 설움도 컸지만 오로지 먹고 살기 위해, 자식을 위해, 가족을 위해 희생해야 했던 모습이 얼음처럼 시렸다. 꿈도 포기한 채 그저 살아내야 했던 사람들. 그 당시 고통에 비할 순 없지만 저자가 생생하게 그려낸 덕분에 절절히 느낄 수 있었다.


사탕수수밭에 젊은 날을 바쳐야 했던 사람들. 결코 달지 않았던, 사탕수수 이파리처럼 날카로웠던 고단한 인생들. 같은 민족이 서로 다른 이념으로 인해 고통 받았던 세월. 사랑 없이 시작해 사랑으로 맺어진 사람들. 한 권의 책에 이 모든 일들이 담겨 있다니 경이로움 그 자체 아닌가.


어디서나 흔히 들을 수 있는 ‘알로하’라는 말은 단순한 인사말이 아니었다. 배려, 조화, 기쁨, 겸손, 인내 등을 뜻하는 하와이어의 첫 글자를 따서 만든 말이었다. 그 인사말 속에는 서로 사랑하고 배려하고 존중하며 기쁨을 함께 나누자는 하와이 원주민의 정신이 담겨 있다고 했다.


레이 또한 단순한 꽃목걸이가 아니었다. 누군가를 두 팔로 안는 것과 같은 의미의 레이는 사랑을 뜻했다. -354~355쪽


거기다 몰입은 어찌나 잘되는지 펼쳤다 하면 손에서 놓기 어려웠다. 한국문학은 현실반영이 가감없어 읽기 힘든 분류다. 지금도 어려운 건 마찬가지. 읽어 보고 싶으나 읽히지 않아 즐기지 못 했다. 헌데, 이 작품은 새벽까지 붙잡고 늘어졌다. 감기는 눈꺼풀을 얼마나 많이 들어올렸는지 다 헤아릴 수 없다. 세 여인이 웃으면 웃고, 울면 같이 울었다. 가감없이 공감했다.


저자를 모르고 읽어 더 좋았던 점은 편견이 눈을 가리지 않아 마음껏 작품에 녹아들었다는 것이다. 창비의 ‘눈가리고 책읽는당’이 중단돼 아쉬웠는데 이렇게 다시 그 묘미를 느낄 수 있어 정말이지 행복했다.


이금이 작가님의 다른 작품들을 찾아 읽고 싶어졌다. 오늘 출간된 《알로하, 나의 엄마들》은 월급 받고 바로 세 권 구입할 예정이다. 첫 번째는 읽는 내내 생각나고 꿈에서까지 만난 나의 엄마, 두 번째는 버들과 태완을 보면서 내내 생각했던 나의 빛과, 세 번째는 좋은 것만 보면 내 생각이 난다는 나의 불사조 언니 두 손에 선물해드릴 테다.


마지막까지 심장을 쿵! 하게 만드는 요렇게 좋은 작품을 혼자 알고 있기가 너무 아까우니 널리 많은 분들께 전해야겠다. 한국문학 장벽을 와장창 깨뜨려 준 《알로하, 나의 엄마들》에 알로하를!


(+) 읽다가 자연스럽지 않은 부분이 있어 덧붙입니다.

169쪽: 그런데 태완이 선 그대로 채 버들을 보았다. ☞ 선 채 그대로

317쪽: 태완이나 조국의 소식과 별개로 부들을 비롯한 무지개 회원들의 삶은 ☞ 버들을 비롯한

353쪽: 나있대별로 그룹이 달랐지만 ☞ 나이대별로

357쪽: 부모 간 자식 인연을 끊겠다고 했다. ☞ 부모 자식 간

378쪽: 나는 술 마시고 울에 뻔한 이모보다 ☞ 울 뻔한




* 창비에서 도서 무료 제공받아 작성하는 서평입니다. 진심을 담은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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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와 옥토퍼스
스티븐 롤리 지음, 박경희 옮김 / 이봄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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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함에 있어 어떠한 경계도 없다는 걸 알게 해준 릴리와 테드 그리고 바이런에게 마음 속 깊이 우러나는 애정을 느꼈다. 다시! 사랑에! 불을! 지피게! 해줘서! 고마워! 다시! 없을! 일주일이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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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의 소철나무
도다 준코 지음, 이정민 옮김 / ㈜소미미디어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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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라서, 바보라서 다행이라는 사람이 다행이기를


서포터즈 활동 이후, 소미미디어 작품 서평은 처음이다. 표지부터 눈길을 사로잡아 날름 서평단에 신청해버렸다. 푸른색이 주를 이루고 눈꽃처럼 얼어붙은 이파리를 담아낸 표지는 그야말로 본 적 없는 디자인이었다. 파랑과 초록. 둘 다 좋아하는 색에 톤까지 진하고 어두운 편이라 엄청나게 취향이었다. 반드시 출간 전에 읽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그 마음이 닿았는지 당첨자로 선정됐다. 오랜만에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책을 기다렸다. 실물을 보고는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인쇄도 선명하고 제단도 깔끔해서 무척 기분이 좋았다. 명절 전날 받아 더 기뻤던 것 같다.


소개 글부터 강렬했던 작품. 어떤 비밀을 품고 있는지 궁금해서 빠르게 읽어냈다. 눈이 닿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가독성도 좋고, 번역도 좋아서 책장이 술술 넘어갔다. 읽는 재미가 쏠쏠했다. 정원에 대해 배울 수 있어 더 좋았다. 넉줄고사리로 만든 쓰리시노부. 그 밑에 달린 풍경이 바람에 흔들릴 때마다 맑게 울리는 소리가 참으로 아름답게 묘사되어 진한 인상을 남겼다.


댕그랑, 소리가 났다. 창밖에 쓰리시노부가 보인다. 살랑 부는 바람에도 풍경이 흔들린다. (중략) 이끼와 넉줄고사리가 촉촉이 젖어 선명하게 빛나고 있다. -420쪽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결국 울음이 터져서 애먹었다(이번 직장에서 책 읽다 운 건 처음). 다 읽자마자 같이 일하는 동료에게 추천했을 정도로 여운이 깊고 대단했다. 저자의 국내 출간작은 이 작품이 처음이다. 첫 시작부터 이렇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다니. 저자의 다음 작품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 기다리지 않을 이유가 없는 것.


난봉꾼인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매일 여자를 끌어들이는 집에서 자란 조경사(정원사) 소가 마사유키. 아무 데서나 여자의 교성이 들리는 집에서 그는 혼자 밥 먹고, 혼자 담배 피우고, 혼자 일했다. 물론 할아버지, 소가 세이지에게서 정원 가꾸는 일을 배웠지만 그 외 가족적인 무언가는 오가지 않았다. 아버지, 소가 도시오에게서는 하나 배울 게 없었다. 밥 먹듯 여자를 갈아치우는 사람이라고만 보여졌으니. 조경사의 재능 또한 없어 보이는 사람이었으니. 그런 마사유키가 정원 가꾸는 일보다 더 중요하게 해 온 일이 있다. 스무 살 때부터 13년간 부모가 없는 소년, 시마모토 료헤이를 돌봐온 것. 료헤이의 유일한 가족인 할머니, 시마모토 후미에는 료헤이를 돌보는 마사유키를 탐탁지 않아 한다. 후미에의 행동에는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13년 전 일어난 사건. 모든 건 그때 부채집 정원에서 시작됐다.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알고 있던 사실들이 비틀어지고, 숨겨진 의미가 드러나면서 작품의 진가가 발휘되는 느낌이었다.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닐 때도 있지만 때로는 보이는 게 전부일 때도 있다.


마사유키라는 인물은 바보 같을 정도로 료헤이에게 속죄하는 인생을 자처한다. 스스로 선택한 속죄의 삶. 그 길이 평탄할 리 없다. 후미에에게 굴욕적인 대우를 받으면서도 그는 료헤이 돌보는 일을 그만두지 않는다. 과연 마사유키가 잘못한 일이 뭘까? 누군가를 죽음에 이르게 한 걸까? 어떤 범죄에 가담한 건가? 온갖 의문이 드는데 작품 속 모습에서는 절대 그런 일을 했을 것 같지 않다. 조경사 일 또한 어찌나 열정적으로 임하는지 그 정성에 고개를 내두를 정도였다. 그만큼 착하고 바보 같은 사람이다. 화상 흉터가 찢어질 듯 아파도 속죄의 몸짓은 계속된다. 그 지극한 정성에 울지 않을 수 없었다.


처음으로 사람 앞에서 울었다. 개라서 다행이다, 바보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420쪽


이 마지막 한 줄을 위해 저자는 이 작품을 썼다고 한다. 이 작품을 끝까지 읽기 전에는 무슨 뜻일까, 누가 하는 말일까. 계속 생각하며 읽었던 것 같다. 미스터리 카테고리가 이만큼 잘 어울리는 작품이 또 있을까 싶다. 바로 이전에 읽은 모리사와 아키오의 《나쓰미의 반딧불이》 또한 울면서 봤지만 눈물의 의미가 다르다. 《나쓰미의 반딧불이》는 잔잔하고 따뜻해서 울었다고 한다면, 《눈의 소철나무》는 다행이야, 라는 마음에 울 수밖에 없었다. 지독하리만치 하나밖에 몰랐던 바보. 이제 정말 다행이야, 라는 느낌에. 안도의 눈물이라고 해야 할까. 미스터리 소설로 정원에 대해 알고 싶고, 진한 여운이 남는 작품을 원한다면 이 작품 반드시 읽고 2020년을 보내야 할 것이다. 도다 준코라는 작가를 만날 수 있어 참 다행이다. 후속작 출간 소식에 귀를 기울이고 있어야겠다.




* 소미미디어에서 도서 증정받아 작성하는 서평입니다. 진심을 담은 생각만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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