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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드 스트라이크 ㅣ 창비청소년문학 88
구병모 지음 / 창비 / 2019년 3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책을 읽고 난 후 조금이라도 기억으로 남기고 싶어서 시작했던 서평 그렇게 흔적을 모아 기억의 조각들이 하나씩 채워져 가고 있다. 모든 책을 읽고 난후 기록을 남기는 거는 아니지만, 이런 종류의 책은 솔직히 처음 읽어봤다. 다양한 책을 만나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는데, 최근 가끔 시청하고 있는 출판사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드라마도 한몫이라 하겠다. 그런데 때마침 창비에서 #눈가리고책읽는당 을 신청했는데 어느 날 가제본 되어 나온 수상한 300권 중에 한 권이 내게 왔다. 표지는 물론 제목도 작가도 모르는 상황, . 오직 단서는 세 가지뿐이다. #새인간 #작은날개 #영어덜트소설, 영어덜트(Young Adult ) 소설과 관련된 책을 처음 읽다 보니 작가와 제목이 누구일까? 궁금해하며 첫 페이지부터 상상력을 동원하여 읽는 재미가 흥미롭다.
p.11 .....그냥 그대로 꼭 안아 주면 돼, 너의 두 팔로, 너의 가슴에.
이렇게 만난 서론, 작은 날개로 안아주는 거 같다 벽안의 세계에 들어온 익인의 이야기 마치 날개를 달고 날아가고 싶은 이카루스를 생각나게 한다.
드디어 책이 출간되었다. 구병모 작가의 [버드 스트라이크]이다. 알고 보니 이 책 반응이 실로 핫하다.
제목의 버드 스트라이크( bird strike) 그 뜻을 찾아보니 조류가 비행기에 부딪히거나 엔진 속에 빨려 들어가는 것을 말한다.
이 책에 등장하는 비오는 고원지대와 절벽에 사는 익인이다 엄밀히 말하면 비오는 익인과 벽안 사이에서 태어났기에 작고 왜소한 날개를 가졌다. 그래서 비행도 서투르다. 어느 날 익인들이 벽안을 습격하였고, 비오는 다시 돌아가지 못하고 벽안에 붙잡혀 있게 된다. 비오는 그렇게 벽안에 왔다. [버드 스트라이크] 비오 에게는 불시착이라고 해야 할까? 그리고 도시인들 살고 있는 벽안 시청사에서 사생아로 태어나 갇혀서 살고 있는 루 라는 아이를 만나게 된다. 비오는 루를 인질로 삼아 벽안을 탈출하기에 이른다. 인질이라 하지만 루는 비오를 통해 자유와 위로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 그러면서 비오와 루오가 겪게 되는 다양한 사건들 속에 비오의 작은 날개가 루의 어깨를 토닥여 주는 거 같고, 루는 비오에게 내 어깨를 빌려주어 그렇게 성장하고 있다.
우리가 짐을 나누는 것은 서로를 향해 마음을 베푸는 일이야. p.93
p.168 몸을 으스러뜨리거나 목덜미를 낚아채어 던져 버릴 것만 같은 바람을 향해 비오가 날개를 활짝 펼쳤을 때, 그 앞에 펼쳐진 정경을 루는 결코 해독하거나 형언할 수 없을 것이었다... 루는 제 어깨가 누군가의 뜨거운 팔 안에 들어가 있는 것 같았다.
“많이 아프지.” 일부러 말을 시켜서 루의 눈꺼풀에 내려앉은 잠을 방해했다.
“ 아무 느낌이...없는데도 , 몰라, 계속 눈물이 나와.”
심연으로 가라앉으려는 루의 의식을 비오의 목소리가 잡아당겼다.
“피가 멎을 때까지 조금만 참아, 조금만........”
p.218 ‘베푸는 겁니다. 무엇이든 나눠 주는 거지요. 자기가 가진 거라면, 하다못해 한 줌이 체온이라도 말입니다. 조각내서 나눠 줄 수 없으니 그 순간 눈앞에 있는 당신에게 최선을 다해서 마음의 전부를 주는 것, 그게 우리의 본성입니다. “
p.291 .... 해소되지 않은 마음을 계속 안고 살아가는 것 또한 인생이잖아.
영 어덜트 소설 내겐 처음이었다. 판타지적인 요소로 독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비오와 루의 이야기를 통해 강한 울림을 주게 한 구병모 작가의 소설. 그리고 수상한 책으로 그 궁금증을 자아내게 한 창비출판사. 힘내라고! 토닥이며 위로의 손길을 조각내서 나눠 줄 수 없으니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만큼은 최선을 다해 전부를 전하려는 마음 느껴집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