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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또 하나의 컴퓨터 ㅣ 공학과의 새로운 만남 7
톰 지그프리트 지음, 고중숙 옮김 / 김영사 / 2003년 2월
평점 :
품절
기존의 물리학을 새롭게 정보 물리학적 관점에서 바라보면 어떻게 새로운 통찰을 얻을 수 있는지, 그리고 기존의 물리학에서 무시되었던 정보를 중요한 역할로 승격하여 새로운 정보 물리학적 관점을 정립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에 대해 여러 사람의 물리학 전문가들과의 인터뷰나 물리학 논문 독서를 통해 알게 된 내용들을 과학 담당 언론인 출신인 저자가 물리학에 문외한인 독자들에게 쉽게 개략적으로 잘 설명해주고 있다.
물리학은 그 시대의 사람들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친 대표적인 기계가 무엇이냐에 따라 그 기계의 관점에서 우주를 설명하려고 했다는 저자의 가설적 주장은 흥미롭다. 뉴턴의 시대에는 당시 가장 정밀한 기계였던 시계의 관점에서 우주를 기계론적 우주로 바라보았고, 19세기 산업혁명기에는 당시 가장 중요한 동력기관인 증기기관의 관점에서 우주를 열역학적 에너지 체계로 보았으며, 21세기 현재 정보혁명 시기에는 모든 산업-학문에서 중요한 도구인 컴퓨터의 관점에서 우주를 정보-계산적 체계로 보게 되었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상적인 환경에서는 정보를 전달하는 데에는 에너지가 전혀 손실되지 않지만, 그 어떠한 환경에서도 정보를 삭제하는 데에는 에너지가 소모된다는 란다우어의 원리는 정보가 어떻게 실제 물리적 실재와 관련될 수 있는지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다. 또 복잡-적응계로서의 생물은 사실상 '정보수집사용계'로 볼 수 있으며, 크고 복잡한 정보처리기관을 가진 고등 생물과 작고 간단한 정보처리기관을 가진 하등 생물이 어떻게 동시에 공존할 수 있는지에 대한 잭 크러치필드의 설명은 실제 생물들의 생활과 정보 처리가 어떻게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지 잘 보여준다.
그리고 인간의 의식 또한 신경회로망의 시냅스의 흥분과 이완에 의한 신경 전달 물질의 전달 과정으로 볼 수 있는데, 이 또한 시냅스의 흥분과 이완을 논리 소자의 켜짐과 꺼짐으로 볼 수 있고 신경회로망은 그러한 시냅스 논리 소자들이 다수의 입력을 받아 하나의 출력을 하는 전자회로망과 그 논리적 구조가 동일하므로, 인간의 의식 또한 전자회로망에서 일어나는 정보 전달과 처리 과정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 이러한 여러 가지 주제들을 살펴볼 때, 정보가 실제 물리적 실재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관점의 정보 물리학을 중요하게 취급해야 한다는 저자의 주장이 꽤 설득력 있게 들리기도 한다.
참고로, 복잡-적응계로서의 생물을 정보수집사용계의 관점에서 연구하는 잭 크러치필드가 내놓은, 미래 예측을 위해 필요한 정보의 양으로서의 통계적-복잡성이라는 복잡성에 대한 새로운 수학적 정의는 '지적 설계' 운동 진영의 뎀스키(Dembski)가 지적 설계의 시금석으로 정의한 '복잡-특정성'과 비교해본다면 매우 흥미롭다. 이는 겔만이 내놓았다고 하는 복잡성 측정 개념과도 많이 유사해 보인다.
그리고 양자론에서의 확률적 세계가 고전 물리학에서의 결정론적 세계로 연결되는 과정인 양자 상태의 붕괴 또는 파동함수의 오그라듦에 대해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를 둘러싸고 오랫동안 계속되었던 양자역학의 해석 문제에 대해 겔만 등이 새롭게 제시한 설명 또한 흥미로웠다.( 본인 또한 양자론은 물론 물리학 자체에 문외한이라 '정확하고 상세하게' 이해하기는 당연히 어려웠다.)
최근 중요시되고 있는 정보처리라는 관점에서 우주, 생물, 양자론 등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지 간단한 설명이라도 듣고 싶은 독자라면 이 책을 꼭 한 번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저자가 언론인 출신이라 역시 칼럼 쓰듯이 쉽고 간명하게 저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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