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작은 마을 - 어느 날 문득 숨고 싶을 때
조현숙 지음 / 비타북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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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모든 사람들은 지금도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면서 살아가고 있을것이다. 다른 사람을 신경쓰지 않고 당당하게 행동하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나 같은 경우에는 이게 굉장히 심한 편이라서, 길가다가도 누가 나를 쳐다 보는것 같고, 학교에서 친구들이랑 이야기 하면서도 말 하나하나에 신경쓰고, 심지어 집에서 마저 그러는 편이다. 원래 스트레스에 예민한 편이기까지 하니, 매일 스트레스 성 병들을 달고 다닌다.


그래서 이 책 표지의 첫 구문이 날 사로잡았다. '어느 날 문득 숨고 싶을 때'. 이제 19살보다 고3이라는 단어가 더 익숙한 그런 시기가 되었다. 그래서 이 말이 내게 더 다가왔는지도 모른다.


개인적으로 조용하고 숨을 수 있는 곳, 하면 섬이 떠오른다. 그래서 라오스의 씨판돈과 태국의 꼬묵이 기억에 남는다. 이름들도 특이하고, 정말 조용하고 여유로운 그런 섬들이라는 이미지가 내게 전해왔다. 나 역시도 개발되고, 상업적인것을 원하지 않지만, 사실 어느정도의 개발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두 지역은 이 두가지가 정말 잘 균형잡혀 있다고 한다. 그래서 꼭 근시일내에 가고싶은 곳. 언제 이 균형이 깨질지 모르니깐 말이다.


<원시적 아름다움을 좇는 사람들, 그러나 정작 그 사람들 때문에 아름다움을 간직하기란 또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그런 문제들을 고려하면 꼬묵은 균형을 잘 잡고 있는 섬이다. 물론 개발될 수 없는 섬의 여건 탓도 있겠지만 꼬묵 사람들은 적어도 모두 관광업에 매달리진 않으니까. 이런 섬에서는 누구든 흔적을 남기지 않는 바람처럼 조용히 머물다 가야 한다고, 이런저런 생각이 마을을 걸을 때마다 들곤 했다.>


우리는 종종 열대지방에 사는 사람들은, 덥고 풍부한 식량 탓에 게으르다는 말을 하곤한다. 하지만 그건 게으른것이 아니라 여유로운 것이다. 바로 이 여유로움 때문에 수 많은 곳들이 아름다움을 간직할 수 있고 그것을 우리가 전달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내가 가장 많이 들었던 생각은 '과연 이 곳들이 내가 갈때쯤에도 이런 모습일까?'다. 나는 지금 이제 20대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중이고, 여행을 가려면 못해도 십년은 지나야 된다고 생각한다. 십년, 아니 수십년이 흐르더라도 저자가 보고 만난것처럼, 이곳의, 이곳 사람들의 여유로움이 남아있기를 바란다. 내가 갈 수 있을 때도 만날 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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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빈티지 마켓
심진아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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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티지'. 하면 보통, 아니 대게 떠올리는 것은 서양의 오래된 가구, 우표 또는 패션이 떠오를것이다. 영어 단어가 아닌 하나의 고유명사처럼 사용되는 우리에게 굉장히 익숙한 단어 중 하나인 빈티지. 굳이 한글에서 비슷한 단어를 찾으면 '골동품', '복고'쯤 되지않나 싶다.
(사전을 찾아보니 빈티지하다 (vintage--) 신어 [형용사] 옛것으로 품위를 살린 데가 있다 라고 한다.)


당연히 빈티지하면 유럽이 떠오를것이다. 많은 한국인들이 유럽에 대해 떠올리는 이미지가 있다. 오래되었지만 고풍스러운 느낌. 바로 우리가 생각하는 유럽의 느낌이 '빈티지'다. 당연히 보기만 해도 멋있고 오래되었어도 절대로 낡았다는 느낌없는 빈티지는 최근 한국에서 굉장히 유행을 끌고 있다. 까페들 뿐만 아니라 평범한 가정집도 빈티지풍으로 되어있는 집을 많이 볼 수 있다. 당연히 본국인 유럽에서는 오래전부터 빈티지 시장이 있을정도로 일반화 되어있다고 한다. 바로 그 유럽의 빈티지에 대해 소개하는 책이 이 책이다. 사실 난 이 책을 보면서 놀랐던것이, 이 책에서는 영국의 런던. 프랑스의 파리. 이탈리아의 밀라노의 빈티지 시장을 소개하고 있는데. 내가 놀랐던 부분은 바로 밀라노이다. 밀라노는 유행과 명품에 민감한 우리나라 사람들이라면 다들 알고있는 명품의 본산지. 유럽에 가면 밀라노를. 아시아에 가면 오모테산도를. 명품족들이 장난으로 이렇게 부를 정도로 밀라노는 명품의 거리다. 그런데 그 곳에 빈티지 마켓이라니? 사실 전혀 상상도 가지 않았다.


내가 가장 놀랐던 부분이 밀라노라 책 내용은 밀라노 중심으로 이야기 하고싶다. 우리나라가 너무 명품에 민감해서 그런가. 명품에 대해 전혀 관심조차 없는 나도 밀라노는 명품의 거리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 디자이너로 활동하며 밀라노에 오랬동안 살았던 저자가 말하길, 밀라노는 명품의 거리가 아닌 모든 패션의 종합지라고 한다. 물론 빈티지 마켓에서 조차 샤넬, 구찌가 심심치 않게 보일정도로 다른 도시에 비해 명품을 쉽게 발견할 수 있긴 하지만 그 조차도 빈티지의 한 부분! 게다가 사실 파리나 런던보다 아름답고 우리의 관심을 끄는 빈티지 물건들은 밀라노에 있다! 사진을 보면서 나도 얼마나 사러 달려가고 싶던지... 또 알다시피 이탈리아는 물의 나라로 굉장히 아름다운 풍경을 가지고 있다. 책 속에서 단순히 빈티지 물건을 보는것 만이 아닌 틈틈이 있는 풍경도 구경하는것도 굉장히 재미있다.


책을 읽다가 놓쳤던 부분인데 다시 읽으며 발견했다. 역시 디자이너 답게 구분을 확실하게 해줬는데, 앤티크는 1920년대 이전의 것들. 빈티지는 1920~1980년대 초기까지. 레트로는 60년대와 70년대 캐주얼웨어를. 세컨핸드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구제라고 한다. 음.. 나는 이 책에서 말하는 빈티지는 위에서 말한 사전상의 뜻인 빈티지 물품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는 줄 알았다. 물론 구별할 필요 없이 본인이 알고있는 뜻으로 이 책을 봐도 상관은 없지만 위에서 내가 다른 뜻으로 빈티지를 설명한터라 다시 한번 이야기 하고 싶었다.


책 속에는 아기자기한 지도와 함께 같이 갈 수 있는 까페도 소개되어 있고 가격과 가게의 주소, 홈페이지, 유의할 점 까지 나와있으니 방향치나 길치가 아니라면 이 책 하나라도 충분히 빈티지 시장을 재패할 수 있을 것 같다. 빈티지를 좋아하는 나라 보면서 정말 즐거웠고 여행 가고 싶다는 마음이 더 크게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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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명화 속 역사 읽기
플라비우 페브라로.부르크하르트 슈베제 지음, 안혜영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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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의 기준이란 무엇일까? 사실 이 책을 펴기 전 나는 책 제목만 보고 쉽게 읽을 수 있는. 예를 들자면 라파엘로의 아테나 학당에 나와있는 역사적 인물들과 그에 관한 역사적 사실들. 이정도의 내용을 생각했었다. 물론 '세계 명화 속' 역사 읽기 라기에 여기에 나와 있는 그림들은 우리가 보지는 못해도 한번쯤은 들어본 그런 작품들을 생각했다. 하지만 사실 이 책에는 우리가 아는 그림이 기껏해야 3~4 작품뿐이다. 아무래도 익숙하거나 미리 알고있는 미술 작품이라면 훨씬 더 재미있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특히 나 같은 경우는 처음부터 명화라는거에 너무 기대를 했기때문에, 초반에는 몇 번이나 책을 읽다가 덮다가 하곤했다.

 

그러다가 다시 내가 이 책을 펴게 된건 공부하려고 편 세계사 교과서에 이 책에서 얼핏 보았던 그림들이 있는 걸 보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시 책장에 넣어둔 책을 빼어 그림들만 훑어보고 세계사 책을 다시 보았다. '어?' 교과서에 나와있는 그림 자료 대부분이 이 책에 들어있었다. 그제서야 책을 자세히 읽으면서 명화라는것이 단순히 유명한 그림이라는 편견에만 사로잡혀있던 스스로가 부끄러웠다. 이 책에 나와있는 모든 작품들은 어쩌면 유명하지 않을 수 있지만 역사적으로 굉장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 이것을 바로 명화라 부르지 않으면 뭐라고 부를 수 있을까?

 

다른 세계사 관련 책을 읽은 사람은 알겠지만 보통 역사적 사건 하나를 설명하려면 한 장(두페이지)도 모자를때가 많다. 보통 아무리 압축해도 2장정도 넘어서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 책에선 한 사건당 한 쪽. 부가설명까지 합쳐도 두쪽이 안된다. 그럼에도 이 책을 이해하면서 재밌게 읽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세계사를 배우고 있는 입장에서 이미 알고있는 사건을 배우는거라 그럴까?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아마 내가 점점 읽으면서 이 책이 쉽다고 느껴진것은, 간단한 설명뿐이라도 그것과 그림을 보면 그 동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생생한 감정들을 느낄 수 있어서 그런거라고 생각한다.

 

예로 한 작품을 소개해보면, 257p에 그리스의 독립이라는 사건으로 오귀스트 뱅숑의 작품이 실려있다. 점점 오스만 세력이 쇠퇴하면서 그리스에서 독립 운동이 일어나는데 그 사이에 오스만은 굉장히 많은 학살을 저질렀다. 바로 그 때의 끔찍하고, 참담하고, 절망적인 그리스 시민들의 심정이 설명만 봤을 때는 못느꼈던 그 마음이 그림으로 우리에게 전해진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더 이 사건을 이해할 수 있다.

 

사실 이 책은 이 책에 나와있는 역사들은 우리가 아는 보통의 순서의 역사가 아닌 주로 전쟁과 학살의 내용이 많다. 그래서 조금 편중되어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아쉽기도 했으나, 그래도 내가 여태까지 본 역사 관련 책 중 굉장히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던 책 중 하나로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명화'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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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담벼락에 끌고 들어가지 말라 1.5부 블랙 라벨 클럽 1
윤진아 지음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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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주의)

 

 

 

1.5. '나무를 담벼락에 끌고 들어가지 말라'라는 작품 자체가 워낙 큰 스케일이다 보니, 우리가 아무런 설정을 모르고 책을 읽으면 부분부분 어려운 부분이 있다. 바로 그 부분들에 대해 완벽하게 설명해주는 책이 바로 이 1.5부다.

 

 

 

외르타의 아이가 죽을 수 밖에 없었던 이유, 앙히에와 발렌시아가 적대적인 이유(2부와 연관), 딤니팔의 왕비인 레아가 후에 가서(2부에서) 외르타에게 동질감을 느꼈던 이유 등. 1부 뿐만 아니라 연재본을 본 터라 2부의 내용을 이미 알고있는 나로서는 2부의 핵심적인 내용들이 이 1.5부속에 다 설명이 되있다는것을 알게 되었다. '과거가 있기에 현재가 있다.' 1.5부는 1, 2. 아니, 이 책 전체의 내용이 나오기까지의 모든 배경 지식을 담고 있다.

 

 

 

1.5부를 보고 1부를 다시 보면 숨겨져 있던 복선, 암시를 느낄 수 있게 될것이다. 또 그것 뿐일까? 아직 출판본으로 나오지 않은 내용 역시 우리가 예상해 볼 수 있도록 한다. 이 책에선 캐릭터 본연의 성격이 더욱 잘 나와있고 우리가 그 캐릭터들을 잘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1.5부의 역활은, 바로 주인공들을 '이해'하게 해주는 것이다. 우리가 다른 사람의 아픔을, 경험을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특히 책으로 만나면 더욱. 하지만 1.5부를 읽으면 왜 그럴 수 밖에 없었는지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사실 처음 1.5부에 대해서 알았을 때, '굳이 1.5부로 낼 필요가 있나?' '그냥 본편 뒤에 외전으로 넣으면 안되나?' 이런 생각이 들었었다. 물론 1.5부를 보면서 이 생각들은 다 사라졌다. 분량도 방대할 뿐만 아니라 만약에 드문드문 외전 형식으로 본편 뒤에 조그마하게 붙어 있었다면 본편과 외전이 어울리지 않았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과거들이 1.5부에 다 모여 있으니 그 때 상황을 전체적으로 이해하기도 쉬웠고 말이다.

 

 

 

외전, 부록은 본편의 이해를 돕는 그냥 곁다리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 책 만큼은 본편에 뒤지지 않는 내용을 담고 있다. 1.5부를 안사고 1부를 산 다음 2부를 살 분들께 꼭 1.5부도 사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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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담벼락에 끌고 들어가지 말라 1부 블랙 라벨 클럽 1
윤진아 지음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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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담벼락에 끌고 들어가지 말라’. 이 책은 나와 꽤 오랜 인연이 있다. 이 책이 맨 처음 인터넷 소설 사이트에서 연재되고 있을 때부터 나는 독자로서 이 책과 함께 했고, 이렇게 출판본으로 나오기 전. 개인지로 나왔을 때도, 개인지는 잘 사지 않는 나조차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바로 그 즉시 모은 용돈을 털어 샀었다. 물론 이렇게 출판본으로 다시 나왔지만, 지금도 개인지를 산 것을 후회하지 않을 정도로 이 책은 그만한 가치가 있다.

 

 

 

사실 판타지 소설이라고 하면 우리는 판타지 소설을 낮잡아 '통속소설'에 껴넣곤 한다. 그럴 만도 하는 게 엘프, 드래곤, 마족. 판타지 소설은 대부분 비슷한 내용에 비슷한 구성을 가지고 있는, 이미 너무 뻔해져서 그 틀을 벗어나 쓰기 힘든 그런 장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나무를 담벼락에 끌고 들어가지 말라'는 전혀 우리가 상상도 할 수 없던 설정이 들어가 있다. 어떻게 이런 설정이 사람 머리에서 나올 수 있었을까. 실화를 바탕으로 한 역사소설이라도 이렇게 탄탄한 설정을 가지고 있는 소설은 흔치 않을 것 같다. 각 나라의 외교 상황, 귀족 구성, 문화 등. 소설을 보다보면 실제로 이 나라들이 실존해 있는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이 소설 속에는 로맨스도 있고, 인물 각각의 어두운 과거도 가지고 있다. 그렇다고 뻔한 다른 소설들과 비교하면 안 된다. 이 소설 속 사랑은 비틀린 사랑의 끝, 진득하고 잔인한 애증, 지켜보는 우직한 사랑을 담고 있다. 이것들은 책을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한 방울 한 방울 우리를 복잡한 감정 속으로 밀어 넣는다. 또 우리가 드라마를 보면 주인공이라면 누구든지 가지고 있는 그런 아픈 과거처럼 뻔하고 유치한 과거 이야기는 이 책에 나오지 않는다. 정말 상상도 못할 그런 아픔이, 끔찍한, 그들이 살아가게 해주는 원인이 과거 속에 생생히 살아있다.

 

 

 

어른들에게 보통 이런 류의 소설들을 추천해주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이 책이라면 자신 있게 추천할 수 있을 것 같다. 500p의 짧지는 않은 그런 책이지만 우선 책을 펼치기만 하면 순식간에 다 읽고 눈물 흘리는 자신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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