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진실에 대한 이야기의 이야기 - 헤로도토스의 <역사>에서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문명의 붕괴>에 이르기까지
앤 커소이스.존 도커 지음, 김민수 옮김 / 작가정신 / 2013년 1월
평점 :
절판


 

 

[역사/문화역사,진실에 대한 이야기의 이야기-헤르도토스의 역사에서 제러드다이아몬드 문명의 붕괴에 이르기까지

앤 커소이스,존 도커-지음/김민수 옮김/작가정신/2013 1 30/양장본/ 536쪽/ 223*152mm (A5신)/ 815g

이 책의 원서 : Is history fiction?/Curthoys, Ann

Is history fiction?(역사는 허구인가?)
이 책의 원제는 이러하다.
역사 과목을 좋아했다고, 역사소설 몇 권 읽었다고 용감하게 이 책을 접하기에는 나의 내공이 부족함을 느꼈다; 가볍게 읽어내리기에는 단어와 깊이를 알아갈수록 심오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역사서에 초석이 된 헤로도토스의 <역사>와 투키디데스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를 축으로 이야기하고 있어 먼저 이 책 2권을 읽지 않고는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듯도 하지만, 총 12장의 구성 중 친절하게도 1~2장에서 헤로도토스의 그리스-페르시아 간 전쟁사를 쓴 <역사>와 투키디데스의 스파르타와 아테네 전쟁을 쓴<펠로폰네소스 전쟁사>의 내용을 많이 오픈하기 때문에 안읽었어도 읽은 듯 전체의 흐름을 간파할 수 있다.

<역사,진실에 대한 이야기의 이야기>
호주의
원주민은 백인과 유럽의 역사를 폄하한다는 구절이 있다.
인은 무억을 기억하고 잊어야할지, 무엇을 폐기하고 보존해야할지, 과거와 현재를 연결시킬 줄 모른다고 생각한다고한다.
지극히 동양인의 관점인 나도 대단히 잘난 족속 아니면서 태초부터 오늘까지 '그들이' 얼마나 우월감과 자만감에 빠져있나를 이 책이 보여줬다고 평가한다.
그만큼 <역사,진실에 대한 이야기의 이야기> 는 지독하게 '서구의, 백인의, 기독교' 의 역사만을 다룬다.
물론 우리가 현재 배우는 세계사란 곧 서구의 전통이고 유대-기독교적 유산임을 인정해야할 것이다.
역사 서술의 창시자 헤로도토스, 투키디데스도 그랬던 것처럼~
신은 모든 역사에 존재하고, 모든 역사에 살고 있으며, 모든 역사에 발견된다. 모든 행위가 신의 존재를 입증하고, 모든 순간이 신의 이름을 찬양한다.97쪽

(교황의 입을 통해)
적을 기독교로 개종시키거나 그렇지 않으면 완전히 파괴해야만 한다는 선언이 나왔다.106쪽
복음이 아니면 차라리 너희에게 죽음을 준다는 말인가?
서구 유럽의, 기독교의 역사가 역사의 주류를 이룬 원동력이니만큼 그 역사의 주인공인 백인은 그들의 십자군을 통한 전 세계의 식민전쟁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그 정복전쟁을 하나님의 이름으로 합리화시킨다.
기독교가 타락함으로 가져오는 폐단은 국외자, 이교도들은 멸시해도 된다는식의 변질된 정의를 세우며 비서구의 세력이나 역사쯤은 무시하고 치부해버리기도한다는 것이다.
기독교를 믿는 라틴-게르만 유럽인이 '우리는 다른 민족들보다 우월하며 문명사회를 대표한다' 는 굳은 믿음으로 미개 사회를 정복하면서 '너희를 문명사회로 개선시켜준다'는 미명을 걸었지만 실지로는 얼마나 많은 비기독교인들과 비서구 세력이 피정복과 복음을 함께 전하여 받았단 말이가?
역사는 그래서 허구인가? ㅠ.ㅠ

<역사,진실에 대한 이야기의 이야기>
역사를 바라보는 다양한 포커스를 보여주는 재미도 있다.
ㄱ. 역사 속 여성의 권리에 관하여
백인 페미니스트의 여권 운동에서 안타깝게도 흑인 여성은 제외였다 ㅡ.ㅜ
헤로도토스-스콧으로 이어지는 페미니즘의 혁신적인 역사도 인종적으로는 차별을 둔 것이다.
1975년부터 섹스/젠더 체제가 페미니스트 학자들 사이에서 대중화되었다고하니 여권운동도 그다지 장구한 역사를 가진 것은 아닌 듯하다.
ㄴ. 역사는 오랜 세월동안 문학의 한 부류였다. 18세기까지 그랬다.
지식이 별도의 학문으로 구분되지 않아(영국 및 유럽에서는)역사를 문학의 한갈래로 보았으며 19세기 초반부터 역사와 문학으로 나뉘어졌다고한다.
개인적으로는 이야기꾼인 헤로도토스보다 투키디데스에서 - 성직자이자 교사인 랑케로 이어지는 사실성에 입각한 역사서술이 더 마음에 들었으나 이 책은 문학성을 추구한 헤로도토스의 편을 더 들어주는 것 같다. 아무래도 얻어들을 것이 많고 재미있었던 때문인지.

보이지 않는 과거를 어떻게 말할 수 있으며, 반드시 다
알 필요도 없으며, 전해들은 모든 것을 다 말할 의무도 없다.
역사를 여성에 비유한 비유가 적절하다고도 본다.
역사가에게 과거는 여성이다 그는 여왕을 사랑하듯 과거를 사랑한다--오크숏 216

역사란 무엇인가? (1961년 E H 카)
과학과 마찬가지로 역사는 윤리적 판단을 내리지 않는다 고한다.
600만명을 학살한 전대미문의 홀로코스트와 30만 난징대학살을 보이지 않는 과거의 역사라고 사이즈를 줄이거나 은폐하는 것도 윤리의 잣대를 적용해 비판할 수 없다면 역사는 정말 허구인가? (Is history fiction?)

예를들어 역사가가 과거에 살았던 어떤
사람의 행동과 말을 대한 정보를 다루려고 하면 그사람의 특징을 묘사하기 위해 창작예술처럼 수사학의 일부를 사용하는 수밖에 없다 236쪽
그래서 한때는 역사가 문학의 범주에 있었나? 지금은 없는 과거의 사람과 행동양식 등을 묘사하기 위해 문학처럼 아름다운 수사를 사용하고 지극히 개인적인 해석으로 미화하고 열거하나보다.
EH 카는 역사서술에 있어 언어와 표현은 개의치 않았으나 앤 커소이스,존 도커의 Is history fiction?(역사는 허구인가?)는 역사의 언어적 표현까지 언급한다.
하나님이 말씀으로 천지를 창조하신 것처럼 역사가에게는 언어로 역사를 써내려간다.
여러 권의 역사서를 들여다보는 것 같은, 철저하게 3인칭 이방인의 입장으로 냉정하게 역사란 허구인가?를 끊임없이 질문하며 이어내려간, 아직도 역사란 무엇인지 답을 내리기는 모자란 내가 <역사,진실에 대한 이야기의 이야기>를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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