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 언어 - 개정판
제인 정 트렌카 지음, 송재평 옮김 / 도마뱀출판사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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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og.naver.com/scarlet7392/80163890271

 

우리나라에서 1972년 생후 6개월 만에 4살 된 친언니와 함께 미국으로 입양된 제인 정 트렌카가 자전적으로 쓴 에세이집이다.

그녀는 머리, 정신적으로는 철저하게 백인 사회, 미국인이면서 머리 아래 몸은 피로 물려받은 어머니의 DNA를 가지고 있는 유색인종, 한국 사람이다.

http://ybooks.blog.me/50143575284

 

 

 
 

피는 언어로 존재하지 않는 기억이다.- 조이스 캐럴 오츠

 

<피의 언어> 책의 후반부에 어릴 적 닭의 도살 시즌, 할아버지 도끼에 닭의 머리가 잘려나가는 이야기로 머리와 몸이 따로 분리되는 자신의 괴리를 극적으로 표현한다.

진정으로 갈망한 것은 완전함이었다, 모가지가 잘린 닭이 머리는 인상을 쓰며 땅을 뒹굴고, 잘려나간 몸은 개와 짐승들이 짖는 가운데 피를 거꾸로 치쏟으며 몸부림 치다가 죽어가는 잔인한 장면으로 머리로는 철저하게 미네소타의 백인 친척들과 똑같은 외모, 메커니즘으로 살고 싶은 마음과 지구 반바퀴를 한恨이라는 정서와 함께 건너온 머리 아래 황색 육체의 갈등을 잔인하게 묘사한다.

지은이 제인 정 트렌카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한국 사람이지만 완전한 한국인도 아닌 것이, 그렇다고 미국인이지만 백인이라 하기에는 육안으로 어김없이 아시아인인, 그녀의 표현을 빌어 마치 머리 2개 달린 '야누스'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자신을 입양한 미국 부모님에 대해서 마치 마트에서 인형을 고르는 듯한 비유를 하고, 국제 입양으로 인한 상실의 아픔을 잘 이해 못해주는 서운함과 DNA의 차이를 언급함에 그녀의 조국 미국에 대해 이 얼마나 '(지은이 왈)비열하고 버릇 없고 배운 망덕한 투정' 인가 하는 생각도 해보았는데, 이 책은 2003년 미네소타 북어워드 수상작이다.

영문학을 공부한 제인 정 트렌카답게 <피의 언어>는 1인칭 에세이지만, 자신이 겪었던 일화를 소설과 희곡 무대에 자신을 주인공으로 세워 3인칭 시점에서 접근을 하며 이야기 하는 등, 책 전체의 문장과 흐름이 매우 문학적이고 감각적인 면이 많다.

같은 여자로서 한국인으로서 그녀의 여린 마음과 타고난 감수성에 공감도 하는데, <피의 언어>는 번역본 소설을 보는 듯한 것이 한국인이 쓴 책이지만, 그녀의 언어는 English라서 그러나보다.

수십 년이 지나 친엄마, 친자매가 만나 서로 안통하는 언어에 사전을 들고 통역관에 의지하는 것에 비하면 이 정도 문화적 이질감은 아무것도 아니지만 ㅡ.ㅜ

 

나도 구세대라 단어의 뜻도 모르고 난발 할 때가 많지만, '글로벌 시대' 라고 한다.

하나의 진실에 대한 다양한 시각들, 한국 이름 '정경아' 라는 1사람을 두고 이름은 3개다.

미국 이름+ 한국 성+ 남편 성씨 = 제인 정 트렌카

미국인 제인 정 트렌카의 한국인 되는 법, 범아시아 태평양 군도를 건너 친정 찾아 삼만리,

<피의 언어> 제인 정 트렌카의 세계관, 백인의 세계관 & 한국인의 세계관 3점이 만나는 인식의 차이를 항해하는 법을 배우는 과정을 보여준 책이다.

 

상실이란? 애당초 거기에 중요한 뭔가 소유할 가치가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란다.

제인 정 트렌카는 자신을 입양인이라기보다 '추방자' 라는 표현이 맞다고 주장한다.

입양아라는 것은 입양이 됨으로써 얻어지는이득, 새 조국에 대한 고마움(+)과 불가분의 관계에 엄청난 상실의 무게(-)를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것이 <피의 언어>를 쓰는 그녀의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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