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른 자를 위한 수상한 화학책 - 지식 쌓고 시간 버는 기적의 화학 수업
이광렬 지음 / 블랙피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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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 <모두를 위한 화학>을 연재하고 있으며 현재 고려대 화학과에서 연구와 강의를 이어오고 있다. 저서로는 <화학의 미스터리><재미있고 쓸모있는 화학 이야기>등이 있다.

일단 화학이라 하면  어렵고 지루했던 기억이 앞선다. 이 책은 접근 방식이 다르다.  원자의 기초나 구조 등 원론적인 내용만 다룬 것이 아니라  실제 생활에서 접목 가능한 사례들을 들어 해결 방안을 제시한다. 그 과정에서 제기되는 의문을 따라 자연스럽게 화학적 접근이 이루어진다. 그래서 거부감 없이 읽기 시작했다. 

하루는 짧고 할 일은 많다. 힘들고 티 안나는 일이 집안일인데 이게 잘해봐야 현상유지다.  설거지, 세탁, 청소 등등. 저자는 최소한의 노력으로 최대의 효율을 내는 화학적 살림살이를 권한다.
예를 들어 태운 냄비를 냅다 쇠 수세미로 씻어낼 것이 아니라 어떤 요리를 하다 태워 먹었는지(설탕or기름, 고기)  그 종류에 따라 해결방법을 제시한다.  해결방법의 제시도 좋지만 그것이 어떤 원리인지 차근차근 설명하는 것이 좋았다. 사실 Sns나 블로그, 유툽으로 쉽게 해결 방안을 찾을 수 있지만 어떤 원리로 해결이 되는지 , 믿을수 있는 정보인지 신뢰하기 힘든 경우도 적지 않다.  대부분 살림살이에서 쓰이는 표백제, 산성, 염기성 물질들은 (식초, 락스, 과탄산소다 , 구연산 등등) 그 자체로 위험하다고 한다.  락스+ 식초를 섞어쓰면 좋다는 등의 잘못된 정보는 정말 위험하다고.

' 게으른 자는 섞지 않는다. 본성을 따라  한번에 하나만 쓰라' 는  조언이 재밌다.

(P257) 정말 적은 양의 과탄산소다로도 화장실의 세균, 곰팡이 증식 완전차단이 가능합니다. 그러니 게으름을 부리세요. 제발 왕창왕창 뿌리고 그걸 솔로 박박 닦고 그러지마시고요. 하루 지나서 그냥 물로 쓱 헹구거나 발바닥으로 쓱 문질러버리면 돼요.

이런 팁들👍 책을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는 이유다.

책에 제시된 사례가 무척 많았다.  그 중엔 기름기 많은 그릇을 설거지할 땐 키친타월로 1차 닦아내고 뜨거운 물+ 세제에 불린 다음 설거지하는 방법은 이미 알고 있지만 큰 기름 덩어리를 작은 덩어리로 만들고 물에 분산되게 한다는 세제의 원리나 물과 기름은 섞이지 않지만 뜨거운 물을 부으면  물과 기름이 섞여 기름기를 빨리 제거할 수 있다는 원리를 알고 설거지를 해보니 설거지가 그 전만큼 지루하지 않았다.

'반복되는 일상에서 낭비되는 요소를 줄여 새로운 경험을 위한 시간을 버는 것' (p277 )

그러니까 이 책의 핵심은 화학의 접근과 유용성을 알리는 것 외에
알고 싶은 호기심을 잃지 말란 조언도 함께다.

아 평소 헷갈리던 베이킹소다, 과탄산소다, 워싱소다가 무엇인지, 어떻게 다른지 정확하게 알 수 있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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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서평단 자격으로 책을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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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의 세계 - 6가지 물질이 그려내는 인류 문명의 대서사시
에드 콘웨이 지음, 이종인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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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 에드 콘웨이는 영국의 경제 전문기자이자 <더 타임스>의 칼럼니스트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작은 물건을 만드는데 거대한 양의 자원과 물질이 사용된다는 것에 착안, 세상을 바꾸고 미래를 만들어갈 6대물질(모래, 소금, 철, 구리, 석유, 리튬)을 선정했다.
샘플책을 받아본 후 의아했던 점은 왜 지금 저자는 물질을 이야기하는가 하는 것이다.
책에서 말하길 저자는 채석장에서 몇 개월을 보냈다고 한다. 유럽의 가장 깊은 광산에 가서 아주 무더운 깊이까지 내려가봤는가하면 소금의 어떻게 생성되고 어떻게 화합물로 변하는지, 붉은 암석이 녹아서 어떻게 -용융금속- 강철이 되는지, 초록색 물 웅덩이에서 어떻게 리튬을 얻어 전기차배터리로 어떻게 탄생하게 되는지 말이다. 그 여행을 하는 동안 깨달았다고 한다.
' 나는 물질의 세계와 완전히 다른 세계, 그러니까 ' 비물질 세계(영적 세계 혹은 정신세계)라고 부를 수 있는 곳에서 너무 오래 살았구나.'
온라인 세상에서 물건을 사고 팔고 생각과 조언, 배달을 비롯한 온갖 서비스와 편리함을 누리지만 사실 물질이라는 것은 우리 일상생활에서 빼 놓을 수 없다. 이 세계가 존재하지 않았더라면, 인류는 번영을 누리지 못했을 것이라는 저자의 말이 새삼스럽다. 정말 온통 주변에 존재하는 이 물건들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진심으로 궁금한 적이 있었던가 생각해본다. 너무도 당연하고 어쩌면 자연스러워서, 그러나 이 책에서 말하는 6대광물은 대부분의 영역에서 즉각적인 대처물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한다.
어떤 문명의 붕괴 혹은 승리는 이 6가지 물질 중 어느 하나가 없거나 있었기 때문에 일어났다고 하니 이토록 중요하구나싶다.
이 책의 처음 시작은 모래다. 파트1, 처음 시작이 모래로 시작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제품이 유리이고, 가장 고도화된 제품 중 하나가 반도체다. 이 두가지가 바로 모래에서 나왔다.
샘플북으로 파트1 모래부분을 읽어봤다. 유리의 주성분이 모래알의 주성분인 실리카인 것도 첨 알았다. 가장 오래됐으나 가장 현대적인 물질인 모래에 대해 유리의기원- 1차세계대전과 쌍안경전쟁- 콘크리트-실리콘을 거쳐 반도체까지의 여정이 펼쳐진다. 그 과정이 신기하고 흥미로웠다. 특히 모래를 리튬같은 배터리 물질또는 구리와 비슷한 수준의 광물취급을 해야한다는 주장도 재밌다. 모래는 이미 중요한 비지니스가 됐고 모래채취로 인한 모래위기가 야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도처에 깔려있는 흔하고 흔한 모래, 이 모래가 어떻게 무엇으로 사용될지를 생각해보면 역시 무시할 수 없는 문제인 것이다.(어쩌면 그런 생각을 해 본다는 것 자체가 가능할까 싶다. 모래말고도 재밌고 즉각적인 즐거움은 언제든 깔려있다. 모래알만큼)
이 물질의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아는 것은 곧 인류를 들여다보는 것이며 결코 그 어떤 것이든 단독으로 존재하는것은 없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사슬수준이 아니라 거미줄로 얽혀 있고 지나온 날들의 역사 뿐 아니라 앞으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마저 제시한다는 점이다. 이 책 정말 흥미롭다 . 개인적으로 소금파트가 정말 궁금해 꼭 읽어볼 생각임.




P31. 우리는 글자 그대로의 '탈물질화 세계'에서는 살 수 없을 것이다. 인간은 돌을 집어 도구를 사용한 이래로 지상에서 자원을 개발하면서 발자국을 남겨왔다. 우리에게는 그 발자국을 축소한다는 선택지도 있다. 그렇게 해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고 기후변화에 맞설 수 있다. 그런데 여기에는 한 가지 역설이 숨어있다. 그러한 약속의 땅으로 가려면 지금보다도 더 많이 땅을 파고 더 많이 폭파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P51 유리는 사람들이 더 오래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여 각국의 경쟁력을 높였다. 렌즈가 발명되기 전까지 시력을 잃은 사람들은 조기은퇴를 해야했다. 안경에 들어가는 양볼록렌즈 덕분에 수백만명이 은퇴를 미루고 더 오래 일할수 있었다.




- 출판사로부터 샘플북을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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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맛 - 인문학이 살아있는 도시여행 큐레이션
정희섭 지음 / 에이엠스토리(amStory)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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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공
📚도시의 맛
인문학이 살아있는 도시여행 큐레이션


현 문화칼럼니스트로서 대학에서 인문학강의와 여행 팟캐스트를 운영하고 있다. Ebs 세계테마기행 라오스/ 스리랑카편의 큐레이터로 출연했다.

여행은 갈수록 더 다양화되고 세분화되는 추세다. 나라를 다녀왔다고 말하기보다 도시 단위로, 도시안에서도 장소로 쪼개어 이야기된다. 이 책도 그런 흐름에 맞췄다.

저자는 국가는 영토의 크기를 정하고 국가 권력이 미치는 가장 바깥 쪽 가장자리에 국경선을 긋지만, 도시는 거기에 사는 사람들이 만들어 낸 '문화의 가장자리'로 본다. 도시는 하나의 문화를 발원시키는 주체이고 생명체인 셈. 그래서 이 책이 나라가 아닌 '도시의 맛'인 이유다.

남극 대륙을 제외한 모든 대륙을 여행한 저자가 픽한 곳은 40개국의 69개 도시다. 크게 12개의 테마로 세분화시켜 시간 날 때마다 한 쳅터씩 보기 좋다 . 도시에 관한 간략한 소개와 끝 부분에 상황별로 추천을  곁들인 것도 좋았다. 예를 들어 공부하다가 지친 사람들에게 케임브리지 여행을,  아시아의 근대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 호치민을, 남을 잘 용서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겐 다양함에 대한 포용이 깃들인 방콕 여행을!

나는 챕터 6 '스토리텔링의 맛'에 포함된 여섯 도시가 인상깊었다. 특히 여러모로 훌륭한 플롯을 가진 모모타로의 도시 오카야마가 흥미로웠다. 포도 역시 이 지역 명물이지만 모모타로의 이야기가 더해져 복숭아가 유명한 곳이란다. 역시 그 곳에 가야만 맛 볼 수 있는 음식, 기념품, 스토리텔링이 있는 곳이 매력있다.

한 가지, 처음 도시명과 함께 나라도 함께  언급해줬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간단한 지도도 함께. (물론 전체적인 큰 지도는 에필로그 뒤에 실려있음)

저자가 생각하는 여행은 이렇다.

"계획한 것을 계획한 대로 얻지 못하고 새로운 발견으로 채워가는 것이 여행이다. "
이 책에 실린 도시 이야기 또한 계획에서 벗어난 발견으로 탄생한 것들이라고.
꼭 계획하지 않아도 괜찮구나. 예상치 못한 불확실함에서 야기하는 경험 또한 또 하나의 새로운 이야기로 거듭날 수 있음을 깨닫는다.
아 여행가고 싶다!

🔖모든 여행에는 여행자가 알지 못하는 비밀스러운 행선지가 있다
-마르틴 부버

🔖여행은 편견, 고집불통,편협한 생각에 치명적이다.- 마크트웨인

🔖멀리 여행하고, 자주 여행하며,후회없이 여행하라
-랄프 월도 에머슨

🔖많은 여행을 통해 자신의 생각과 삶의 형태를 여러 번 바꿔 본 사람보다 더 완전한 사람은 없다
- 알퐁스 드 라마르틴

🔖P91 역사의 변곡점에서 무엇이 옳았으며 , 무엇이 실수였으며, 무엇이 정당했느냐는 개인적 판단의 대상이 아니다. 역사 스스로 판단하고 기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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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간식집 - 겨울 간식 테마소설집
박연준 외 지음 / 읻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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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간식집>

지난번 mbti테마소설집에 이어 이번엔 '겨울 간식'을 테마로 <겨울 간식집>이란 소설집이 나왔다.

참여 간식은 뱅쇼(박연준), 귤(김성중), 다코야키(정용준), 만두(은모든), 호떡(예소연), 유자차(김지연)로 6개의 간식이 등장, 여섯 분의 작가님들이 쓴 단편을 묶었다.
한 해가 얼마남지 않은 지금 나 자신과 주변을 돌아보기 마련인데 요즘 읽기 좋은 책이 아닌가 싶다. 겨울 간식이 테마지만 결국 나와 타인의 관계 맺음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한때는 서로의 존재를 더욱 더 분명하게 만들어주던 관계였지만 지금은 멀어진 사람을, 늘 내 뒤에서 지켜봐 주는 가족, 이제는 다시 만날 수 없는 사람, 우연히 알게 되었지만 그 어느때보다 돈독하게 한 시기를 보내고 있는 사람들 말이다. 살아가며 연을 맺었던 인연들을 떠올리게 했다. 각각의 소설에 적재적소로 녹아든 간식들 또한 좋았다! 책을 읽어나가는 동안 어떤 날은 귤을 까먹으며, 어떤 날은 유자차와 또 어떤 날은 호떡을 먹었다. 한마디로 책을 읽으면 간식이 땡긴다는 점!
인상 깊었던 단편은 박연준 시인의 <한두 벌의 다른 옷>이었다. 작가님의 소설이 처음이기도 했고 서로를 누구보다 아꼈지만 이제는 멀어진 사람,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지난날의 안타까움과 더불어 모순을 잘 담아낸 것 같다.
이 책에서 가장 많이 소설을 읽어본 김지연 작가님의 <유자차를 마시며 나는 쓰네>도 좋았다. 유자차를 담그고 마시며 세상을 떠난 숙모와 오빠를 애도함에 무겁지 않고 작가님 소설에서 엿보이는 특유의 몽글몽글한 따뜻함과 버무러져 딱 좋았다.
정말 따뜻한 유자차를 마신 후 기분 좋은 온기가 느껴지는 듯한 소설이었다.

🔖P25 생활에 찌들어 있다가도 영혜의 작업실에 가는 날에는 내 눈에서 빛이 나는 것을 느꼈다. 영혜는 나를 선명한 존재로 느끼게 했다.(한 두벌의 다른 옷)

🔖P36 이제 내 주머니에는 어떤 별도 들어 있지 않겠구나. 타인은 아름다워, 이렇게 말하던 시간도 결국 졸아든다. 꼭짓점이 여덟 개, 혹은 여섯 개인 사람이 만나 마음을 뜨겁게 끓이고, 휘젓는 순간 . 가장 중요한게 휘발되듯이.(한 두벌의 다른 옷)

🔖P87 관심도 없는 걸 들여다보고, 만난적도 없는 사람의 인생을 관찰하고, 보지도 않을 드라마의 하이라이트를 보며, 오늘과 내일을 다 망치고 있네. 정작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은 돌보지도 못하면서. (겨울기도)

🔖P124현재를 침범하고 있는 과거의 목소리가 이런 식으로 미래에까지 이어지라는 비약적인 예감이 스쳤다.(모닝루틴)

🔖P203 사는게 너무 달아서 때론 숙모와 문재오빠에게 미안해졌다. 달고 따뜻한 걸 살아남은 우리만 계속 먹는거 같아서 . 혼자서만 껴안고 있으면 썩어 문드러질 것을 알면서도 어쩐지 선뜻 삼촌에게 그 영상을 내보일 수가 없었다. 지극히 행복해질 때마다 느닷없이 슬퍼지곤 하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이제는 나도 알지만(유자차를 마시고 나는 쓰네)

🔖P168 나 자신을 불쌍히 여기지 않는 사람이 되도록, 겨울을 조금 대비하고 준비하는 습관을 들여야겠다. 좋은 습관, 좋은 습관을 들여서 내 삶을 건실히 운영하는 사람이 되어야지 . 물론 머지 않아 또 실패하겠지만 . 나는 실패를 많이 해서 실패에 덤덤하다. 그래서 괜찮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불쌍한 사람들이 자신을 불쌍히 여기지 않았으면 좋겠다.(겨울레시피-예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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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서 교수의 새로 읽는 이야기 동양 신화 - 동양적 상상력의 근원을 찾아서, 중국편
정재서 지음 / 김영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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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읽는 이야기 동양신화
-동양적 상상력의 근원을 찾아서
정재서 지음.

<이야기 동양신화>의 개정판이다. 이전에  재밌게 읽었던 기억이 있어 반가운 마음으로 책을 읽었다.
이 책은 철저히 중국 고대문헌의 원전자료를 바탕으로 이루어졌다고 한다.  책을 읽다 보면 산해경,회남자, 천지인귀신도감,수신기, 목천자전, 장자등 여러 고대 중국서적이 등장한다. 그에 맞는 풍부한 이미지 자료는 본문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 이 책의 특별한 점은 일찍이 중국신화를 오리엔탈리즘과 중화주의라는 두 가지 편견에서 벗어나 제 3의 시선으로 중국신화의 의미를 살펴보고 그리스 로마신화 등으로 대표되는 서양신화와의 비교로 비슷한 점과 차이점을 분명히 짚어낸다는 점이다. 한국신화와의 상관 관계를 언급하고 있는 점도 좋았다. 특별히 중국 신화가 중국의 전유물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 입장에서 다시 쓰여지는 것 또한 한국 문화를 새롭게 인식하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한다.그대로 받아들이는 것과 우리시각으로   수용하고 면밀히 해석하는 것은 분명 다른 것이다. 실제 읽다보니 우리 신화 속에서도 비슷하거나 중복되는 기원이 등장한다는 점이 흥미롭다.
책을 읽으며 한 가지 더 인상 깊었던 것은 여신들에 대한 제대로 된 언급이었다.
중국의 대표적 여신 여와는 황토를 뭉쳐 인간을 만들어낸 것으로 알려져있는데 중국 사천지역에서 전해 오는 홍수남매혼형 신화에 따르면 여기서 여와는 복희의 아내로 가부장사회의 인식을 담고 있다는 점이다.
저자  왈  모계사회에서 차츰 남성중심의 가부장적 사회가 성립되면서 태고 시절의 독립적인 여신이었던 여와가 한 남성의 동생 혹은 배우자로 위치가 격하된 것(p61)이라고 .
역사와 마찬가지로 신화 또한 강자의 입맛에 따라 재구성되기도 한다는 점, 이야기의 힘은 이토록 세다는 걸 새삼 느낀다.  신화는 우리모습의 원형이라고 한다. 신화를 통해 우리의 고유성과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책을 읽어야 할 이유라면 이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세상의 시작, 인류창조와 인류의시조, 여신과 남신,문명의 창시자와 영웅들, 시조탄생신화, 별난 동물과 식물, 사람들까지 동양의 낙원과 죽음이후까지 폭 넓게 다룬다.  무엇보다 너무너무 재밌다!
이제 우리의 책장에도 동양신화, 우리신화를 담은 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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