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천만 원으로 작은 식당 시작했습니다
김옥영.강필규 지음 / 에디터 / 2011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작은 가게.

일본에 살고 있을 때 작은 음식점들을 많이 다녔었다. 아니 대부분 좋은 음식점들은 작은 음식점이었다. 주인이 쉐프인 경우가 많았고 안주인이 음식점에서 서빙 및 관리를 하는 형태들이었다.

작은 이탈리안 음식점, 스시집 그리고 일본 전통 음식점등등.. 가게들마다 독특한 메뉴와 분위기를 가지고 있었다. 어떤 음식점들은 예약과 메뉴를 미리 정해야만 맛있는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예약 손님이 없을 때 아예 문을 열지 않는 곳도 있었고 아님 재료가 없거나 떨어져 먹고 싶은 메뉴를 주문할 수 없었다.

이런 음식점들은 대체로 음식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고 음식 또한 훌륭했던 기억이 있다.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음식점에 대한 여러가지 호기심에 있었다. 음식점 개업 그리고 운영과정들이 나에게는 호기심을 불러 일으켰다.

이 책을 읽고 난 이후에 2nd 키친에 들러 돈까스를 한번 먹어 보고 싶었지만 안타깝게도 2nd 키친이 작년에 문을 닫은 것을 알았다. 정성이 들어간 돈까스를 한번 먹어 보고 싶었는데..

사실 한국에서는 제대로 된 재료로 잘 튀겨진 돈까스를 찾는 것은 왠만한 맛집을 찾는 것보다 더 힘든 일이라는 것을 경험해서인지 꼭 한번 가보고 싶었다.

저자와 남편인 요리군의 음식과 가게에 대한 철학이 흥미로웠고 또한 그 과정을 읽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었다. 가게를 준비하고 오픈하는 일도 힘들었을 텐데 이런 내용들을 준비해두었다가 책으로 낼 수 있었다는데 참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사업으로서의 음식점을 넘어서 진정한 요리점을 운영할 계획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인테리어, 음식의 컨셉 부문은 많은 의미를 전달해준다. 안주인과 쉐프는 마케팅쪽의 경험은 없는듯하나 음식과 음식적 철학에 있어서 훌륭한 마케팅적 접근을 했는 듯하다.

2nd 키친이 사업적으로는 성공(?)을 못한 듯 해서 좀 안타까울뿐이다.

한국에서 음식점은 철학을 가진 요리점이라기 보다는 하나의 비즈니스로 운영되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안타깝다. 권리금, 임대료, 인건비등의 부담이 철학을 생각하기에는 너무나 기대치가 높은것일까?

개인적인 선호이지만 어느 음식점이던지 그 집의 밥을 보면 그 집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다. 밥을 제대로 하는 집은 그 주방장의 마음을 알 수 있다고 본다. 밥집에 밥의 수준이 못 미치면 그 어떤 다른 메뉴도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한다.

이 책을 통해서 음식점을 보는 눈이 더 까다로워진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된다. 음식점을 보는 눈 높이가 높아져서 일상 생활에 별로 도움이 안되는 듯하다. 세상에 다 고만고만한 밥집만 있는데 나만 다른 눈높이를 가진다면 어떻게 살아간단 말인가..

아뭏튼 2nd 키친의 내외가 새로운 밥집을 열어 한번 가볼 수 있으면 좋겠다. 2nd 키친의 의미처럼 김이 모락모락나는 금방 차린 밥상으로 하루를 채울 힘을 얻거나 하루를 마감할 수 있다면 서로 행복한 일이 아닌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