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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가르쳐 준 비밀 9
하츠 아키코 지음, 서미경 옮김 / 시공사(만화) / 2002년 10월
평점 :
쓰다 보면 유난히 정이 가는 물건이 있다. 골동품 수준은 아니지만, 왠지 손때가 묻을 수록 빨리 닳아 없어지면 어쩌나, 괜시리 걱정이 되는 무엇. 다이어리가 될 수도 있고, 가방이나 거울, 혹은 더 이상 몸에 맞지 않는 옷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물건들이 실제로 나에게 말을 걸어 온다면 나는 아마 두번 다시 그것을 쳐다보지 않을 지도 모른다.
하물며 그 물건들에 영이 깃들어 있다면, 그래서 사람들을 좌지우지 할 수 있다면...
하지만, 만약, 정말 만약, 내가 가장 좋아하는 물건이 어느 날 매우 우울하기만 한 날에 슬며시 말을 걸어 온다면 난 아마도, 놀라움보다는 반가움이 앞설지 모른다.
삶은 그런 것이다. 나에게 일어나면 기적이고 남에게 일어나면 말도 안 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