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빛이 떠난 거리 - 코로나 시대의 뉴욕 풍경
빌 헤이스 지음, 고영범 옮김 / 알마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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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빛이 떠난 거리> 서평

서평단으로 참여하여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급 받고 쓰는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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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인 빌 헤이스는 뉴욕에서 활동하는 작가로, 신경학자이자 작가인 올리버 색스의 연인으로 잘 알려진 사람이다. 이 책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본격적으로 퍼지기 직전인 3월초와 5월말까지 빌 헤이스가 본 뉴욕의 풍경을 담았다. 그리고 책 속에서 그는 이제는 볼 수 없는 뉴욕의 풍경들, 북적이던 사람들과 자동차들, 여러 상점들과 예술가들 덕에 활기가 넘치던 거리를 담담히 추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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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전과 이후가 비교되는 대목이 인상적이다. 특히 뉴욕의 8번 애비뉴 사진을 통해 북적거리던 도시가 어떻게 코로나 이후엔 완전 다른 세상으로 바뀌었는지를 잘 비교해놓았다. 그 쓸쓸함과 황량함이 마음을 직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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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올리버 색스의 연인이었으니, 올리버 색스의 말이 인용되는 경우도 많고 그와의 추억을 털어놓는 일도 많다. 올리버 색스의 팬이라면 이 책은 작은 선물이 될 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책에 이런 대목이 나오는데, 과연 그럴만하다. "올리버 색스라면, 지금의 팬데믹에 대해 무슨 이야기를 했을까?" 라는 대목. 인간에 대한 연민의 시선을 갖추고 인간이 지닌 생물학적 다양성과 언어가 만드는 아름다운 세계를 사랑했던 올리버 색스라면, 분명 우리가 겪고 있는 지금의 팬데믹 상황에 대해 유의미한 통찰을 던져주었을 것이다. 그게 어떤 것일까를 생각하는 것도 우리 모두가 지금의 상황을 이겨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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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든 뉴욕이든 코로나가 퍼진 이후에도 삶이 계속되는 건 마찬가지다. 그러니까 우리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 서로 멀어지게 되었지만, 삶이 계속되는 한 인간이 사랑을 나누고 우정을 나누는 일은 결코 멈추지 않는다는 것이다. 저자는 그걸 믿는 것 같다. 그리고 그는 이 책을 통해 그 믿음을 우리에게 온전히 전달한다. 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 수잔 손택의 글이 인용되어 있는데, 어쩌면 이 인용된 글이 코로나 시대를 넘어설 힘을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말인지도 모르겠다. 그걸 인용하면서 이 글을 마무리짓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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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걱정하지 않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어.
누구나 다 걱정했지.
하지만 공황 상태에 빠질 정도는 아니었어.
왜냐면 맥스가 쿠엔틴한테 말한 것처럼 기다리는 것,
희망을 가지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었거든.
기다리고, 조심하기 시작하는 것,
조심하고 희망을 품는 것....
수전 손택 "지금 우리가 사는법" <뉴요커>(1986)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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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우리, 사회적 거리두기 잘 하면서, 마스크 잘 끼고, 손 잘 씻고, 차분히 기다리면서, 또 조심하면서, 희망을 품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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