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일이 1 - 어린 시절
최호철 그림, 박태옥 글, 고래가그랬어 편집부 / 돌베개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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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신화가 되었거나, 바이블이 되어버린 전태일이라는 이름에는
여러 인간 군상들의 이론과 이상이 겹겹이 쌓여 진짜 이름을 찾을 길이 없을 지경이 되었다(고 생각이 든다).

'야간비행'사 'B급좌파' 김규항 들이 뜻을 모아 시작한 고래가 그랬어라는 예전에는 찾기 힘든 어린이 교양잡지에 매달 실리던 최호철의 '태일이'가 2권의 단행본으로 나왔다.

어린 시절 가난한 국가와 가난한 개인들, 그속에서 꿈을 이루려는 다양한 사람들의 바닥인생들의 모습은 낯설지만 내 아버지에게서 들었던 '그 시절'로 시작하는 익숙한 시대배경임을 느낄 수 있다.

가족 혹은 꿈이라는 이분법적인 접근은 아이들이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고민은 아니겠지만
고난을 만나도 쓰러지지 않는 태일이의 모습, 그속에서 지킬것이 있는 마음이 이루어내는 일을
읽는 아이들은 충분히 가슴이 뜨거워질 것이다. 내가 그러했던 것 처럼...

최호철 작가의 이미지가 떠오르는 태삼이의 독특한 눈매와 주관화되었지만 탈신화화한 태일이의 꿈과 야망, 좌충우돌의 삶은 여느 위인전에서는 읽어낼 수 없는 만화만의 재미가 느껴진다.

'오,한강', '팔레스타인', '페리세폴리스' 등에서처럼 개인들의 삶을 통해 역사와 시대의 단면을 볼 수 있는 좋은 만화라는 생각이 든다.

다만, 지금 '실용'의 시대에 정의와 원칙을 부르짖었던 전태일의 이름이 자꾸 회자되는 원인이 마음이 아프고, 글로벌해야할 우리의 의식이 여전히 그 시절의 로컬했던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듯하여 안타깝다.

장하준교수가 지적한 근대의 사다리, 한강의 기적의 사다리는 어디에 내팽개쳐졌는지 아직도 찾아야하는 시절에 이 몇권의 만화책은 태안의 40만 자원봉사자를 팔짱낀 채 보고만 있는 어느 대기업에게(분식회계등으로 유명하기도 하고, 재벌을 넘어서 제국을 넘보는), 무(모)한 도전을 시작하는 신자유새마을주의자, '나쁜 사마리아인'들에게 여전히 살아있는 눈들의 존재를 알려주는 책이 되기를 바란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일하고 있는 이제는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제3세계의 많은 노동자들이 이 만화를 읽게 된다고 해서 인도태생, 태국태생의 전태일이 다시 일어나야 할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랄뿐이다.

ps. 작가는 완간을 기다리는 충혈된 눈을 잊지 마시라(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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