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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대화법 - 불쾌하지 않게 할 말 다하는
구트룬 페이 지음, 김시형 옮김 / 21세기북스 / 2007년 5월
평점 :
품절
책 표지가 예쁜 이유도 있었지만, <똑똑한 대화법>이라는 제목 만큼이나 내게 절실히 필요한 것이라 읽어보기를 주저할 수 없었다. 이 책은 여느 자기개발 서적과 별반 다름없이 부담없이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분명히 거절해야 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마음 속으로만 우물쭈물 하다가 결국 거절하지 못하고 일을 떠맡는다던지, 부탁을 받아들인다던지하는 불행한 상황을 초래하기가 부지기수였다. 남에게 아쉬운 소리 한 번 제대로 못하는 그런 바보였다. 그들의 요구를 받아들이면 받아들일 수록, 그들은 고마워하기 보다 나를 만만한 상대로 보는 것 같았다. 의례적으로 부탁하면 또 들어줄테니 하고 생각했을 것이니 말이다. 하다 못해, 내가 서비스를 제공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도 엄청난 불이익을 받으면서 따지기를 거부하고 그냥 묵인하고 넘어가는 경우도 허다했다. 이런 내게 정말 절실히 다가오는 제목이었으리라.
나보다 몇살이나 젊은 친구들은 자기 의견을 또렷하게 제시한다. 어떻게 보면, 이기적이다 할 수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보면 무척이나 현명한 발언이다. 조용한 듯, 있는 듯 없는 듯 있으면서 할일 다 하면서 할 말 다하는 그런 스타일. 정말 부럽기만 하다. 어떻게 하면 나도 당당하게 속에 담아둔 말들을 아무 거리낌 없이 뱉어낼 수 있을까.
남이 나에게 공격적인 발언을 하면 여린 마음에 상처를 입는다. 듣는 족족. 저자는 이런 상황에서 '비난은 흘려듣는 게 진정한 고수'라고 이야기 한다. 또한 타인이 칭찬이 아닌 비난을 하게되면 보통은 공격자세를 취한다고 말하지만, 그 보통이라는 것도 때와 장소, 대상에 따라서 달라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공격자세를 취할 여유마저 없는 상황이란 것이 존재하기 마련이니까. 하지만, 나를 좀 더 성숙시키기 위해서는 그러한 비난도 온전히 받아들이고 소화시켜서 내것으로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자꾸만 자신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달래면서 훈련을 해나가야 할 것 같다.
[똑똑한 대화법, 7가지]
첫 번째, 똑똑한 대화의 99%는 자신감이다.
처음에 저자가 주장하는 '똑똑한 대화의 99%는 자신감이다'라는 말이 내 머리와 가슴에 확 꽂혔다. 제대로 정곡을 찌른 말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타인의 말에 쉽게 상처받고, 주눅드는 것은 그 자신감이 결여되었기 때문이리라. 이런 상황에서는 내가 정말 이기적인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필요 이상으로 남을 배려하고, 쓸데없이 걱정하는 바람에 나만 더 피곤해지는 것 같다.
두 번째, 나를 화나게 하는 자가 나를 지배한다.
'분노와 짜증은 잘못을 개선하기 위한 감정이다. 분노나 짜증이 없다면 변화를 시도하려는 노력도 없다.'는 저자의 말처럼, 상대방의 말에 화가 나는 것을 긍정의 의미로 받아들이고, 나 자신을 더욱 발전시키기 위한 계기로 삼는다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오리라.
세 번째, 비난은 흘려듣는 게 진정한 고수다.
맞는 말이다. 나를 화나게 만든 사람은 아무 생각없이 편하게 두 다리 쭉 뻗고 잘만 자지만, 정작 피해를 본 나 자신은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한다. 이미 화가 난 나 자신은 그자에게 지배를 당하고 있는 것이다. 이럴 때는, '내가 왜 그런 녀석 때문에 화를 내고 잠을 못이뤄야 하지? 나도 아무렇지 않아!' 하고 마음을 편히 먹는 자세를 갖어야 할 것 같다. 주눅이 든 상태에선 아무것도 해결할 능력이 생기지 않을테니.
네 번째, 자기주장에도 연습이 필요하다.
자기주장은 상대방에게 지켜야 할 선이 있음을 알려주는 것이므로, 필요할 때는 자주 내 생각을 어필해야 할 것 같다. 술을 못 마시는 사람에게 자꾸 억지로 술을 권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대로 다 받아 마시다간 몸도 성치 못할 뿐더러 다음에도 이변은 생기지 않는다. 더 권하면 권했지. 이럴 때에도 나의 주장을 펼칠 필요가 있다. 처음 몇번은 눈치가 보이겠지만, 일단 못박아 두면 그들도 더이상 어쩌지 못한다. 자기 주장을 내뱉는데 익숙치 못한 사람들은 자주 의견을 말하는 연습이 필요하겠지. 자신감부터 충전하고 말이다.
다섯 번째, 투덜대는 고객을 대하는 법은 따로 있다.
고객이 하는 불평에 일일이 반응하고, 세심하게 배려하고 고객이 우선이라는 느낌을 받도록 해야하는 것이 옳다. 처음에는 화가 나 있지만, 그런 깊은 배려에 오히려 감동하고 호감을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일전에 셀러폰(소위 말하는, 핸드폰)을 새로 사러 갔었는데, 아저씨의 말투가 재미있고 세심한 배려를 해주셔서 다른 곳과 비교도 되고 ㅡ보통들은 셀러폰을 파는데 급급하고 고객을 그다지 배려하지 않는다. 투박한 말투, 안살 것 같으면 바로 돌변하는 태도 등등.. 처음에 인상이 좋았더라도 고객인 나의 마음도 싸늘하게 돌아서버리게 된다. 판매자들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것 같다. 그런, 단기적인 이익과 안일한 생각에 급급한 모습이 참으로 딱하다.ㅡ 더욱 호감이 들어 그 자리에서 바로 셀러폰을 계약했던 경험이 있다. 언제 어디서나 친절이라는 것은 베풀면 베풀수록 손해나는 것이 없는 것 같다.
여섯 번째,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무조건 확보하라.
어떤 불리한 조건의 질문을 받았다고 가정할 경우, 바로 반응을 보인다면 급박한 상황에서 머리 속은 백지처럼 하얗게 변하고 아무런 생각을 할 수 없을 것이다. 좋은 결과를 얻기 힘든 것은 더더욱 말할 필요가 없을테지. 조금 더 현명하게 상황에 대처하고 싶다면 깊이 있는 생각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야 하는 것이다.
일곱 번째, 침착하게 적절한 때를 기다려라.
스스로 적절할 때라는 생각이 들면 반응하라고 하는데, 그 말에 일리가 있는 것 같다. 때가 아닌데, 스트레스를 잔뜩 받고 화가 치민 상태에서 바로 상대방에게 반응을 한다면 싸우자는 것밖에는 안될 터. 그런 순간에는 생각도 짧아기지 마련이기 때문에, 조금 더 나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들려면 어느정도 진정이 되고 생각할 여유가 있을 때 반응을 보여야 할 것이다.
다 읽고보면 이미 알고 있는 것들,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것들이지만 실천하기는 어려운 것들이다. 자기계발 서적들은 대개 이런 흔한 사항들을 두고 논하기 마련인 것 같다. 모두 알지만, 실천하는 어려움이 따르는 그 것을 정복하고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자신을 찾기 위해서 이런 책들이 계속 우리 곁으로 달려드는 것은 아닐까 하고 생각해 보았다. 자꾸 읽고, 또 읽으면 머리 속에 인이 박히면서, 이제는 실천으로 옮기면 안되겠다는 중압감에 시달릴지도 모르는 일이다. 어쨌거나, 흔한 얘기든 아니든 실천이 중요한 것 같다. 나도, 조금만 더 용기를 내서 나의 주장을 어필하려는 노력을 해야할 것 같다. 당당하고 현명하게 내 주장을 하는 그 날을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