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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옷
아멜리 노통브 지음, 함유선 옮김 / 열린책들 / 2003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아멜리 노통 매니아가 많은 듯 하여 도대체 어떤 작가이길래? 하고 궁금한 마음에 선택하게 된 책이 바로 이 <시간의 옷> 이었다. 처음 얼마간을 읽어 나갔을 때, '아, 이거 뭐야? 초등학교 때 읽었던 환타지 소설류인가?' 하는 생각은 잠시, 점점 노통의 이 대화체 소설에 빠져들어갔다. 26세기의 아이큐 190의 천재인 셀시우스가 설명하는 잘 이해되지 않는 이론들에 가끔씩 갸우뚱 거리긴 했으나, 한 호흡 쉬기조차 어려우리 만큼 노통과 셀시우스 두 사람의 대화를 숨막히고 재미있게 따라다녔다.
아멜리 노통을 좋아할 수 밖에 없게 된 이유는 온갖 경계를 끊임없이 넘나드는 놀라울 정도의 해박한 지식(진위 여부를 떠나서)이나 재기발랄한 상상력 뿐만 아니라, 귀엽다고까지 느껴지는 촌철살인의 위트와 빛나는 유머이다. 스티븐 스필버그 영화를 보면서 '스필버그는 분명 천재야!' 했던 것처럼 노통 역시 21세기의 천재임이 분명하다. (26세기의 셀시우스는 노통을 멍텅구리로 규정한다 ^^;;) 후반부 이후 혹시나 했던 결말로 이어져서 약간 아쉬울 뻔 했으나, 셀시우스에게 건네는 마지막 인삿말에 완전히 노통에게 매료당했다. 원어로 한 번 읽어봤으면...! 좋아할 만한 작가를 발견하게 된 것 같아서 기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