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조금이라도 읽는 사람이라면 유독 신뢰가는 작가가 한 명은 있을 것이다. '샐린저'의 사망소식을 들었다. 책을 좀처럼 잘 읽지 않는 나도 샐린저에 대한 호감을 늘 안고 있다. <파인딩 포레스트>를 보면서 그 주인공의 배경이 된 작가라고 한다. 이책을 읽은지 2년정도 된 것 같다. 이책에서의 샐린저도 궁금했지만, 그보다 더 '최승자'시인의 번역?이 호기심을 자극했다. 자세한 내용은 시간과 함께 사라졌지만, 허기지고 구차한 삶 같아서 스스로를 무척 괴롭히던 시기였다. '뉴요커', '바나나피시를 위한 완벽한 날'은 그런 내게 애틋함이 베인 이야기로 느껴졌다. 주인공 이름을 좀처럼 외우지 못하지만, 이책 속에 한 주인공 시모어는 스토리보다 그 내면을 계속 떠오르게 하는 인물로 기억에 남아있다. 서재를 뒤져서라도 다시한번 이책을 찾아봐야겠다.
해외뉴스들을 보면 지구 어딘가에는 매일 전쟁을 치르는 중이다. 그저 무료한 일상. 누워서 TV를 보다가 내전, 전쟁 이런 뉴스들이 나온다. 아무런 감각이 없다. 그냥 전쟁이 일어나고 있구나 정도. 진중권의 '레퀴엠'은 쉽고 빠르게 읽힌다. 과거의 한 경험을 축으로 풀어내는 전쟁이야기가 제맛이다. 전쟁이야기라고 하니 긍정으로 비춰지는 듯 하지만, 이책은 전쟁비극을 말하고 있다. 정치지도자들의 욕망으로 일어난 전쟁이 수많은 사람들을 고통으로 몰아넣고 있다. 광기의 역사는 현재에도 진행 중이다. 이책을 읽으면 일상에서 전쟁을 인식하게 되므로 고통스러울뿐이다. 단, 첫대목에 등장하는 '릴리마를렌' 연합군과 나치군 모두 유행한 노래를 듣다보면 굳이 '평화'라는 말을 붙이지 않더라도 희망의 느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