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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Step from Heaven (Paperback)
An Na 지음 / speak / 2003년 10월
평점 :
품절
한국어로 된 책이었다면 아마도 읽지 않았을 것이다. 소설이라기 보다는 다만 이민세대의 체험수기 비슷한 느낌이었으므로.
바닷가에서 함께 살던 할머니를 남겨두고 어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도미한 가족이 겪게 되는 생활의 모습이 적나라하다. 한국에 살 때는 비록 가난했으나 자기 배를 갖고 일하던 뱃사람이었던 아버지는 현실의 부적응자로 살아가면 술과 가족들에 대한 폭력을 일삼는다. 가장 슬픈 것은, 엄마에게 일상적으로 가해지는 폭력과 그에 더해 아들에게는 남자다워야 한다며 가해지는 폭력, 똑똑하고 자의식이 강한 딸을 일상적으로 짓밟는 아버지의 폭력이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모든 것을 용서하고 현실을 그저 감내하며 살아야 하나? 주인공의 선택은 다르다. 가부장적이고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며 술과 폭력을 일삼는 아버지나, 아버지의 폭력 속에 순응하고 마는 어머니, 아버지의 모습을 조금씩 닮아가는 또다른 희생자인 남동생 등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모두 맘에 들지 않았으나 마지막 주인공과 어머니의 용기있고 결단력 있는 선택이 참으로 다행이었다.
이 책의 작가는 전직 교사였다가 이 첫번 째 소설을 쓰고 나서 전업작가가 되었다고 한다. 과연 다음에는 어떤 글을 쓰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