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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마우지
잔 오머로드 그림, 로비 H. 해리스 글, 햇살과나무꾼 옮김 / 사파리 / 2002년 3월
평점 :
절판
지난 달 계곡에 놀러 갔다가 올챙이 세마리를 잡아가지고 와서 2주간 키웠어요. 책에서 본 것과는 달리 앞다리도 빨리 나오고 꼬리도 빨리 없어지는 것을 보고, 역시 제자리에 있어야 할 것을 욕심에 못이겨 집으로 가져와 키운 걸 많이 아파했지요. 2주만에 다시 계곡으로 돌려 주었는데 딸아이가 그날 밤 엄청나게 울었어요. 개구리 키우고 싶다고, 개구리가 보고 싶다고... 우리 집에서 살면 죽을 거라는 제 말을 믿지 않기에 이 책을 골랐어요.
함께 가족처럼 생활하고 아이의 친구가 되었던 마우지의 죽음을 맞이하는 아이, 그아이 곁에서 아이의 마음을 누구보다도 잘 이해해주고 마우지의 죽음을 슬퍼하는 아빠와 엄마. 마우지를 묻을 상자 안에 포도,장난감 자동차, 파란 보석반지 등등을 넣어주고 상자를 예쁘게 꾸며주며,외롭지 말라고 자기 사진을 붙여주는 아이의 마음이 섬세하게 표현되어 있어요. 처음엔 그림이 단순하다고 느꼈지만 보면 볼수록 연필 선이 부드럽고 깊으며, 표정도 살아있네요.
아파트 흙바닥에서 개미굴을 쑤시면서 개미를 괴롭히는 울 동네 아이들이 이 책을 보고 생명의 소중함에 대해 생각해 보았음 좋을텐데... 이제 딸아이는 개구리가 집으로 간 걸 무척이나 다행스러워 한답니다. 집에서 기르고 있는 장수풍뎅이도 자연으로 보내주기로 했어요. 그래야 내년에도 또 다시 친구들을 만날 수 있다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