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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양식의 과학 ㅣ 경문수학산책 8
케이스 데블린 지음, 허민 외 옮김 / 경문사(경문북스) / 1996년 8월
평점 :
품절
이 책의 저자인 케이쓰 데블린이 그토록 강조한, '추상적 개념과 추상적 논리 전개를 위하여 효율적인 도구로서의 수학' 이라는 캐치프레이즈는 나를 단번에 현혹시켰다. 요즘 내가 생각하고 있는 주제가 바로 형이상학과 싸이언스의 차이점, 비유적 글쓰기에 대한 수리적 모델링 이야기하기의 우월성 등이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책 '수학:양식의 과학'에서는 최소한 케이쓰 데블린은 그 자신의 주요 논지를 그리 훌륭하게 구체적으로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나 수학사와 현대 수학의 주요 내용들을 충실하게 그것도 되도록 이해하기 쉬운 방식으로 잘 설명했다는 점에서
이 책은 수학사와 현대수학 자체의 내용을 쉽게 소개받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큰 도움이 되는 좋은 이차 텍스트이다.
개인적으로 '3. 추론과 전달'이 가장 재미있었다. 프레게의 술어논리, 촘스키의 통사론적 언어 구조 분석과 튜링 기계를 연결시켜 설명하는 오토마타와 계산이론 등이 매우 흥미로웠다. 그리고 '6. 대칭성과 규칙성 , 7. 위치'는 현대 수학의 내용들을 비교적 쉬우면서도 자세히 충실하게 설명해주어서 지적 호기심 발동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군론과 위상수학 등, 그 동안 말만 들었지 너무 어려워서 무슨 내용인지 관심 갖기 어려웠던 내용들을 저자는 매우 간결하고 쉽게 잘 소개했다.( 물론, 매듭이론(string theory) 또는 끈이론 부분은 매우 어려웠다. )
한편, 1900년대 현대 수학의 여러 가지 성과물들, 처음에는 서로 관련 없이 발전했던 여러 학자들의 추측들이 어떻게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증명하는 데 이용되는가를 보여주는 마지막 장면은 저자 데블린이 정말 말해주고자 했던 것들을 훌륭하고 멋지게 보여주는 것 같다. 참고로, 현대 물리학에 대한 관심에서 읽었던, 놀랍도록 재미있는 책 '엘러건트 유니버스'에 나왔던 '다양체'론과 '끈이론'에 대한 내용이 이 책에 본격적으로 상대적으로 쉽게 잘 소개되어 있어서 좋았다.
현대 수학의 성과물들 가운데 중요한 것들을 균형있게, 쉽고 명료하게 잘 설명했다는 점에서 이 책이 다른 수학사 책들보다 큰 매력을 지녔다고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