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롭힘은 어떻게 뇌를 망가뜨리는가 - 최신 신경과학이 밝히는 괴롭힘의 상처를 치유하는 법
제니퍼 프레이저 지음, 정지호 옮김 / 심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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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모임 수레바퀴와 불꽃 12회차 선정 도서. 모임은 7월 6일 토요일에 가졌다. 저자인 제니퍼 프레이저는 미국에서 교사이자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뇌과학적 지식을 논픽션 에세이의 형태에 맞게 잘 가져다 쓰는데, 설득력이 있다. 영화 <위플래시>의 플레처 교수 같은 인물을 예로 들면서, ‘괴롭힘’을 통해 인간이 배우고, 성장한다는 것이 얼마나 잘못된 믿음인지를 뇌과학적 근거를 통해 설명해내는 식이다. 괴롭힘의 패러다임에서 공감의 패러다임으로 넘어가야 한다는 이야기에도 공감이 간다. 저자가 교육자다보니, 배움의 측면에서 괴롭힘이 얼마나 비효율적이고, 학습자의 동기 같은 것들을 파괴하는지를 집중적으로 이야기하는 측면도 있다. 신경과학적 지식이 조금만 있다면 안 일어날 일들이 교육 현장에서 너무 많이 일어나고 있다는 우려가 이 책을 쓴 동기처럼도 보인다.

사실 모임에선, 이 저작이 어떤 한계를 갖는지도 많이 지적됐다. 이를테면 정신의학이나 심리학/정신분석학에서 폭력에 대해 연구한 내용들을 너무 무시한 것 같다는 얘기가 있었다. 나치나 어떤 극우 파시스트들이 인종 차별, 성차별, 집단 학살 등을 벌이는 그들이 실은 ‘뇌과학적으로는’ 정상일 가능성도 있지 않은가. 이를테면 아이히만이 그렇고. 그러니까 이 책은, 이 세계의 폭력들이 모두 “신경과학을 몰라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전제를 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얘기다(물론 실제로 저자가 그렇게 생각하진 않을지도 모르지만, 이 책만 봐선 그렇게 보일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가해자가 피해자였을 가능성이 높았다는 얘기를 두고도, 이것이 가해자에게 (악인에게) 서사를 만들어주어서, 이를 정당화할 위험이 있진 않느냐는 질문도 나왔다.

지적된 한계들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책이 좋았는데, 신경가소성 개념에 대한 친절한 해설과 (물론 나는 신경가소성 얘기를 이미 다른 책들을 통해 너무너무너무 많이 접하긴 했지만), 이를 괴롭힘이라는 문제와 연결시킨 솜씨가 좋았기 때문이다. 다만 솔루션으로 제시하는 브레인HQ 앱을 통한 뇌과학적 인지 능력 향상? 운동? 명상? 이런 것들이 개인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납작한 영미식 대책처럼 여겨지는 측면도 있었다. 그러나 운동은 좋지 않나. 운동은... 필요하다.... 어느 뇌과학 책을 보아도, 운동은 좋다고 하니, 여러분 운동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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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 길을 잃는 즐거움
헨리 엘리엇 지음, 퀴베 그림, 박선령 옮김 / 궁리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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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식부터 남달라서 너무 너무 기대가 됩니다. 잘 길잃어볼게요! 좋은 책 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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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 지하철 - 닫힌 문 앞에서 외친 말들
박경석.정창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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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하고 연대하는 마음으로 북펀드 참여했습니다! 열심히 읽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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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인터넷 밈의 계보학
김경수 지음 / 필로소픽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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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한 권으로 한국 인터넷 밈의 계보를 쭉 알 수 있을 거라 생각하니 넘 기대가 됩니다. 연구 주제만 재밌어 보이는 게 아니고, 글 자체도 넘 재밌어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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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싶지 않은 것들 데버라 리비 자전적 에세이 3부작
데버라 리비 지음, 이예원 옮김, 박민정 후기 / 플레이타임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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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싶지 않은 것들: 데버라 리비

문체연구반 3기 다섯번째 책. 스페인 마요르카 섬으로 떠나는 데버라 리비,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다가 울어버린다. 그녀가 남아공과 영국에서의 유년 시절을 회상하는 형태로 썼다.

남아공에서 아빠와 함께 눈사람을 만든 기억, 그런 아빠가 인종분리정책에 반대하다 붙잡혀 간 기억. 도리 대모의 집에 맡겨졌던 기억. 그 집에서 새장에 갇힌 앵무새 빌리 보이를 보고 아빠에 대입해서 그 앵무새를 풀어준 기억. 도리 대모의 딸 멀리사와 우정을 나눈 기억. 수녀원 부속 학교에 입학해 따뜻하게 보살핌을 받았던 기억. 무사히 출소했지만 영국으로 이주한 뒤 파탄난 엄마와 아빠의 관계에 대한 기억 등이 책에 담겨있다.

남아공에서 자신을 돌봐주던 보모 마리아와 스페인 마요르카 섬에서 자신의 오빠와 함께 호텔을 운영하는 마리아가 교차된다. 여성으로서의 삶, 여성 작가로서의 삶을 회고적으로 썼다는 면에서 일전에 읽은 비비언 고닉이 생각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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