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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쩨빤치꼬보 마을 사람들 - 도스또예프스끼 전집 ㅣ 도스토예프스키 전집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지음, 변현태 옮김 / 열린책들 / 2002년 1월
평점 :
절판
이틀 동안 벌어지는, 짧은 시간에 일어난 '희극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책이 고골에 대한 패러디라는데 고골에 대해선 잘 모르기 때문에 그것에 대해선 잘 알 수 없다. 이 책에는 이해하기 힘든(나로서는) 인물인 포마 포미치가 등장한다. 그의 행동은 위선적이고 완전히 제멋대로이다. 그러나 그의 추종자들은 그를 선(善)의 화신으로 받든다. 정말로 불가사의한 일이다. 물론 마지막에는 그의 행동이 주인공들을 행복으로 이끌긴 했다. 그 행동 하나로 그는 (그의 본질을 대충이나마 알아차리고) 그를 싫어하던 사람들에게서까지 호감을 이끌어냈다. 그런 점에서 위대한 인물(말 그대로의 의미는 아니다)이라고 불러도 될까?
그에 반대되는 인물로 착하고 순수하게 그려진 아저씨(대령)는 너무나 바보로만 보인다. 약간 어리숙하기 때문에 그렇게 착할 수가 있는 것일까? 어쨌든 읽는 동안 바보같은 아저씨 때문에 답답하기도 했다. 잘못도 없는데 그렇게 주위 사람들에게 구박을 받으면서도 어떻게 모두를 착하게만 생각할 수 있는지(자신을 낮추어 생각하고)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두 번째로 불가사의한 일이었다.
위의 주절주절 긴 쓸데없는 말들을 빼고 한 마디로 말하면 이 책은 재미있다. 아저씨와 포마 포미치가 빚어내는 우스꽝스러운 장면들, 그리고 주변 인물들의 행동들은 웃음을 이끌어낸다(비록 비틀어진 웃음이기는 하지만). 결말에서는 조금 허탈하기도 했다. 뭐랄까, 이 포마라는 인물에게 존경심마저 느껴졌다.
지금까지 읽은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은 별로 없지만(죄와 벌 축약본과 까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이 전부다) 이 책은 다른 책보다는 좀 쉽게 읽을 수 있었다. 조금 현학적인 대화들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 모든 것이 '희극'의 일부이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