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주는 소설재밌고 의미 있다. 진짜로 재밌다. 또 진짜로 의미 있다. 그 이상 어떤 말이 필요할까. 소설에 재미와 의미를 동시에 담는데 성공했다면, 그걸 독자에게 전달했다면? 나는 그걸로 '끝'이라고 생각한다. 이 소설은 그런 의미에서 '끝'이다. 끝내준다. '요즘 사람'이 쓴 재밌는 '요즘 사람' 이야기"마침 둘 다 이제 입이 트이기 시작했어요. 지금은 저랑 와이프 둘 다 엄마라고 불러요. 아빠보단 엄마가 발음이 쉬워서겠죠. 저는 어느 쪽도 그렇게 선호하진 않아요. 좀 더 자라면 이름으로 부르는 게 어떤지 제안해 보려고요." 확실히 이 사람보다는 내가 훨씬 유교적이고 봉건적이구나. 수진은 새삼 생각하면서 따라 웃었다. (180-181)아기를 원하는 트랜스젠더가 엄마에게 난자 기증을 부탁한다. 자기 정자를 쓰면 자기는 엄마가 아니라 아빠가 될 테니까 싫지만 필요하다면 엄마 난자를 기증받아서라도 '엄마'가 되고 싶다. 끝내 엄마의 난자로 엄마가 되는 데는 실패했지만 출산엔 성공한다. 좋은 엄마까지 될 수 있을까? 그건 모른다. 지켜봐야 한다. 레즈비언 커플에게 난자 기증을 받으러 간 수진은 '웃긴' 질문을 하고 나서야 자기가 유교적이고 봉건적이었음을 깨닫고 같이 웃는다. 늘 좋은 엄마도 언제나 좋은 딸도 없다. 이럴 때도 저럴 때도 있고 이런 면도 저런 면도 있다. 옳고 그른 게 아니다. 그건 그냥 그런 거다. 다른 이유나 설명은 필요없다. 그게 요즘!! 스타일이다. 멋진 척, 올바른 척, 타락한 척, 새로운 척..척척척. 그 어떤 척도 안 한다. 그래서 웃기고 홀가분하고 상큼하다. 그렇다고 절대 가볍거나 함부로 이야기하진 않는다. 그게 이 작가의 탁월한 재능이다. 부럽다.한 번 읽기 시작하면 그만 둘 수 없다. 얼른 다음 이야기의 또 다른 인물을 만나고 싶어 진다. 저 세상 어딘가에 있을 거 같은 사람이 아니라 내 옆에서 동시에 내 안에서 숨쉬며 살아 있는 그 인물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