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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생의 한가운데
루이제 린저 지음, 강두식 옮김 / 문예출판사 / 2003년 7월
평점 :
절판
내 생의 최고의 책 중에 하나인 <생의 한가운데>의 속편이라 할 수 있는 책… 슬프고도 실망스럽다. 마흔 살을 넘긴 니나가 한 남자와의 관계에 천착하게 됨으로써 자신의 재능과 열정을 모두 유보하고, 종교에 대해 갈등하다가 어느 순간 화해와 함께 카톨릭에 귀의하다니… 특히 니나와 그 남편의 사랑은 예전에 읽었던 김원일의 '사랑아 길을 묻는다'를 떠올리게 했다. 파멸의 길을 뻔히 내다 보면서도 걸어갈 수 밖에 없는 숙명이라며 니나는 자꾸만 자기의 생을 내맡기는 이유가 뭘까? 전작에서 보아왔던 생의 한가운데에서도 결코 꺾일 줄 모르던 생에 대한 열정과 에네르기, 폭풍 한가운데의 고요한 눈과 같은 놀라울 만한 평상심 등은 사라지고 모든 것을 그저 남자와의 운명에 내맡긴 듯한 생의 태도가 쉽게 납득이 가질 않는다. 내 나이 마흔이 되서 읽으면 다르게 이해할 수 있을까? 제발 그러지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