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경험을 겪은 지금 생각해보면, 112킬로그램이나 되던 내 몸은 나쁜 습관의 당연한 결과였다. 나는 거의 20년 이상 나 자신과 내 정력을 쓸데없는 데 낭비하였다. ... 나는 완전히 새롭게 시작해야만 했다. 그렇지 않으면 완전히 파멸할 것 같은 상황이었다.

결혼 생활이 깨진 것말고도, 개인적인 생활 태도, 나의 외모, 생각까지 완전히 무너질 것 같은 절박한 상황이었다. 말 그대로 무엇인가 근본적인 것을 결정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쉰 살의 문턱에서 나는 지금까지처럼 되는 대로 살든가 아니면 심각한 정신적, 육체적 위기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 완벽한 변화를 시도하든가 선택해야만 했다. .. 그 위기는 아주 포괄적이고 뿌리깊은 것이었다. 그것은 내가 책임을 져야 하는 위기였다. 내 삶을 재정립하는 것이 더욱 중요했다.˝ (31-33쪽)


많은 사람들이 갑작스럽게 절망하고, 자포자기 할 때가 있다. 감당할 수 없는 외부 환경의 변화 때문이겠다. 경제적인 문제일 수도 있고,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일 수도 있고, 예기치 못한 재난일 수도 있다. 평소에 내면이 강하지 못하거나, 어려움을 이겨내는 경험이 많지 않거나 그런 문제에 익숙하지 않아서일 수도 있다.

태도도 어쩌면 그런 난관과 실패에서 만들어지는 지도 모른다. 습관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생활습관, 식습관, 운동습관. 걷기와 달리기는 인간의 기본적인 태도와 습관을 바꿔주는 아주 좋은 방법이 아닐까 싶다. 몸을 써야 하는 인간의 원초적인 활동을 자극하니까.

독일의 외무장관이었던 요슈카 피셔도 스트레스와 무절제한 생활로 몸무게는 110킬로그램이 넘었다. 그후 이혼의 충격으로 자포자기의 삶을 살게 된다. 그러다, 달리기로 새로운 삶을 설계하게 된다. 원초적인 욕망을 자극해서 말이다. 그 욕망은 바로, 달리기다.


˝영양학, 심리학, 생리학, 스포츠의학, 물리 치료, 이 모든 것들이 다 중요하다. 이 책에도 그런 전문적인 부문에 대한 서술이 있다. 그러나 이런 것들은 내 스스로 이미 체험적으로 알고 있거나 지적 관심에서 관련 문헌을 찾아보거나 전문가들과 개인적인 접촉을 통해 이런 전문적인 영역들의 연관 관계에 대해 정확하게 파악하고 난 뒤에 쓴 것들이다.

물론 전문가들과 전문 지식이 나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다. 그러나 그것은 내가 나의 결심을 실행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그것들에 대한 관심이 생기고 난 뒤에야 실제적인 도움이 되었다. 내가 이미 개인적으로 그런 것들을 받아들일 준비가 된 뒤에야 비로소 오래 전부터 있어왔고, 모든 면에서 정리된 그런 정보를 내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으며, 점점 더 체계적으로 나에게 적용하기 시작했다. 그 모든 것의 시작은 나 자신의 개인적인 결심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내 자신의 의지야말로 이런 길을 끝까지 실행하고 어떤 결실을 볼 수 있게 만든 근본 힘이다. 전문적인 조언이나 충고도 중요했고 지금도 중요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결심을 끝까지 밀고 나가는 추진력이다.

필요 이상의 몸무게로 겪는 고통만으로는 그런 결심을 하기에 충분치 않다. 더 근본적인 것이 필요하다. ... 많은 것이 과거와 관련되어 있다.˝ (33-34쪽)


자신의 의지야말로 자신을 바꾸는 가장 근본적인 힘이다. 하지만, 누군가가 계기를 마련해 준다면, 서로 자극하고 동기를 부여해 준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달라지지 않을까. 자본에 익숙해진 사람들. 돈이면 무엇이든 해결되는 생활에 젖어 있는 사람들은 자신에게 꼭 필요한 일들이나 결정마저 타인에게 맡기고 미룬다. 그리고, 상품과 서비스에 자신도 모르게 구속돼 있는 사람들이 많을수록 이런 결정장애 사람들은 더 많아질 것이다.

현대인들은 주도적인 삶을 살기 보다는 정해준 삶에 익숙해진다. 건강도, 자신의 병도, 교육도 누군가에게 그냥 맡겨버린다. 다이어트 전문가와 의사, 교사와 학교, 학원에 말이다. 돈을 쓰기 위해 맹렬히 벌고,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벌다 보니 무절제하게 쓰는 걸 반복한다.

건강습관을 지키고, 운동습관을 들이는 건 몸을 바로세우는 일이다. 주입된 생각과, 자신도 모르게 고착된 편견과 아집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게 공부라면, 이제 자신의 몸에 대해서도 공부가 필요하지 않을까. 책과 토론, 글쓰기를 훈련하다 건강습관을 들이고, 달리기를 함께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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