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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대왕 - 사계절 1318 문고 7 ㅣ 사계절 1318 교양문고 7
크리스티네 뇌스트링거 지음, 유혜자 옮김 / 사계절 / 1998년 5월
평점 :
절판
술자리에서는 사회의 여러 문제가 우리 입에 오르내린다. 특히나 진보적인 입장을 지닌 사람들은 약한 사람들의 짓밟힌 권리에 대해 침을 튀겨가며 열변을 토한다. 그러나, 그 사람들이 각자의 직장이나 집으로 돌아갔을 때, 그들은 자신보다 약한 사람들의 권리 (자식이든, 새카만 후배든) 와 그들의 요구에 대해 마음을 열고 귀기울여 주는가?
말따로 몸따로. 겉으로는 민주주의가 화려해 보이는 세상일지 모르지만 자신의 삶으로 들어갔을 때 민주주의는 말로만 이야기하는 이론일 뿐인 자신을 발견할 때가 있다.
우리 사회에서의 뿌리깊은 유교적 봉건성을 가부장제에서 찾는 사람들이 많다. 가정에서의 그 위계 관계와 권위, 폭력성은 감히 다른 사람들이 언급조차 하길 꺼려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는 더 수면 밑으로 가라 앉는다. 그러나 제일의 교육 장소인 가정의 모습이 이러하면서 우리 사회가 바뀔 거라는 생각을 하게되기는 힘들다.
<오이대왕>은 이러한 문제들을 '오이대왕'과 한 가족을 등장시켜 풍자적으로 보여준다. 오이대왕의 얼토당토하지 않는 수작들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는 결국, 우리 가정과 사회의 뿌리 깊은 권위주의와 봉건성에 맞닥뜨리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진지한 문제를 발랄한 소설로 풀어 내는 작가의 능력에 감탄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