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이 고인다
김애란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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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말이야."

"......응."

"크리스마스가 되면 선물 받고 그랬잖아."

".......응."

"그런데 난 참 이상했어."

동생이 등을 돌리며 졸음에 겨운 목소리로 묻는다.

"뭐가?"

사내는 추억에 잠긴 목소리로 말한다.

"그게, 티브이나 영화에서 보면 크리스마스 선물이 되게 예쁘게 포장돼 있었잖아. 그것도 꼭 장된식 전나무 밑에 놓여 있고. 거기 나오는 선물들은 전부 커다랗고 근사한 박스 안에 들어 있었잖아. 정말 산타가 준 선물같이."

동생이 점점 흐려지는 목소리로 대답한다.

"......응.'

"근데 우리 머리 위에 있던 선물은 왜 항상 까만 봉다리 속에 들어 있나. 나는 그게 참 이상했었어."

"........"

"넌 안 그랬니?"

"......."

사내가 고개 돌려 동생을 바라본다. 소리 없이 잠든 모양이 꼭 죽은 것 같다. 사내는 말없이 누눠있다. 손가락으로 동생을 툭 건드리며 한마디 한다.

"야, 화장 지우고 자."

 
<성탄특선>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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