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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 e - 시즌 3 가슴으로 읽는 우리 시대의 智識 지식e 3
EBS 지식채널ⓔ 지음 / 북하우스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세번째 지식e가 나왔다.

첫번째권인 노랑 지식e를 처음 만났을 때 나는 잘 다니던 회사를 때려치우고 반백수 상태였다.
그 시절 술자리에서 만난 선배가 한번 읽어봐라고 말없이 던져준 책이 지식e였다.
술이 덜 깬 뒷날 아침. 도서관에 갈 요량으로 가방정리를 하다가 잊어버렸던 책을 꺼냈다.
ebs에서 5분다큐로 자주 봤으니 생소하지 않았지만 그 영상의 감동을 책은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었다.
그 자리에서 주저앉아 다 읽었다. 그만큼 흡입력이 강하고, 사진 또한 강렬하다.
주제의식이 면면히 담겨있어 읽는내내 아프고 고통스러웠지만 책장을 덮을 수가 없었다.
밥값조차 아껴야했던 그 시기에 서점에 가서 한 권을 구입해 같은 처지에 있었던 친구에게
선물로 주었다. 간간히 읽었는지 확인을 하고 싶었다. 뭔가 같은 시대 같은 대화를 나누고 싶었다.
그 친구는 읽지 않았고. 나는 그 친구에게 실망했다. 지식e 는 내게 그런 책이다.
난 다른 친구들에게도 지식e 마케터 역할을 자처한다. 15만 독자를 만났다고 하는데,
그 15만 독자들이 한결같이 나처럼, 나 같을 것이란 생각이든다. 단연. 감히. 그렇다. 
이건 족히 150만 독자를 거느린 것과 같은 감동의 여파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두번째 빨강 지식e는 내가 갓 입사한 후 한참 적응하고 있을 때,
세번째 파랑 지식e는 백수시절 못지 않은 사회적 스트레스가 절정에 치달을 때 만났다.
사진에 담긴 무수한 사건, 시대의 어둠을 뚫고 일어선 인물들, 그들의 정신으로 하여 위로를 받는다. 

지식e 3를 세번째 다시 읽는 이 월요일 새벽. 잡히는 페이지, 페이지마다 읽는 재미가 있고,
마디마디 마다 눈물이 있고, 분노가 있고. 그 속에 위안이 있다.
엄지손이 검지가 무심코 넘긴 이 책의 페이지가 출근압박을 넘어 잠 못 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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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의 세계 살림지식총서 325
원융희 지음 / 살림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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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워서 잠시 서점으로 피신(?)했다가 '맥주'란 말에 땡겨 질렀다(3천3백원이니까)
요즘은 wabar에서 맥주를 마시는 일이 잦아졌는데, 좀 알고 마시자 싶은 생각도 있었다.
맥주의 어원, 역사, 비만여부, 마케팅 등 상당히 많은 부분을 가볍게 터치하듯 다루고 있어 아쉽다.
살림지식총서는 얇지만 결코 가벼운 정보만을 실었던 것은 아니다. 
이왕 독자의 입장으로는 말할 듯 하면서 끊어버린 다양한 세계 맥주의 내용을 
좀더 자세히 다뤘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실 첫장부터 마지막장까지 반복되는 설명이 많다. 
 
'거품은 맥주 중의 탄산가스가 새어나가는 것을 막아 주고 맥주의 산화를 억제하는 뚜껑과 같은 역할을 하는 중요한 것이다. 맥주는 거품의 형성과 그 거품의 지속성이 좋아야 한다.' p.15

'외국에도 마찬가지로 갈색이나 녹색병이 사용되고 있으며 또 어떤 것은 검은 색도 있다. 이것은 자외선의 침투와 맥주의 변질을 막기 위한 배려이다. 단 외국의 맥주 중에는 투명한 병이 사용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것은 자외선에 강한 가공 호프를 원료로 하여 변질의 우려가 없기 때문이다.'p.18 

표지사진은 화소를 높여서 좀 더 선명했으면 좋았을텐데. 꼭 화석같아 별 하나를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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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계절 1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1
도나 타트 지음, 이윤기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좋아하는 장르가 확실한만큼 해외문학 중에서도 추리는 한번도 읽지 않은 것 같다.

그런 내가 짧지 않은 분량의 '비밀의계절' 2권을 읽었다니...;;

사실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 추리소설이란 생각을 하지 못했다. 제목이야 그렇다해도 표지가 독특하다...

재밌긴 하지만 미친듯이 1장부터 끝장까지 한눈에 읽어내려간 것은 아니다. 금요일밤부터 월요일새벽까지 걸렸으니까.

버니를 왜 죽였을까, 라는 궁금증으로 시작한 책읽기는 이내에 고전어학과의 모임으로 옮겨졌다. 

학창 시절에 비슷한 모임을 한번 만들고 싶단 생각을 했기에 좀 더 특별하게 다가온 것 같다. 

버니를 죽음으로 몰고간 직접적인 원인이었을 디오니소스제의 부문은 섬뜩했지만 매혹적이었다.

저마다 대학시절 한번쯤 스치고 지날법한 사유를 파고드는 문장의 섬세함과 그 위에 담겨진 살아있는 각각의 캐릭터들.

검색해보니 같은 책이 오래전 까치에서 나왔다는 것과 다른 번역된 작품이 없다는 건 아쉬움으로 남는다.

블랙펜클럽 첫째권이라는데 후속이 뭔지 사뭇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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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가만 부르는 노래
한강 지음 / 비채 / 2007년 1월
평점 :
품절


어쩌다가보니 한강의 '가만가만 부르는 노래'(비채)가 내 손에 들어왔다. 읽고 있으니 'kbs낭독의 발견'에 낭독했던 한강의 음성들이 들린다. 그때 소설가 한강이 좋았다. 노래를 부르는데, 그녀의 미세한 모든 신경들이 긴장한 듯 떨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런데도 밀고 나갔다. 불러나갔다. 가만가만 나즈막하게 부렀다. 아, 한강이 있었구나.

내가 한강이라는 작가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아마 대학 3학년 시절이었다. 교수님과 대화를 나누다가 연구실 서가에 있는 '내 여자의 열매'라는 소설집을 보면서다. 유달리 눈에 띄였다기보다는 '강석경소설가팬카페' 활동을 하면서 누군가 몇 구절을 인용해 올렸는데 기가 막힌 구절이었다. 그래서 기억하고 있었던 찰라에 그 책을 접한 것이다. 당시 교수님은 저자와 책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는 한 라디오프로그램을 진행하고 계셨다. 싸인본이었다. 욕심나게 시리...

연구실을 나온 나는 곧장 도서관에 가서 그 책을 대출했고 그날 밤에 다 읽었다. 그의 섬세한 감성적 문장들이 좋았다. 그후 이상문학상을 받은 '몽고반점'을 읽었는데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녀의 '채식주의자'가 한창 유행할 때 나는 한철 지난 '가만가만 부르는 노래'에 흠뻑 빠졌다.

 이 책이 한편 한편마다 동감하는 대목이 있는 것은 아마도 그 연배가 우리 큰형과 같아서인 것 같다. 그녀가 끌어올리는 노래 한 편의 추억들이 지방 어느 바닷가 근처 한 방에 누운 삼형제가 카세트테입을 들으며 대화를 나눴던 시간들을 자꾸만 떠오르게 만들기 때문이다. 내가 초등학교 다닐 때 큰형은 대학생이었고, 한번씩 고향에 내려오면 해바라기, 노찾사, 정태춘, 전교조 등의 테잎을 몇 개씩 가져와 불을 끄고 같이 듣곤 했다. '이종환의 디스크쇼'도 많이 들었고, 라디오극장도 많이 들었다. 이 책에 담긴 노래들과 일치하는 곡들이 많다.

한 민중가요를 들려주며 "가사전달력이 정확해야 가창력이 좋은 가수다"라고 말한 큰형의 말이 떠오른다.

이 책을 읽으면 그때의 들었던 음악과 풍경이 중첩돼 흐른다. 살아오면서 음악에 대한 자신의 추억을 소소하게 풀어낸 책이다. 한강이 시를 썼다는 것을, 시로 등단했다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면서 알았다. 그래서일까. 체념 저편에서 이는 쓸쓸한 바람같은 글들. 피아노 사달라고 떼쓰다 포기한 뒤 종이건반으로 연습한 추억들...

일부 팝송을 제외하면 거의 대부분 알거나 지금까지 가지고 있는 음반들이라 기분이 좋다. 김현식도 그렇고, 들국화, 피터폴&매리, 하다못해 임방울의 '쑥대머리'까지... 그녀의 음악적 취향과 나의 취향이 거의 일치하는 음표를 가진 듯해 좋았고, 감성적이지만 장황하지 않고 약간 숫기있는 듯 보이는 글이 갖는 매력이 좋다. 그녀의 선곡들이, 그 선곡에 대한 느낌과 추억들이, 비록 나이차는 적지 않지만 읽는 내내 깊은 울림을 나눌 수 있어 좋았다. 나도 하루 두번 그 푸른 시간을 좋아한다.

창고에 둔 컴퓨터 본체에 있는 음악파일을 모두 꺼내야겠다. 갑자기 듣고 싶은 음악들이 내 안에서 부스럭거리기 시작했다.     

노래가사를 인용하면서 사용한 폰트도 보기 좋고. 편집자 실력 좋은 가보다. 책 제목부터 부제도 단순소박해서인지마음에듦          

(p.151)하루에 두 번, 밤과 낮이 바뀌는 푸른 시간을 좋아한다. 혈관의 피까지 파랗게 물드는 그 시간. 하늘의 먹빛이 서서히 가시고, 모든 사물이 경계에서 뛰쳐나오려 하는 새벽의 떨림을 좋아한다. 옥타비오파스의 <새벽>이라는 짧은 시를 좋아한다.

차갑고 날렵한 손길이

한 겹 한 겹 어둠의 베일을 벗긴다

나는 눈을 뜬다

아직 나는 살아 있다

한가운데

아직도 생생한 상처의

한가운데

살아있다는 것을 가장 깊게 느끼는 시간.

말로는 결코 말할 수 없는 그 시간.

...

(p.154) 십 년 전쯤 한 단편소설에서, 만약 죽기 전에 세 시간이 허락된다면 햇빛을 쬐는 데 허비하고 싶다고 쓴 적이 있었다. 지금의 내 마음도 변함없다. 그 세 시간 동안 햇빛 속에 온전히 온몸을 담글 것이다. 단, 사랑하는 너와 함께. 나 없이 오랜 시간을 살아갈 네 손을 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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