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은 안전을 배달하지 않는다 - 배달 사고로 읽는 한국형 플랫폼노동
박정훈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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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천만한 일터가 된 도로


배달 라이더들에게 도로는 일터다. 자칫 잘못하면 생명을 잃을 수도 있을 만큼위험천만한 일터.

일터도 있고 일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 일터에서 발생하는 위험을 관리하고 일하는 사람의 안전을 책임질 '회사'는 없다. 그 일터에서 발생하는 수익은 대부분 플랫폼 기업이 가져간다. 하지만 그 기업은 아무 것도 책임지지 않는다. 너무 이상하지 않은가? 


위험 부담과 비용은 고스란히 노동자와 소비자가 져야 하지만 제일 이득을 보는 건 플랫폼 기업인 현실을 왜 나는 당연하게 받아들였을까. 왜 제대로 생각해 보지도 않고 무작정 배달 라이더들을 못마땅하게 여겼을까. 교통 규칙을 지키지 않고 배달하는 라이더들의 잘못이 없다는 게 아니다. 보다 더 근원적인 문제 직시해야 진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먹고 살기 위해서 하는 일인데 목숨 내걸고 배달하고 싶은 사람이 있을까?


캐릭터가 아니라 사람이다


배달하다가 사고가 나도 고객의 컴플레인을 걱정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가도 내가 시킨 음식 배달이 늦어지면 과연 나는 얼마나 참을성 있게 기다릴 수 있을까 생각하다보면 마음이 복잡해진다. 앱을 켜면 실시간으로 배달원의 위치를 보여 준다. 귀여운 캐릭터로! 하지만 그 캐릭터로 실시간 표시되는 건 진짜 살아 있는, 먹고 마시고 숨쉬는 사람이다. 이 책의 여러 내용 중 특히 화장실 이야기가 마음에 콕 박혔다. 화장실이 없는 회사라니. 나는 하루도 못 버틸 것 같다. 화장실 갈 시간도, 이용하고 싶을 때 자유롭게, 마음 편하게 이용할 수 없는 화장실도 없는 회사라니.

캐릭터가 아니라 사람이 배달하고 있다는 걸 꼭 기억하려고 한다. 나부터.


안전하게 일하고 정당하게 보상받을! 당연한 권리


안전하게 일하고 정당하게 보상받을 권리는 노동자라면 누구나 보장받아야 할 당연한 권리다.

특수 고용 형태로 일하는 배달 라이더라고 해서 이 권리를 보장받을 수 없다는 건 말이 안 된다.

당연한 권리를 당연히 보장받을 수 있도록, 안전하게 배달된 음식을 마음 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그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이 사회에서 함께 노동하면서 살아가는 사람을 위해, 누구보다도 나를 위해 지속적으로 관심가져야 한다. 이 책을 읽는 게 좋은 시작점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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