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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치료 - 자아를 찾아가는 나만의 저널쓰기
Kathleen Adams 지음, 이봉희.강은주 옮김 / 학지사 / 2006년 5월
평점 :
절판
몇년 전 <내가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라는 책이 나왔었다. 보지는 않았지만, 제목을 참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치원 시절에 뭘 다 배웠겠나마는 그 말이 뜻하는 바에 공감하기 때문이다.
살아가면서 중학교 때 배운 도덕 교과서(고등학교 때는 '윤리'라 칭해진 것 같다)에 나오는 말들이 틀린 게 없다는 걸 확인하곤 한다. 직업의 3가지 기능. 생계 유지, 자아 실현, 사회 봉사. 정말 맞는 말이다.
또 독서의 기능도 있었다. 지식을 광범위하게 넓히고, 편협되지 않은 사고를 가져온다 정도가 기억난다. 글쓰기 방법으로는 다독, 다작, 다상량이란 것도 나오고. 정말 중고등학교 때 배운 걸 오래도록 써먹을 수 있다고 느끼곤 했다.
이 책을 보면서도 그런 생각을 확정적으로 느끼게 되었다. 매일매일 일기장을 쓰라는 초등학교 때 방학숙제가 그 때는 정말로 하기 싫어 한꺼번에 몰아서 며칠씩의 일기를 쓰곤 하던 추억도 생각난다.
<저널치료>는 자기 마음을 향해 쓰는 글쓰기를 통해 심리 치료를 할 수 있다고 한다. 몸과 정신은 따로 분리될 수 있는 게 아닌, 하나이듯이 몸이 힘들고 고통스러운 건 외상을 입지 않은한 전부 마음에서부터 비롯된 것이다. 그 마음을 다스리는 것은 외부의 시선이나 자기 스스로의 감정 억제에서 벗어나야 진정한 자아와 만날 수 있다는 걸 얘기한다.
그 진실된 자아와 만날 수 있는 방법이 혼자서 쓰는 '일기'다. 외부에 공개되는 것을 의식하지 않는 글, 욕망이나 분노, 슬픔과 기쁨의 감정을 자기 자신만큼 잘 알고 또 위로해 줄 사람은 없다. 술먹고 인사불성이 되어 행패를 부려서는 소위 '민폐'만 끼치지, 자기 자신을 정리하고 치료해 주지 못한다.
사람들은 가족에 대한 책임감, 주위 사람들의 기대, 자기 스스로에 대한 욕심 등으로 항상 지쳐 있다. 그런 억눌린 감정을 누군가에게 내보이지 못하고, 차곡차곡 쌓아만 간다면 해결될 수가 없다.
애인과의 이별, 배우자와의 헤어짐, 배우자의 부정, 직장에서의 해고 등 견디지 힘든 상황도 자기 자신에게 향하는 글쓰기를 통해 치료할 수 있다는 걸 다양한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독서와 글쓰기의 기능은 다른 사람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제공하기도 하지만, 자기 자신에게도 마찬가지 결과를 가져온다.
혼자만의 비밀 글, 아무한테도 공개되지 않는 비밀 글에서 나를 힘들게 했던 누군가에게 마음놓고 화를 내고, 사정없이 분노를 표출하라. 그러면 그들을 용서할 수 있는 날이 온다. 그 용서는 오히려 자기 스스로를 용서하는 것이 된다.
나만의 일기장은 노트이어도 되고, 인터넷 블로그의 비밀글이어도 좋다. 참고로 나는 2000년부터 인터넷 홈페이지에 글쓰기를 하면서 내면의 이야기를 표출했다. 다만, 공개된 공간이라 좀더 내밀한 글쓰기엔 물론 제한이 있었다.
이제 공개글은 물론 비밀글도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는 블로그 서비스가 나와 있다. 자! 자신만의 일기장, 삶의 자서전을 당장 만들어 보자. 그리고 매일매일, 내키지 않을 때는 힘들고 괴로울 때 낙서든, 그림이든, 아무렇게나 마음이 가는 대로 그리고 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