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당신이 좋아 - 고통 속에 부르는 아가(雅歌)
김병년 지음 / IVP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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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저자를 아버지학교에서 처음 만났습니다. 그리고 홈플러스에서 장을 보다가 자녀들과 함께 퍼즐을 고르고 있는 저자를 만났습니다. 지금은 페이스북에서 친구로 연결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불공평한 관계입니다ㅠ. 저는 저자를 아는데 저자는 저를 모르는 그런 관계입니다.^^ 모른다기 보다는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 사는 세상이 늘 그렇듯이 서로를 기억해 주는 관계가 있는 반면 일방적으로 나만 기억하는 관계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억울하죠~

소중한 관계는 억울한 측면이 많습니다.
하나님과 우리의 관계도 그렇습니다.
"너희에게는 심지어 머리털까지도 다 세신 바 되었나니 두려워하지 말라 너희는 많은 참새보다 더 귀하니라"(눅 12:7)
그렇지만 정작 우리는 하나님에 대해서 아는 바가 별로 없습니다. 혹은 관심조차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 책의 부제는 '고통 속에 부르는 아가(雅歌)'입니다. 갑작스럽게 닥친 아내의 쓰러짐으로 인해 헝클어진 저자의 삶. 그로인해 너무나 일방적이어서 억울한(?) 아내의 사랑은 이제 더욱 일방적인 남편의 '아가'로 인해 눈물이 됩니다.

전반부는 슬픈 수채화같은 느낌입니다. 뇌경색이라는 고통이 아내를 통해 가정에 들어오는 과정과 그 고통을 가족이 함께 수용해 나가는 과정을 누를 수 없는 격정(激情)으로 그렸습니다.
중반부는 욥의 갈등을 보는 듯합니다. 고통에 침묵하시는 하나님, 정작 필요한 아내의 치유는 없고 주변부의 변죽만 울리시는 하나님...어느 것 하나 시원스럽게 해결되는 것은 없지만 그 속에서 저자는 이전에 몰랐던 하나님을 알게 됩니다.

후반부에서는 갈등을 넘어 탄탄한 신앙으로 고통 중에 만난 하나님을 전합니다. 자신의 고통으로 말미암아 고통당하시는 하나님을 만나게 되었음을 고백합니다. 병이 낫지 않는 것은 결코 믿음이 없기 때문이 아님을...신앙은 고통을 없애는 능력만이 아니라 고통을 품게하는 능력도 준다는 사실을 거칠게 써내려 갑니다.

저자는 리처드 로어의 말을 인용하여 "아무런 해답 없어도 살아갈 수 있는 것이 믿음'임을 강조하지만 정작 저는 저자의 거침없는 '고통에 대한 사색'을 읽으면서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저 역시 이런 상황이라면 아내의 치유를 위해서 목숨을 건 기도를 하였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자의 장모님처럼.

지금도 하나님의 치유하심을 위해 기도하는 팀을 인도하고 있기에 저자의 깊은 묵상은 공감하지만 전적으로 동의하기는 어려웠습니다.

치유는 처음부터 간구하는 자의 믿음보다는 하나님의 주권이 먼저입니다. 자신의 믿음을 시험하는 것이 아니라 겸손하게 하나님의 주권을 바라보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치유는 환자의 치유도 있지만 보호자의 치유도 있는 것입니다. 또한 치유는 과정이지 결과가 아닙니다. 이 책을 통해 아내의 아픔을 통해서 가족을 치유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보았습니다. 또한 보이지 아니하는 내면을 치유하시는 하나님을 보았습니다.

치유는 분명히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치유를 위한 기도는 계속 되어야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책을 통해서 '기도없는 고통의 수용'이 결코 하나님의 뜻이 아님을 밝히고 싶습니다. 결국 '하나님도 치유할 수 없는 질병이 있다'가 이 책의 결론이 될 수 없음도 밝히고 싶습니다. 오히려 우리는 하나님의 주권을 바라며 기도의 끈을 내려놓지 말아야 합니다. 치유는 기도를 통하여 지금도 일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내의 기도가 남편의 내면을 치유하고 하나님과의 관계를 새롭게 합니다. 이제 아내의 일어남이 이 치유의 과정에 화려한 마침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 인상적인 구절

"잃음과 얻음을 반복하는 삶의 여정에서 만나는 하나님이 바로 축복이다" - 174쪽

"삶의 불확실성이 클수록 믿음은 하나님을 더욱 또렷하게 인식하게 한다. 삶의 주도권을 내려놓을 때 하나님과의 관계가 자란다. 주도권을 내려놓는 것이 바로 믿음이 성장하는 출발점이다" - 19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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